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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주님께서 받아주신다면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1-11-03 조회수819 추천수11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2011년 가해 연중 31주간 목요일 - 주님께서 받아주신다면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게 한 영화 ‘밀양’을 다 아실 것입니다.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고 아들을 하나 데리고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피아노 강사 이신애가 정착하러 오면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그녀는 혼자 산다는 핸디캡을 극복하려고 그랬는지 돈이 많은 행세를 하고 여기저기 땅도 보러 다닙니다. 이 정보를 입수한 유괴범은 그녀의 아들 준을 납치해 살해하고 그녀의 남은 돈을 차지하지만 결국 경찰에 잡히고 맙니다. 남편을 잃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외아들마저 비참하게 살해당한 것을 목격한 주인공은 장례식 때 눈물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앞집 약국을 운영하는 개신교 집사의 권고로 치유기도회에 가게 되고 그 곳에서 한 맺혔던 울음을 토하고 새 삶의 의미를 찾게 됩니다. 간증까지 하는 독실한 개신교 신자가 된 주인공은 급기야 자신의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용서해주기 위해서 교도소를 방문합니다.

그런데 뜻밖에 그 유괴범도 신앙을 갖게 되어 하느님께 용서를 받았다고 하며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다시 울화가 치밉니다. 자신은 용서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의 유일한 아들을 죽인 살인범이 그렇게 편안하게 사는 모습은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그도 자신과 같은 고통을 겪기를 원했던 것입니다.

주인공은 이제 그 사람도 미울뿐더러 그 사람을 용서해 준 하느님을 더 원망하게 되고 미워하게 됩니다. 그래서 일부러 죄를 짓고 개신교 집회하는 곳에 가서 훼방을 놓습니다. 그런 것으로 화가 가시지 않자 그녀는 칼로 손목을 그어 자살을 기도하기도 합니다.

 

이는 오늘 세리와 죄인들을 쉽게 용서해주고 함께 식사를 나누는 모습을 본 바리사이나 율법학자들의 마음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자신들은 큰 죄도 짓지 않고 열심히 살아왔는데 온갖 안 좋은 짓들을 잔뜩 하며 살아온 그들을 쉽게 용서해주고 함께 음식까지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백 마리 양 중에 한 마리를 잃으면 목자는 아흔아홉 마리의 양을 우리에 넣어놓고 한 마리 양을 찾아서 왔던 길을 되돌아갑니다. 이는 아흔아홉 마리의 양보다 이 한 마리의 양이 더 소중해서가 아닙니다. 양은 다 똑같이 소중합니다. 말썽을 부리던 안 부리던 다 같은 자식입니다. 내가 부모님께 소중하다면 나의 형제도 똑같이 소중한 자녀입니다. 나도 주님께는 한 마리 양이고 죄인이었다가 회개하는 그 사람도 똑같이 귀중한 한 마리 양입니다.

그리고 한 자녀는 부모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소중합니다. 못난 자녀를 다시 찾아 부모가 기뻐한다면 나도 함께 기뻐해야 하는 것이 부모를 사랑하는 자녀로서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스도도 한 영혼을 되찾을 수 있다면 다시 십자가에 못 박혀야 한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하실 분이십니다.

 

고정원씨가 자신의 노모와 아내, 아들까지 살해한 유영철을 용서한다고 했을 때, 주위에선 그를 미친 사람 취급하였습니다. 딸들까지도 할머니와 어머니와 자신의 형제를 죽인 이를 용서하는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그와 하늘나라에서 함께 산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해 보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하늘나라의 주인은 우리가 아니라 하느님이시라는 사실을 명심해야합니다. 자비의 예수님을 환시로 보았던 성녀 파우스티타는 수녀원에 들어가기 위해 여기저기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나 아무 곳에서도 그녀를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다만 자비의 성모 수녀회에 갔을 때 원장 수녀님만은 달랐습니다.

“이 집의 주인님께 가서 자매님을 받아들이시겠느냐고 여쭈어보십시오.”

그녀는 곧바로 성당으로 가서 기도하였고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를 받아들인다. 너는 내 마음 안에 있다.”

원장 수녀님은 “주님께서 당신을 받아주셨나요?”라고 물었고 그녀가 “예”라고 대답하자, 곧 “주님께서 받아 주신다면 나 역시 받아들입니다.” 하며 그녀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녀는 그 곳에서 성녀가 되셨습니다.

 

마리아 고레띠 성녀는 자신을 수십 번이나 난도질한 살인자와 하느님나라에서 같이 살고 싶다고 하며 숨을 거두었습니다. 나의 원수와 함께 하늘나라에서 살고 싶어질 때, 비로소 용서가 완성된 것입니다.

예수님은 죄인 한 사람이 회개하면 천사들이 기뻐한다고 하십니다. 그 사람이 나의 원수라고 해서 기뻐하지 않는다면 천사는 아닌 것입니다. 마귀만이 사람이 회개하지 않기를 원합니다.

나의 원수가 회개하는 것을 기뻐하지는 못할지라도, 받아들이고 안 받아들이고는 그 집주인에게 달린 것이고, 하늘나라의 주인은 내가 아니라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 내 안에 사는 이 >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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