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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1-11-04 조회수871 추천수1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11월 4일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 기념일
 
 
 The master commended that dishonest steward for acting prudently.
For the children of this world
are more prudent in dealing with their own generation
than the children of light.
(Lk.16.8)
 
 
 
제1독서 로마 15,14-21
복음 루카 16,1-8

어제는 제가 지도신부로 되어 있는 전례꽃꽂이 회원들 야유회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야유회로 강화도에 있는 갑곶성지를 간다고 하더군요. 약간의 설렘을 가지고 함께 했습니다. 왜냐하면 갑곶성지는 제가 2004년 1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초대 성지신부로 생활했던 곳이었기 때문이지요.

갑곶성지에 영성피정의 집이 건립된다고 해서 모든 건물들을 다 부수고 그래서 매우 어수선한 분위기입니다. 그런데도 지금 성지를 담당하고 있는 신부는 매우 능수능란하게 그리고 열심히 성지를 이끌고 있더군요. 강론도 또 성지소개도 너무나도 잘 하는 것입니다. 아직도 많이 열약한 공간에 생활하면서도 기쁘게 또 즐겁게 생활하는 모습에 참으로 보기 좋았습니다.

하느님은 정말로 대단하신 분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한테는 제가 할 수 있는 몫만 할 수 있도록, 또한 다른 사람을 통해서는 또 그 사람이 할 수 있는 몫을 할 수 있도록 해주시니까요.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할 수 있는 몫을 제대로 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일찌감치 포기하려 하고, 시도도 하지 않고 불평불만만을 먼저 터트리는 경우도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우리의 모습은 포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불평불만을 간직해서도 안 됩니다. 하느님께서 채워주신다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지금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이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약은 집사의 비유는 이해하기 힘듭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자리를 빼앗길 것을 염려한 집사가 훗날을 위해 집주인의 재산에 손해를 끼치면서까지 사람들에게 선심을 베푼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주인의 평가입니다. 자신에게 손해를 끼친 이 집사를 혼내는 것이 당연할 것 같은데, 주인은 오히려 칭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선 우리는 당시의 빚 문서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의 빚 문서에는 자신이 빌려간 것만이 아닌, 이에 대한 이자까지 포함이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이자가 상당히 컸다고 하지요. 즉, 자신이 빌려간 것만큼의 이자가 붙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오늘 복음에서 기름 백 항아리라고 빚 문서에 적혀 있다면, 오십 항아리를 빚졌고 나머지 오십 항아리는 이자인 것입니다. 결국 집사는 이자만을 탕감해 준 것이기에 주인의 손해는 전혀 없습니다. 실제로 집사는 그러한 권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인은 약삭빠르게 일처리를 한 집사를 칭찬하는 것입니다.

이 집사는 자신의 자리에서 쫓겨날 위기에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쫓겨난다고 주인을 향해 불평불만을 던지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했고 그 일을 약삭빠르게 처리했던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이러한 모습이 필요합니다. 특히 남을 돕는 일이야말로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하는 것임을 기억하면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남을 돕는 일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남과 사이가 벌어지거나 남이 그대에게 불만스러운 태도를 보일 때, 그가 나쁜 것이 아니라 그대의 선(善)이 부족하였다고 생각하라.(톨스토이)



 

소년 은행털이범

갑곶성지. 지금 공사중입니다. 이럴때일수록 더 많이 방문해주세요.

1981년 2월 26일 낮 11시 20분, 한 사나이가 뉴욕 도심지 록펠러 센터에 있는 뉴욕 저축은행에 들어섰습니다. ‘사나이’란 말에 따옴표를 한 까닭은 그 키가 132Cm, 체중이 40Kg의 작은 몸집이었기 때문이었지요. 은행 직원들에 의하면 그의 신장은 카운터 위로 겨우 머리만 보일까 말까 할 정도라고 했습니다. 아무튼 이 사나이는 출납계 창구로 가서 권총을 꺼내들며 말했습니다.

“손들어! 나는 강도다. 목숨이 아깝거든 돈을, 돈이 아깝거든 목숨을 내놔라!”

엉겁결에 은행 직원은 지폐 몇 장을 건넸습니다. 모두 1백 18달러였지요. 사나이는 받아든 지폐를 행원들에게 흔들어 보이며 유유히 은행을 빠져나갔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범인은 연방 수사국(FBI)에 찾아와 자수했답니다. 그런데 범인은 9살짜리 꼬마인 것입니다. 사건을 안 가족들이 데리고 온 것이었지요. 꼬마는 단순히 장난삼아 했을 뿐인데, 은행원들이 진짜 돈을 건네주어 놀랐다는 것입니다.

꼬마가 들이댄 권총은 진짜 총 같지도 않았습니다. 누가 봐도 단숨에 장난감 딱총이라고 말할 수 있는 허접한 장난감 총이었지요. 은행직원들은 제대로 보지 않았던 것이지요. 은행 강도라는 생각만을 하고서 두려움에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도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대로 보지 않는다면, 또 제대로 듣지 않는다면 어리석은 모습만을 보이며 살 수밖에 없습니다. 대신 좀 더 큰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고 듣는다면 지금까지 해왔던 실수를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의 뜻에 조금 더 가깝게 나아가는 우리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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