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가 16,9-15)
부자였으면 좋겠지?
돈을 좋아하는 사람은 바라던 만큼 돈을 가지게 되어도 결코 만족하지 않습니다. 어느새 욕심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욕심을 그칠 줄을 알면 부끄러움이 없을 것인데 그것이 마음과 같지 않습니다. “조금만 더” 하다보면 돈 때문에 죄를 짓고 재물을 쫓는 사람은 눈이 멀고 맙니다(집회27,1). 결국 “부자가 되기를 바라는 자들은 사람들을 파멸과 멸망에 빠뜨리는 유혹과 올가미와 어리석고 해로운 갖가지 욕망에 떨어집니다. 사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입니다. 돈을 따라다니다가 믿음에서 멀어져 방황하고 많은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 있습니다”(1티모6,9-10).
그러므로 우리는 기도해야 합니다. “저를 가난하게도 부유하게도 하지 마시고 저에게 정해진 양식만 허락해 주십시오. 그러지 않으시면 제가 배부른 뒤에 불신자가 되어 ‘주님이 누구냐?’하고 말하게 될 것입니다. 아니면 가난하게 되어 도둑질하고 저의 하느님 이름을 더럽히게 될 것입니다”(잠언30,8-9).
우리는 재물에 의지하지 말고 재물을 하늘에 쌓아두어야 합니다. ‘주님을 경외하며 가진 적은 것이 불안 속의 많은 보화보다 낫습니다.’(잠언15,16).
오래 전의 일입니다. 제가 신학교에 입학할 때 본당 신부님께서 용돈을 주셨습니다. 일 만원 이었습니다. 주시면서 그러셨습니다. "본당신부가 부자였으면 좋겠지?" 신학교에 가니 용돈을 학교에 맡기게 되었는데 동료들과 비교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누구보다도 많은 용돈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일 만원, 그것은 신부님의 전 재산이었기 때문입니다. “부자였으면 좋겠지?” 하시던 신부님은 오늘도 여전히 그렇게 사십니다. 신부님은 정말 부자이십니다. 하늘에 보화를 쌓으시는 큰 부자이십니다. 저는 아직 물질에 매여 살고 있습니다.
하느님을 섬기는 일과 재물을 섬기는 일은 양립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여러 도시를 두루 다니시며 복음을 선포하시고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아무것도 지니지 않고 다니시길 원하셨습니다. 그리고 가난한 이들을 축복하셨습니다. 그렇지만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선행을 하고 율법을 어기는 일이 없으며 자신들이 의롭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영예를 추구하면서 부는 덕의 보답이요, 가난은 죄의 벌로 여겼습니다. 그러므로 자기들이 누리고 사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판단을 뒤엎으셨습니다.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가서 너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마태19,21).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루가12,15).
경제적으로 어렵더라도 주님의 권고를 생각하면서 물질에 매이지 않길 바랍니다. 지금의 어려움은 열심히 노력하는 가운데 극복되어질 것입니다. 주님과 함께 지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오늘이기를 기원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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