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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충실하고 슬기로운 관리인 - 11.5,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11-05 조회수360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1.11.5 연중 제31주간 토요일 로마16,3-9.16.22-27 루카16,9ㄴ-15

 

 

 

충실하고 슬기로운 관리인

 

어제 저녁성무일도 시

성 가롤로 목자 기념의 마니피캇 후렴이 새롭게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이는 충실하고 슬기로운 관리인이로다.

  주인이 자기 가족에게 제 때에 양식을 공급할 책임을 그에게 맡겼도다.”

 

듣는 순간

‘아, 나의 매일 강론은

  주님의 가족에게 제 때에 영적 양식을 공급하는 것과 같구나.

  재무 역시 제 때에 필요한 것들을 잘 공급해야 공동체가 원활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회든 나라든 이런 충실하고 슬기로운 관리인을

공동체의 지도자로 모신 사람들이 행복합니다.

 

물적 양식은 물론 영적 양식도 제 때에 공급해야

주님의 충실하고 슬기로운 관리인입니다.

 

열매와 나뭇잎들 다 떠나보내고 침묵과 고독 중에

하늘 향해 초연히 서있는 성자(聖者)와도 같은 배나무들에게서

무욕의 지혜, 무욕의 겸손, 무욕의 자유로움을 배웁니다.

자기 책임을 다한 충실하고 슬기로운 관리인을 상징하는 배나무들 같습니다.

 

주간경향의 기사가 이채로웠습니다.

겉표지엔 활짝 웃는 안철수씨의 사진에 ‘

안철수의 힘’이란 큰 글자가 있었고 속 내용의 다음 제목도 특이했습니다.

‘안철수의, 안철수에 의한, 안철수를 위한 승리’ 제목 밑에

‘박원순 당선에 결정적 역할…정권교체 희망으로 떠올라…

대권주자 안철수로 확고히 자리매김’이란 글귀가 있었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하느님의 바람’이 안철수-박원순 현상입니다.

시정(市政)이 시작되자

초등학교 5-6학년 무상급식, 시립대 등록금 반값으로 확정,

서울시청 비정규직의 정규직으로 전환을 확정지음으로

전임시장의 토건-전시행정 중심에서

구체적 사람 중심의 활동에 많은 이들이 환호하고 있습니다.

복음적 가치관에도 그대로 들어맞는 시책입니다.

 

원래는 링컨 대통령의 연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였는데

국민 대신 ‘안철수’를 넣어 강열한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의 경우는 하느님을 넣을 때 그대로 통합니다.

‘하느님의, 하느님에 의한, 하느님을 위한 삶’

바로 이게 하느님 중심의 삶에 대한 천명이요

믿는 이들 누구나 좌우명으로 삼아야 할 말입니다.

바로 이 말씀에 모든 답이 들어있습니다.

 

하느님 또는 그리스도 대신 그 누구, 무엇도 이 자리에 넣어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과 사도 바오로는 물론 모든 성인들이 이 모토대로 살았습니다.

 

오늘 1독서를 묵상하며 저는 사도 바오로의 놀라운 인간관계에 놀랐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진정성 가득 담긴 동료들에 대한 안부 인사입니다.

바로 하느님 중심의 그리스도 안에서

이런 넓고도 깊은 친교와 사랑이 가능했음을 봅니다.

 

결론과도 같은 다음 고백이 사도 바오로의 하느님 중심의 삶을 웅변합니다.

 

“홀로 지혜로우신 하느님께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영원토록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의, 하느님에 의한, 하느님을 위한’ 하느님 중심의 삶일 때

질서 잡힌 삶이요 재물 문제도 저절로 해결됩니다.

 

이런 무욕의 충실하고 슬기로운 관리인의 삶에

저절로 따르는 지혜요 재물입니다.

 

“어떠한 종도 두 주인을 섬길 수는 없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는 없다.”

영원히 지속되는 문제가 하느님과 돈 문제입니다.

돈 앞에서는 대부분 돌변하는 사람들이요

대부분의 인간관계도 이해관계입니다.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하느님 중심의 우선순위의 문제입니다.

 

영적양식의 공급은 물론 육적양식도 공급받아야 살기에

우리 분도회의 ‘기도하고 일하라’라는 모토입니다.

정치도 종교도 결국 먹고 사는 경제문제로 직결됩니다.

제 때에 영적양식에 이어

물적 양식의 돈과 식량이 공급되어야 건강한 공동체입니다.

이 둘을 잘 조화롭게 이끌어 나갈 때 과연 충실하고 슬기로운 관리인입니다.

 

오늘 복음 루카16,10-12 대목을 요약한

‘재산을 성실히 관리할 줄 아는 사람만이

진리의 말씀을 선포하는 사도직을 맡을 자격이 있다.’

주석 내용에 새삼 공감했습니다.

 

이런 충실하고 슬기로운 관리인의 삶은 믿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됩니다.

참으로 하느님 중심의 무욕의 겸손한 사람들입니다.

 

사람들에게 높이 평가되는 것이 하느님 앞에서는 혐오스러운 것이기에

늘 하느님 뒤편을 선호하는 이들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충실하고 슬기로운 관리인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은

제 때에 말씀과 성체의 영적양식을 우리 모두에게 공급해주시고자

매일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오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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