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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11-11-06
조회수
666
추천수
10
반대
(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11월 6일 연중 제32주일
Therefore, stay awake,
for you know neither the day nor the hour.
(Mt.25.13)
제1독서 지혜 6,12-16
복음 마태오 25,1-13
요즘에 마음이 답답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많이 뵙습니다. 왜냐하면 며칠 뒤에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수학능력평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수험생들은 수험생대로 또 수험생들의 부모들은 부모대로 마음을 졸이면서 빨리 이 시간이 지나가기를 원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시험을 위해 오랫동안 열심히 공부하면서 잘 준비한 학생들과 그 부모들은 어떨까요? 아마도 공부하지 않고 놀기만 했던 학생들에 비해서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11월 10일을 맞이할 것입니다.
저 역시 예비신학생들을 관리하다보니 수학능력평가 날에 무관심할 수가 없습니다. 예비신학생의 수학능력평가 성적에 의해서 신학교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작년 이맘때가 생각나네요. 당시 어떤 예비신학생은 공부를 하지 않아도 신학교에 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답니다. 주위에서도 열심히 기도만 하면 된다고 했고, 또 본당신부님께서는 당연히 합격하는 것처럼 생각하셔서 그런지 신학교는 공만 잘 차면 잘 지낼 수 있다는 말씀만 하셨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모의고사를 보면 항상 미달이기에 어떻게든 합격한다고 확신했습니다.
그러나 수학능력평가를 한 달 앞두고 알게 되었지요. 성적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그리고 이 성적이 부족하면 아무리 미달이라 할지라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 달만을 앞두고 열심히 공부하려고 했지만 어떠했을까요? 한 달 공부해서 성적이 부쩍 늘 수 있을까요? 나중에서야 공부하지 않은 자기 자신에 대해 후회를 했지만 이미 늦은 뒤였습니다.
어떤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이 시험을 잘 준비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힘든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다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어떻게 준비를 하고 있는 지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나의 영원한 생명을 위해서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하느님 나라,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곳에 들어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또 어떤 준비를 하고 있습니까?
예수님께서는 혼인잔치의 비유 말씀을 통해서 이를 말씀하시지요. 이 비유 말씀을 이해하기 위해 당시의 혼인잔치가 어떠했는지 알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의 혼인잔치는 온 동네가 기쁨의 잔치를 벌인다고 합니다. 그래서 신랑은 신랑대로 자기 집에서 잔치를 벌이다가 혼인하는 날 저녁이면 신부 집으로 간다고 합니다. 이 때 신부 측의 들러리들은 신랑 측의 행렬을 맞이하기 위해 각자 등잔을 손에 들고 나아가는데, 이 등잔은 약 15분가량 있으면 꺼지기 때문에 신랑이 올 때를 잘 맞추든가 여유의 기름을 준비해야만 했습니다.
문제는 신랑이 제 때에 오지 못하고 꽤 늦어졌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여유 기름을 준비한 처녀는 신랑과 함께 혼인잔치에 들어갈 수 있었고, 반대로 여유 기름이 없었던 처녀는 혼인잔치에 들어갈 수 없었지요.
하느님 나라도 언제 우리에게 다가오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깨어 잘 준비해야 합니다. 마치 앞서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처럼 말이지요.
지금 나의 준비 상태는 어떠한 지 점검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부족한 부분은 지금 당장 채우기 위해 노력하십시오.
교사는 문을 열뿐,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당신 자신이다(중국 속담).
도토리 키 재기
이번에 시험보는 예비신학생들. 많은 기도 부탁합니다.
교사가 된 동수가 벽지 분교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그 학교는 학생 두 명에 선생님 한 분이 전부였지요. 물론 그 한 분의 선생님이 바로 동수였습니다. 그러나 벽지 학교 학생들이라고 일반 학생들과 크게 다르지 않더군요.
중간고사 보는 날, 학생 두 명이 커닝을 하다 동수에게 들키고 말았습니다. 이에 실망한 동수는 한숨을 길게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고 하지요.
“전교에서 1, 2등 하는 놈들이 이 모양이니......”
앞에서 1, 2등이지만, 또 반대로 생각해보면 뒤에서 1, 2등을 한다고도 말할 수 있네요. 재미있는 이 이야기를 통해 주일 이 새벽에 모두 웃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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