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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종과 벗의 차이 [노예와 친구 분별]
작성자장이수 쪽지 캡슐 작성일2011-11-08 조회수518 추천수2 반대(0) 신고
 
어느날 어떤 이가 있다. 그는 자신이 노예이다고 말한다. 오늘은 어떠 어떠 했는데 정말 노예처럼 일했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하지도 않는 일을 자기에게 시켜서 빡빡 일했다 한다. 언제나 그의 입에서는 힘들게 많이 일했다는 말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한결같이 투덜거린다. 어떤 경우엔 자신이 대단한 듯이 자랑하기도 하지만 결론은 입에서 터져나오는 불평이 전부를 말하는 것이 되어버린다.
 
하루하루가 다르고 순간순간이 금새 바뀌어 버린다. 하고자 하는 말은 분명히 하지 않고 초탈한 것처럼 유연해 보이다가도 늦은 밤시간까지 술을 퍼 마시고는 괴성과 함께 욕설과 화를 토해 내는 일이 반복적인 그의 삶이다 싶다.
 
아직은 젊은이인데 자기 인생을 힘써 개척하려고 노력은 하지 않고 봉사라는 명색이 좋은 일에 갇혀 살아가는게 마땅스럽지 않다. 자기 정체성을 세워 가지도 않고 단지 현실에서 도피해 온 같은 것과 다를바 없이 패배주의적인 삶을 그때그때 살아가는 것이다.
 
공장에서 거의 하루종일 구속되어 고단한 일을 하는 것보다 자유롭게 움직이며 숙식을 해결할 장소로 봉사일을 대체한 경우라 하겠다. 그래서 거의 날마다 술을 마시고 욕해대며 잠도 자지 않는다. 처음엔 신앙으로 살아가고자 결심한 듯한데 갈수록 여러가지 문제로 자신을 제약해 들어오는 환경들을 극복하지 못하고 인내로 이겨내기 보다는 불평과 불만을 쏟아내는데 더 바빠진 것이다.
 
사실 신앙의 영성적인 삶을 추구하지 않고 자신의 현실 속에서 그 현실에 굴복 당하여 자신의 말처럼 노예같이 사는 것이다. 남들에게는 봉사한다고 빛깔좋게 말을 내세우면서 그것을 은근히 자랑하지만 자기 내면의 속은 숨기지 못하고 거의 밤이면 어둠 안에서 그것들은 춤을 춘다.
 
신앙을 자기 인생에 맞추는게 영성의 삶이 아니다. 자기 인생을 신앙에 적용해 나가야 하는 지단한 힘겨움을 영성적 삶이다고 할 수 있다. 자기 인생에서 신앙을 보면 모든 환경들이 부정적으로만 보일 것이다. 사랑의 예수님과 사랑의 진리가 없는 온통 거짓인 세상 뿐이다. 그래서 술을 먹으면 사람이 달라지고 괴성을 지른다 하겠다.
 
사랑의 세상은 남들이 자기 자신의 인생을 사랑으로 가득 채워주는 세상이 아니다. 남들이 사랑하는 세상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이 사랑하는 세상을 이루어 가는게 사랑의 세상이다. 이러한 자신의 확고한 신념이 없다면 정말 사회 현실에서도 잘 적응하며 고단하게 힘껏 성실히 살아가지 못한다.
 
종은 쓸모없다. 종의 자세는 늘 '쓸모없는 종이다'는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다만 쓸모있는 종이라면 신앙의 영성적인 삶을 스스로에게서 살아내는 사람에게 해당할 것이다. 그런 쓸모있는 종은 사람의 종노예가 아니고 그리스도 주님의 종이다. 주님의 도구인 것이다. 주님 안에서 자기 십자가를 지고 간다면 그는 종이 아니라 벗이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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