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가7,20-25)
친정에 온 기분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에는 꾸준히 순례자들이 오십니다. 한 자매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곳에 오면 가슴이 벅찹니다. 마음이 평화롭습니다. 무엇보다 친정에 온 기분입니다.” 친정에 온 평온을 회복하는 것이 순례지가 주는 은혜로움입니다. 우리는 감곡매괴성모님을‘수난받은 성모님’이라고도 표현합니다. 6,25때 인민군에 의해 총탄을 일곱 발이나 맞았는데도 크게 훼손되지 않고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미움과 분노, 증오와 적개심의 총을 맞으시고도 흔들림이 없이 당신의 자리를 떠나지 않으셨다는 것을 생각하면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우리도 매괴성모님의 마음으로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큰 품을 희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흔들림이 없으신 믿음의 어머니가 계시기에 언제나 친정과 같은 평화가 가득합니다. 어머니와 한 마음이 되는 여기가 행복의 나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는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오지 않는다. 또 ‘보라, 여기에 있다.’, 또는 ‘저기에 있다.’하고 사람들이 말하지도 않을 것이다.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루카17,21)하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특정한 장소가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주님의 가르침을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실행하는 마음의 상태를 말합니다. 주님과 내가 하나가 되는 현실이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따라서 하느님의 나라를 찾아 떠돌아다니는 것은 마치 서울을 찾아 강남으로 강북으로 헤매는 것과 같습니다. 내 삶의 자리를 천국으로 만들어야하겠습니다.
예수님의 일생에 가장 가까이에서 그분의 삶의 모든 것을 감당하신 분이 누구입니까? 우리의 어머니, 성모님이십니다. 따라서 성모님께 가까이 갈수록 예수님과 일치할 수 있습니다. 성모님을 어머니로 모신 사람은 예수님께로 갈 수 있는 큰 후원자를 얻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모님을 사랑하십시오. 그분의 도움을 입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주님의 통치가 이루어지는 상태이고, 우리는 마지막 날에 약속된 영원한 생명의 나라에로 인도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곳은 우리의 친정과 같은 곳입니다. 주님께서 “내 아버지의 집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요한14,2)하신 곳이고, 아버지의 집은 곧 자녀의 집이기에 바로 거기가 우리 집입니다. 우리 집이기에 우리가 꼭 가야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영원한 생명은 혈육이나 인간의지에 의해서 살아가는 삶이 아니라 하느님과 일치하여 사는 삶을 가리킵니다. 영원한 생명은 끝이 없이 이어지는 생명이 아니라 하느님의 현존 속에 살아가는 생명, 지금 이 자리에서 구원의 실재를 체험하며 살아가는 생명입니다(송봉모).
주님과 함께하는 마음이 있으면 지금 여기서 천국이 시작되는 것이요, 주님을 거부하고 그분 마음에 들지 않는 생각과 말과 행위가 있다면 그 상태가 지옥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여기서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마음으로 거듭나야 하겠습니다. 오늘 여기서 영원을 살지 않는 한 영원은 없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 있다”(루가7,21). 사랑합니다.
어두움이 내려도 거기 계셨습니다 / 카페 앨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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