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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최후심판의 잣대 - 11.11,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11-11 조회수414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1.11.11 금요일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336-397) 축일

이사61,1-3ㄱ 마태25,31-40

 

 

최후심판의 잣대

 

누구나 직면해야 하는 최후심판입니다.

최후 심판의 잣대는 자비행입니다.

가을 열매들로 평가 받는 과일 나무들처럼

우리 역시 최후심판대에서는 사랑의 열매들로 평가 받을 것입니다.

 

사랑의 열매들 잘 열려 익어갈 때 ‘충만한 삶’이요,

사랑의 열매들 빈약할 때 어김없이 따라오는 ‘공허한 삶’입니다.

 

사랑은 추상명사가 아닌 구체적 실천의 동사입니다.

주님은 오늘 복음에서 6개 항목의

구체적 최후심판의 잣대를 통과한 의인을 통해

우리의 자비행을 비춰보게 하십니다.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 되었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으며,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

.

이어 주님의 말씀에 의아해 하는 의인에 대한 주님의 자상한 해명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주님은 참으로 보잘 것 없는 곤궁 중에 있는 이들을 내 형제라 하며

자신과 동일시하십니다.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에서 자신의 소명을 확인하시고

자신의 삶의 지침으로 삼아

평생 곤궁 중에 있는 이들을 위한 자비 행에 전력을 다한 주님이십니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시고,

마음이 부서진 이들을 싸매어 주며,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갇힌 이들에게 석방을 선포하게 하시고,

슬퍼하는 이들을 모두 위로하게 하셨다.”

 

공생애가 시작되기 전 이 말씀을 받으셨고

평생 이 말씀대로 자비행을 실천하신 결과가 오늘의 최후심판의 복음입니다.

진정 나를 사랑한다면

구체적으로 곤궁 중에 있는 형제들을 사랑의 실천으로 도우라는

간곡한 명령입니다.

 

최후심판의 복음을

참으로 엄중하게 받아들인 수도교부들이요 분도 성인이었습니다.

 

우리 분도수도승의 환대 영성의 근거도 바로 여기 있습니다.

“찾아오는 모든 손님들을 그리스도처럼 맞아들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분께서는 장차

‘내가 나그네 되었을 때 너희는 나를 맞아 주었다.’라고

말씀하실 것이기 때문이다.”(RB53,1).

 

사랑은 구체적 실천의 동사입니다.

성체 안에만 현존하시는 주님이 아니라 

곤궁 한 이들 안에도 똑같이 주님은 현존하십니다.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곤궁 중에 있는 이들 역시

주님의 살아있는 성체입니다.

미사 중, 성체를 사랑으로 받아 모시듯,

곤궁 중에 있는 이들 역시 사랑으로 따뜻이 돌보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미사의 완성이요 전례와 삶의 일치입니다.

 

성 마르티노의 회심 역시

가난한 걸인을 통해 주님을 만남으로 전격적으로 이루어집니다.

그 감동적 일화를 소개합니다.

-어느 추운 겨울 날 그는 문밖에서 떨고 있는 걸인을 보자

즉시 그의 외투를 둘로 찢어 반쪽을 그 걸인에게 주었다.

그날 밤 그는 꿈 중에 반쪽 외투를 입은 그리스도를 보았고 말씀을 들었다.

“마르티노야 네가 나에게 네 망토를 입혀주었구나.”

그는 즉시 세례를 받고 로마 군대를 떠나

그리스도의 군인(a soldier of Christ)이 되었다.-

성 빠코미오, 성 프란치스코, 성 이냐시오 역시 성 마르티노 처럼

‘세상의 군인’에서 ‘그리스도의 군인’으로 회심한 성인들입니다.

 

우리 수도승들 역시 하느님과 이웃 사랑에 온전히 투신하라 불림 받는

그리스도의 군인들입니다.

온 인류가 주님의 심판대 설 것입니다.

주님의 최후심판 잣대는 종교도 종파도, 예배도 기도도 아닌 자비행입니다.

모든 종교의 울타리를 뛰어넘는 보편적 가치인 자비와 사랑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가난한 우리를 찾아 주셔서

위로와 평화를 주시고 이웃과 그 사랑을 나누라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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