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33주간 월요일 (루가18,35-43)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예리고의 어떤 소경이 예수님이 지나가신다는 소리를 듣고 크게 외쳤습니다. “예수님,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루가18,37). 그러자 앞서가던 사람들이 그를 꾸짖으며 떠들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예수님의 발길을 멈추게 했고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하고 애원하였습니다. 마침내“다시 보아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루가18,42).는 은혜를 입게 되었습니다. 즉 조용히 하라고 꾸짖는 사람들의 목소리보다도 가슴속에서 터져 나오는 목소리가 더 컸습니다. 그는 살아있는 목소리로 예수님을 불러 마침내 멀었던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눈을 떠야할 사람은 그를 꾸짖던 사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위신과 체면 때문에 겉 꾸며야 했던 그들은 마음의 눈을 떠야 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많은 기적을 보았지만 그분의 참된 본성은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앞을 보지 못하는 소경이 ‘다윗의 자손이신 주님’으로 예수님의 본성을 고백하였습니다. 주님은 곧 주권을 나타내는 칭호입니다. 그분은 신적인 능력을 누리는 최고의 통치자이십니다. 그러나 눈을 떠야 한다는 간절함을 지니지 못한 사람은 결코 그분의 본성과 만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눈을 떠야 합니다. 겉모양을 보는 육안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눈을 떠야 합니다. 마음의 눈을 뛰어넘어 영적인 눈, 신앙의 눈을 떠야 합니다. 그리하여 예수님을 참으로 우리의 통치자로, 그분의 주권 안에 우리가 있음을 고백해야 합니다. 예수께서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시며 소경의 믿음을 확증해 주셨듯이 우리도 주님께 믿음을 인정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구원 받아야 합니다. 소경은 예수님을 육안으로 볼 수 없었지만 믿었습니다. 그리고 구원을 얻었습니다. 우리도 믿음으로 그분의 모든 것을 얻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믿음으로써 하느님의 능력을 보게 되기를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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