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수억만의 영혼과 소통하는 ‘통공’의 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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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지요하 | 작성일2011-11-15 | 조회수373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수억만의 영혼과 소통하는 ‘통공’의 달
생전에 김수환 추기경이 도올 김용옥 선생과의 대담 방송에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도올 선생의 질문에 김 추기경은 “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 말 때문에 수많은 개신교 목회자들과 신자들이 격노했고, 방송사의 전화기에 불이 나기도 했다고 합니다. ▲ 생전의 김수환 추기경과 노인들 / 2007년 9월 18일 천주교 대전교구 태안성당 구본국 주임신분와 노인들이 서울 가톨릭대학교 주교관으로 김수환 추기경님을 예방했다. 김 추기경님 선종 후 태안성당 노인들은 김 추기경님의 영혼을 위한 연도를 많이 바쳤다. ⓒ 지요하 - 김수환 추기경 그리스도교 교회 안에만 구원이 있다고 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만의 구세주’로 만드는 것이기도 합니다. 예수는 예수 강생 이전의 사람들, 그리스도교가 전파되지 않은 지역의 사람들, 예수를 믿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구세주입니다. 가르침 자체가 ‘모든 이의 모든 것’이기 때문이지요. 가톨릭교회 신자들은 ‘하느님을 몰랐거나 믿지 않았던 사람들도 신자인 우리가 예수의 이름으로 기도하면 구원받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세상 떠난 모든 이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합니다. 한해가 거의 기울어 가는 만추(晩秋) 지절인 11월은 특별히 모든 세상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위령의 달’입니다. 그리고 해마다 11월 2일 ‘위령의 날’에는 세계교회가 공식적으로 세 번 ‘위령미사’를 지냅니다. 나는 해마다 ‘위령의 날’ 미사 때 세 갈래의 조상님들을 위한 미사를 봉헌합니다. 미사예물 봉투에 세 갈래의 '지향'을 적습니다. 즉 나와 모친과 아내의 이름을 차례로 적고, 그 이름들 옆으로 ‘∼의 모든 조상들을 위하여’라는 말을 적습니다. 다시 말해 내 조상님들과 외가 쪽 조상님들, 또 처가 쪽 조상님들을 모두 한 ‘지향’ 안에 담는 것이지요. 내 조상님들은 충주 지씨들만 있는 게 아닙니다. 내 할머니는 경주 김씨, 증조할머니는 영산 김씨, 고조할머니는 평창 이씨, 그 위 할머니는 안동 권씨였습니다. 내 할머니의 조상님들 역시 경주 김씨만 있는 게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모든 성씨들이 다 모인 셈일 겁니다. 내 외가 쪽 조상들 역시 수성 최씨만 있는 게 아니고, 처가 쪽 조상들도 능성 구씨만 있는 게 아닙니다. 거기에도 우리나라의 모든 성씨가 다 모인 거지요. 그러므로 수많은 가지와 수억만의 이파리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나무가 형성돼 있는 겁니다. 오늘 내가 위령미사를 봉헌하는 일은 거대한 나무의 뿌리에 물 한 동이를 부어주는 일입니다. 그 물은 거대한 나무의 수액이 돼 수많은 가지들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파리들에 고루 공급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지상과 하늘나라의 소통, ‘통공의 꽃’이 하늘나라에서 또다시 피어날 것입니다. 생각하면 기쁘고 즐겁습니다. 내가 내 조상님들을 위해 미사를 봉헌하는 일은 결국 세상 떠난 ‘모든 영혼’들을 돌보는 일입니다. 그 모든 영혼들이 내게 감사를 하게 되는 거지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천주교 대전교구 <대전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11.11.14 14:21 ㅣ최종 업데이트 11.11.14 14:21 지요하 (sim-o) 태그/ 천주교 '위령의 달', 도올 김용옥, 김수환 추기경 출처 : 수억만의 영혼과 소통하는 ‘통공’의 달 - 오마이뉴스 ⓒ 2011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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