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19,1-10)
하느님께서 기억하셨다
‘자캐오’라는 말은 즈카리야(zechariah)에서 나온 말로 “하느님께서 기억하셨다”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자캐오는 세관장이라는 위신과 체면을 포기하고 나무에 올랐습니다. 주님을 뵙고자 하는 갈망 때문입니다. 갈망이 큰 만큼 키가 작다는 장애를 극복해야만 했고 따라서 나무에 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그의 정성을 지나치지 않으시고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루카19,4) 하시며 그를 기억해 주셨습니다. 유다인들은 그가 세리였기 때문에 그를 죄인 취급했지만 예수님은 그 죄인을 찾아주시고 품어주셨습니다. 사람들이 예수님의 처신을 보고 못마땅해 하였지만 주님은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루카19,9-10)
가끔은 내가 열심한 믿음의 사람이라고 착각하고 삽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보잘 것 없는 사람으로 여깁니다. 내가 너보다 더 낫다는 우월감을 갖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오히려 내가 같잖은 사람으로 여기는 그 사람을 기억하십니다. 주님을 만난 그 사람은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할 수 있는 삶의 변화를 가져 왔지만 나는 아직도 잘난체하고 못마땅한 마음을 품고 있을 뿐입니다. 모쪼록 주님과의 깊은 입맞춤으로 삶의 쇄신을 이루기를 희망합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죄인들을 구원하시려고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1티모1,15)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며 피하는 죄인에게 내리신 주님의 자비가 얼마나 큰지요? 죄인에게 신세를 지는 예수님의 모습 안에 겸손함과 뜨거운 사랑을 느낍니다. 사람들이 외면해도 그 속을 보시고 기억해 주시는 분이 우리의 주님이십니다. 주님께서는 단죄가 아니라 구원을, 죽음이 아니라 생명을 주러 오셨습니다. 주님은 약한 이들의 희망이십니다. “헤매는 것은 찾아내고 길 잃은 것은 도로 데려 오리라. 상처 입은 것은 싸매주고 아픈 것은 힘나도록 잘 먹여주고 기름지고 튼튼한 것은 지켜 주겠다. 이렇게 나는 목자의 구실을 다 하리라”(에제키엘34,16)하신 말씀대로 입니다. 주님을 만나면 사람이 바뀝니다. 그러므로 주님을 만나십시오. 만나기 위해 갈망하십시오.
“나를 사랑하면 내 사랑을 받고 애타게 찾으면 나를 만나리라”(잠언 8,17)고 했습니다. 주님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기억하십니다. 그분 앞에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드시기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주제 ; 하느님의 사랑
강사 ; 반영억 신부 (감곡성당) / 강의, 미사, 안수
일시 ; 11월 21일 (월) 오전 10시 30분 ~ 오후 5시 (김밥 판매)
장소 ; 대치동 성당 성전
대상 ; 전신자
주최 ; 대치동성령 기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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