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찬 신부와 함께하는 수요묵상
그때에 11예수님께서 비유를 말씀하셨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가까이 이르신 데다, 사람들이 하느님의 나라가 당장 나타나는 줄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12그리하여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어떤 귀족이 왕권을 받아 오려고 먼 고장으로 떠나게 되었다. 13그래서 그는 종 열 사람을 불러 열 미나를 나누어 주며, ‘내가 올 때까지 벌이를 하여라.’ 하고 그들에게 일렀다. 14그런데 그 나라 백성은 그를 미워하고 있었으므로 사절을 뒤따라 보내어, ‘저희는 이 사람이 저희 임금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하고 말하게 하였다.
15그러나 그는 왕권을 받고 돌아와, 자기가 돈을 준 종들이 벌이를 얼마나 하였는지 알아볼 생각으로, 그들을 불러오라고 분부하였다. 16첫째 종이 들어와서, ‘주인님, 주인님의 한 미나로 열 미나를 벌어들였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17그러자 주인이 그에게 일렀다. ‘잘하였다, 착한 종아! 네가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열 고을을 다스리는 권한을 가져라.’ 18그다음에 둘째 종이 와서, ‘주인님, 주인님의 한 미나로 다섯 미나를 만들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19주인은 그에게도 일렀다. ‘너도 다섯 고을을 다스려라.’
20그런데 다른 종은 와서 이렇게 말하였다. ‘주인님, 주인님의 한 미나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수건에 싸서 보관해 두었습니다. 21주인님께서 냉혹하신 분이어서, 가져다 놓지 않은 것을 가져가시고 뿌리지 않은 것을 거두어 가시기에, 저는 주인님이 두려웠습니다.’ 22그러자 주인이 그에게 말하였다. ‘이 악한 종아, 나는 네 입에서 나온 말로 너를 심판한다. 내가 냉혹한 사람이어서, 가져다 놓지 않은 것을 가져가고 뿌리지 않은 것을 거두어 가는 줄로 알고 있었다는 말이냐? 23그렇다면 어찌하여 내 돈을 은행에 넣지 않았더냐? 그리하였으면 내가 돌아왔을 때, 내 돈에 이자를 붙여 되찾았을 것이다.’ 24그러고 나서, 곁에 있는 이들에게 일렀다. ‘저자에게서 그 한 미나를 빼앗아, 열 미나를 가진 이에게 주어라.’
25그러자 그들이 주인에게 말하였다. ‘주인님, 저이는 열 미나나 가지고 있습니다.’ 26‘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27그리고 내가 저희들의 임금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은 그 원수들을 이리 끌어다가, 내 앞에서 처형하여라.’” 28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하시고, 앞장서서 예루살렘으로 오르는 길을 걸어가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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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의 비유 이야기인데 비슷한 내용이 마태오복음 25장에서는 탈렌트의 비유로 나와 있습니다. 이 복음처럼 비유가 나올 때는 묵상을 통해 그 깊은 의미를 알아들으려고 애쓰는 것이 도움이 되겠습니다.
비유의 전체적인 의미 파악에 힘을 쏟아야 하겠지만 몇 가지 점에 대해 언급하고자 합니다. 먼저 이 비유의 배경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 미나의 비유 전체 맥락을 이해해야 하겠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예루살렘에 가까이 이르셨고 사람들은 하느님 나라가 곧 나타나는 줄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 비유를 들고 계신 것입니다. 또 백성은 그를 미워해 그 사람이 자기들의 임금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점도 비유 전체의 맥락을 짚는 데 참고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열 미나를 번 사람과 다섯 미나를 번 사람을 어떻게 대접하는지 살펴보면서 영신적 유익함을 길어 올릴 수 있겠습니다.
이어서 한 미나를 그대로 수건에 싸 보관해 뒀다가 가져온 사람에 대해 생각을 깊게 해봐야 하겠습니다. 열 미나나 다섯 미나를 번 사람들과 어떻게 다른지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특히 주인에 대한 그의 언급과 관련하여 열 미나, 다섯 미나를 번 사람들의 주인에 대한 태도 또는 관점과 비교해 볼 일입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주인이 한 미나를 그대로 가져온 이를 향해 ‘네 입에서 나온 말로 너를 심판한다.’고 한 말을 제대로 알아듣는 것입니다. 이는 비단 이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말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끝으로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라는 말에 담겨 있는 깊은 의미도 숙고해 보고 영적 유익을 길어 올려야 하겠습니다.
유시찬 신부(예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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