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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펌 - (141) 용(龍)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11-11-18 조회수341 추천수2 반대(0) 신고

작성자       이순의(leejeano     번  호   7469         작성일     2004-07-13 오후 12:32:56 




2004년7월13일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성 헨리코 기념 ㅡ이사야7,1-9;마태오11,20-24ㅡ

 

         (141) 용(龍)
                                 이순의

 

 

자모모임을 가면 늘 거론 되시는 분이 있다.

한 번도 만나거나, 뵌 일도 없는 분이지만 늘 화제집중인 분이 계시다.

아들의 학교에 학년 대표 어머니께서 우리나라 굴지의 기업 마님이시기 때문이다. 세

손가락 안에 든다는 기업인지?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기업인지는 잘 모르지만 그 회

사의 상표들이 걸어가다 발에 체일만큼 많은걸 보면 삼성과 현대 다음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나는 아들에게 의문을 던진 적이 있다.

<해외유학이 국가의 교육을 사교육 다음으로 흔들고 있는 이 시점에 그 친구가 왜 너희

학교를 다니고 있다고 생각하느냐? 너무 쉽게 유학을 갈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내의

특목고도 아닌 인문계 명문고를 선택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 친구는 송충

이가 솔잎을 먹어도 용이 되는 친구다.

 

대다수 학생들의 목적이 명문대를 통하여 반듯한 직업을 보장받고 좀 더 나은 내일을

개척하는 미래를 설계하는 게 일반적인 사고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친구는 이미

명문대나 직업이 보장된 친구이며, 지금 그 친구가 너희들 안에서 똑 같은 급식을 먹

고, 똑 같은 교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지만, 그 친구는 운영하는 경영법을 익히고 있을

것이다.

 

그 친구에게 고등학교 교실은 미래경영을 책임졌을 때를 대비하여 내국민의 성향과 인

맥관계를 익히고 있는 목적일 수 있다. 우리 것을 가장 잘 아는 기업인의 자질을 익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대학이나 대학원은 세계화를 이루려고 구도가

짜여 있겠지!

보아라!

같은 교실에서 같은 공부를 하는데 얼마나 현격한 차이를 가지고 삶의 미래를 바라보는

지를.......

 

송충이가 솔잎을 먹어도 용인 사람이 있고, 똑같이 송충이가 솔잎을 먹어도 날파리에

지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사회의 구조와 관념, 그리고 타고난 태생의 값을 인간의 힘으

로 역류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똑같이 솔잎을 먹더라도, 내가 날파리가 되더라도, 용이

어떻게 나와 다른지를 알아야 한다. 그 이유는 날파리인 내가 용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

라, 용을 보며 내 초라함을 비관하지 않기 위해서 이다. 작은 도랑물 안에서 함께 애벌

레 시절을 보냈는데, 분명히 용은 용이 될 준비를 하며, 육중한 힘의 무게로 솟아 오를

것이다.

날파리는 그저 세월만 보내다가 용이 승천하는 날에 그 물살에 휘돌다가 놀라 자빠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얘기이다. 용이 용의 갈 길을 가고 있을 때, 날파리는 날파리대로

힘찬 날개 짓을 하며, 하늘로 하늘로 비상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 하늘은 용의 것만이 아니라 날파리의 것이라는 사실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

 

아들은 갑작스런 엄마의 깊은 대화에 몽둥이를 맞은 듯 어려워했다. 그러나 그렇게 깊

은 인간의 굴레 안에서 깽동거렸을 자신을 돌아보는 눈치가 역력했다.

사람의 세계에 명운은 하늘의 뜻이다.

그러나 겁 없이 생각 없이 세월을 익히는 것 보다는, 겁도 알고 생각도 알면서, 인간 세

계에 존재하는 미세한 먼지보다도 작은 내 한 몫을 용보다 더 값지게 산다는 것은 오직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어제 어머니들 모임에서 검소와 소박의 대표자로 그 분이 표출 되는 걸 보면서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그런 분들의 검소와 소박의 가치는 우리 같은 무지랭이의 관점이 아닐

것이며, 아무리 외부에서 논쟁을 한다 해도 그 깊이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 호수와 같을

것이라는 것을.......

좁은 두 칸 방에 살면서, 해외라고는 바다에 떠 있는 섬 집이 고작인 내 아들에게 용만

큼 높이 비상하는 법을 가르치지는 못 할 지라도, 날파리로서는 가장 높이 나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싶었다.

 

엄마는 그것 밖에 가르쳐 줄 것이 없지만 아들은 용보다 넓은 가슴을 가져 주기를 희망

하면서 말이다.

 

옆으로 걸어가는 어미 게가 아들 게에게는 바르게 걸으라고 가르치는 그런 해석은 거부

하고 싶다. 아니 거부한다.

전능하신 아버지의 뜻을 더 믿고 바라며 이루심과 키우심이 아버지 안에서 충분하리라

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높이 오르는 용이 아니라 천하에 넓은 가슴이기를 바라면서........

 

ㅡ그러니 잘 들어라. 심판 날에 띠로와 시돈이 너희보다 오히려 가벼운 벌을 받을 것이

다. 마태오11,22ㅡ

 

 

박영희(corenelia) (2004/07/13) : 제노베파님, 아드님이 주님나라의 용으로 성장하도록 삶으로 살고 계시니 주님께서 축복해 주실 것입니다. 어머님께서도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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