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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살아있음의 축복 - 11.19,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11-19 조회수412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1.11.19 연중 제33주간 토요일 마카베오 상6,1-13 루카20,27-40

 

살아있음의 축복

 

살아있음의 축복입니다.

살아계신 하느님입니다.

살아있음이 하느님 체험입니다.

 


건강하게 살아있을 때 하느님 체험 많이많이 비축해놓는 것이 지혜입니다.

새벽 일어나는 순간 ‘아, 이렇게 살아 일어남이 기적이구나.

하느님 체험이구나.’생각이 들었습니다.

참 하느님을 이렇게 가까이 느껴보기는 처음입니다.

 


비상한 하느님 체험이 아니라 눈만 열리면

곳곳에서 진선미(眞善美)의 하느님 체험, 신망애(信望愛)의 하느님 체험,

생명과 빛의 하느님 체험입니다.

 


사람 하나하나의 영역이 또한 하느님의 거룩한 자리입니다.

하느님에 대한 경외심은 형제들에 대한 경외심으로,

또 존재하는 모든 사물에 대한 경외심으로 파급되기 마련입니다.

보이는 모두가 하느님의 성사이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미사 중의 벼락같은 깨달음도 잊지 못합니다.

‘하느님은 삶의 의미이구나. 정말 하느님 빠지면 무의미와 허무이겠구나.’

하는 깨달음이었습니다.

성인들의 삶은 물론 우리 수도승의 삶만 봐도 단박 들어납니다.

하느님 빠진 성인들, 우리 수도승들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여기 사는 것도 참 무의미하기 짝이 없을 것입니다.

 


하여 우리는

하느님은 삶의 의미, 삶의 중심, 삶의 목표, 삶의 방향이라 고백합니다.

그러니

우리 삶에서 이런 하느님이 빠져 버리면 살아도 살아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느 자매님의 진솔한 고백도 생각이 납니다.

“사랑하는 남편이 세상을 떠나니 살아있어도 살아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껍데기만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문득 “죽은 자들은 죽은 자들에 맡기고 너는 나를 따르라”는

주님의 의미심장한 말씀도 생각이 납니다.

살아 있으나 실상 하느님을 잊고 죽어 사는 이들 역시 참 많을 것입니다.

이래서 하느님 앞에 늘 깨어 기도하라 권하시는 주님이십니다.

 


1독서의 안티오코스 임금과 복음의 예수님을 시험하는 사두가이 몇 사람

살아있으나 실상 죽어있는 삶입니다.

무지와 탐욕의 헛것에 휘둘리다 제대로 ‘참 나’를 살아보지 못하고

안타깝게 삶을 마감하는 안티오코스 임금입니다.

 


“내 눈에서는 잠이 멀어지고 마음은 근심으로 무너져 내렸다.

‘도대체 내가 이 무슨 역경에 빠졌단 말인가?

내가 이 무슨 물살에 휘말렸단 말인가?

…이제 나는 큰 실망을 안고 이국땅에서 죽어가네.”

어리석게도 평생 헛것들만 좇다가 하느님 한 번 만나보지 못하고

큰 실망을 품고 불행한 죽음을 맞이한 안티오코스 임금입니다.

 


삶의 무의미, 공허, 허무함, 외롭고 쓸쓸함은

바로 생명과 빛의 하느님을 찾으라는 신호입니다.

 


하느님을 만나야 허무한 삶은 충만한 삶이 됩니다.

무한한 가슴을 채워줄 수 있는 분은 생명과 사랑과 빛의 하느님뿐입니다.

 


복음의 사두가이 몇 사람 역시 하느님을 체험하지 못했기에

이런 헛된 시간 낭비의 사변적인 물음에 놀아납니다.

 


주님은 몇 사두가이의 질문에 친절하고 자상하게 설명하신 후

다음 말로 결론을 맺습니다.

“모세도 떨기나무 대목에서

‘주님은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라는 말로

이미 밝혀 주었다.

그분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사실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이 살아있는 것이다.”

 


추상적인 하느님이 아니라

지금 여기 살아있는 구체적 ‘나’의 하느님이십니다.

지금 여기서 하느님 못 만나면 다른 어디서도 하느님 못 만납니다.

 


이 하느님 앞에 있는 이들이 진정 살아있는 사람들이요

생사를 넘어 언제 어디서나 영원한 현재의 구원을 사는 이들입니다.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이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떠나면 무의미와 허무의 죽음이요

하느님과 함께 하면 영원한 생명과 빛으로 충만한 삶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의 생명과 빛으로 우리를 충만케 하시어

당신과 함께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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