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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1-11-20 조회수626 추천수1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11월 20일 그리스도왕 대축일



'Amen, I say to you, whatever you did
for one of the least brothers of mine, you did for me.
(Mt.25,40)



제1독서 에제키엘 34,11-12.15-17
제2독서 1코린 15,20-26.28
복음 마태오 25,31-46


어떤 신부님께서는 인사이동이 되어 지금 있는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길 때 낡고 나쁜 것은 자신이 가져가고 반대로 좋고 새 것은 두고 가신다고 합니다. 그 모습이 이상해서 이유를 물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그 신부님께서는 낡고 나쁜 것은 자신이 가고 나면 결국 쓰레기통에 들어갈 것이며, 대신 좋고 새 것은 계속해서 쓸 수 있기 때문에 두고 가신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저는 이사를 위해 짐을 싸다보면 좋고 또 새 것은 가져갔습니다. 반대로 낡아도 쓸 만하다는 생각에 다음 신부가 쓸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그 자리에 두고 갔었지요. 하지만 다음 신부를 진정으로 위한다면 앞선 신부님과 같이 행동했어야 합니다.

그러지 못했던 것은 내 안에 있는 욕심 때문이지요. 내 것이라는 생각, 그래서 내가 써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좋고 새 것을 과감하게 내려놓지 못했던 것입니다. 교회의 전례력이 끝나는 마지막 날인 오늘 그리스도왕 대축일을 맞이하며, 이러한 내 자신을 반성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들의 왕으로 오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 나오듯이 마지막 심판 때 우리들이 어디로 가야할 지를, 즉 영원한 벌과 영원한 생명이 있는 곳에 가도록 결정을 내리십니다. 그런데 그 판결에서 특이한 말씀이 나옵니다. 영원한 벌과 영원한 생명이 있는 곳에 가게 되는 이유가 주님께서 굶주리고 목마르거나 나그네 되었을 때 또 헐벗거나 병들고 감옥에 있을 때의 우리 모습에 따라 영원한 벌과 생명의 자리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너희가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나에게 해 준 것이고, 또 가장 작은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다.”

생각해보세요. 왕이 굶주리고 목마를까요? 왕이 나그네 되고, 또 헐벗고 병들 때가 있을까요? 세상의 왕은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리스도왕은 절대로 그럴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당신께서 그렇게 어려운 상황에 있을 때 도와준 사람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음을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왜냐하면 사실 그들이 이 땅의 진정한 그리스도왕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늘 남들을 배려하며 살아야 합니다. 자신의 욕심을 다 챙기는 데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어렵고 힘든 사람들 그리고 소외되어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을 보살필 수 있는 진정한 사랑에 집중해야 하는 것입니다.

만년필이 하나 있습니다. 아주 낡고 성능도 별로 좋지 않은 만년필이지요. 이 만년필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요? 낡고 성능도 좋지 않으니까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만년필의 사용자가 글쎄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 아브라함 링컨이 썼던 만년필이랍니다. 이 만년필의 가치는 어떨까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의 큰 가치를 갖게 됩니다.

누가 쓰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스도왕이신 주님께서 우리를 쓰십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가치는 높을까요? 낮을까요? 이렇게 가치 높은 내 자신임을 기억하면서 더욱 더 주님 뜻에 맞게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야하겠습니다.

 
 
 

서로 다른 것으로부터 가장 아름다운 조화가 생긴다(헤라클레이토스).




판사와 피고

어제 드디어 모기장을 제거했습니다. 그러나 밤새 모기에 시달렸어요. ㅠㅠ

판사가 피고에게 무거운 실형을 선고하면서 크게 꾸짖었습니다.

“피고, 도대체 이곳에 온 게 몇 번째 입니까? 이 세상을 범죄로 살아갈 순 없는 겁니다.”

그러자 피고가 억울하다는 듯 말했습니다.

“하지만 당신 판사들도 죄를 짓는 우리들 때문에 밥 먹고 사는 것 아닙니까?”

자신의 죄를 합리화 시키는 것은 아닐까요? 나의 죄를 통해서 다른 사람이 혜택 받았다고 말이지요. 그런데 나의 죄로 다른 이들이 혜택을 본다고 합리화시키기 보다는, 이로 인해 내 영혼에 상처 받는다는 사실에 더 아파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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