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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1-11-21 조회수858 추천수16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11월 21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



 I tell you truly,
this poor widow put in more than all the rest;
for those others have all made offerings
from their surplus wealth,
but she, from her poverty,
has offered her whole livelihood.
(Lk.21.3-4)


제1독서 다니엘 1,1-6.8-20
복음 루카 21,1-4


한 때 저는 사람들로부터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컴퓨터 쪽의 제품이 출시되면 제일 먼저 구입해 사용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저는 남들보다 항상 앞서갔었고, 그래서 이쪽 부분에 있어서는 누구보다도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관심이 없어졌습니다. 굳이 프로그램을 짜지 않아도 될 것 같았고, 홈페이지를 직접 만드는 수고를 덜고 싶었습니다. ‘내가 신부지, 컴퓨터 종사자는 아니잖아.’라는 생각 때문에 더욱 더 멀리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이제 저에게 ‘얼리어답터’라고 부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컴퓨터를 잘 이용하지 않고 또 요즘 사람들이 많이 사용한다는 스마트폰도 사용하지 않는 저를 보면서, “너 어쩌다 이렇게 되었니?”라고 말씀하시는 선배님들을 종종 만나기도 하지요. 그러면서 요즘에는 참 IT 쪽이 너무 빨리 변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룻밤 자고 나면 신제품이 나오는 것 같고, 이제는 사용하고 싶어도 복잡한 사용방법에 시도조차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하긴 어떤 분이 이러한 말씀까지 하시더군요.

“IT 세상을 따라가려니까 가랑이가 찢어져.”

제가 한참 컴퓨터를 좋아하고 관심을 가졌을 때 역시 빠르게 IT 시장이 발전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런데 그때에는 그렇게 빠르게 시장 변화가 이루어지는지 몰랐습니다. 그러나 관심을 갖지 않고 밖에 빠져 있으니 너무나 빠르게 변하는 시장이 보이더라는 것입니다. 하긴 KTX를 떠올려 보십시오. KTX열차의 속도는 평균 300Km/h입니다. 어마어마한 속도지요. 그런데도 이 열차 안에서는 빠르다는 느낌을 전혀 받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열차 밖에서 바라보면 어떨까요? 시속 300Km/h의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감탄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세상의 흐름이 빠르다고 감탄만 해서는 안 됩니다. 내가 직접 올라타야 빠르다는 생각보다는 그 안에서 즐기고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주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전혀 행하지도 않고, 무조건 주님의 말씀이 어렵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즉, 실천보다 말이 앞서시는 분입니다. 그러한 분들은 오늘 복음을 주의 깊게 읽어 보셨으면 합니다.

한 과부가 나옵니다. 이 과부는 헌금함에 자신의 하루 생활비를 모두 다 넣습니다. 사람들은 자기도 먹고 살기 힘든데 어떻게 자신의 생활비를 다 넣는 어리석음을 행하냐고 손가락질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오히려 칭찬을 하시지요.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기억하고, 적극적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 과부는 주님의 열차에 올라탔기 때문에 주님의 열차에 올라타지 않는 세상 사람들의 모습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 자신은 과연 어떠할까요? 나는 과연 주님의 열차에 올라타서 적극적으로 주님 사랑을 실천하고 있을까요?

 
 

세상을 이해한다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믿지 않는 것에서 시작한다(수전 손택).



 

공부란?

제가 처음 사용했던 컴퓨터인 Apple 2

어떤 책에서 본 내용입니다. 그대로 옮겨 봅니다.

해부학 강의 때입니다.

칠판 한구석에 인체의 주요 골격과 근육의 명칭이 표시된 인체 해부도가 걸려 있었습니다. 학기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데, 교수님은 한 번도 해부도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었습니다.

기말고사가 시작되어 강의실에 들어갔을 때, 늘 칠판 한구석에 있던 해부도가 치워지고 그 자리에 한 줄의 시험 문제가 적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인체의 각 부위와 근육, 골격의 명칭을 나열하시오.”

당황한 우리는 배운 적이 없다고 소리쳤지만, 교수님은 침착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인체 해부도는 한 학기 내내 칠판에 걸려 있었다. 그러니 안 배웠다는 것은 이유가 될 수 없다.”

그리고 시험지를 돌리셨습니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시험을 치렀습니다. 교수님은 시험지를 걷고, 백지가 대부분인 시험지를 찢으며 말씀하셨습니다.

“기억해라. 공부란 다른 사람이 알려 주는 내용만 배우는 것이 아니란 것을...”

우리는 주님을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나중에 심판의 때에 주님께서 당신을 우리에게 보여주지 않아서 그렇게 죄를 많이 지었다고 변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일상 삶 안에서도 주님을 느낄 수 있는 순간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또한 많은 신앙 활동을 통해 주님을 알 수 있는 기회는 참으로 많습니다. 따라서 직접 가르쳐 주지 않았다는 구차한 변명은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앞서 교수님의 말씀...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공부란 다른 사람이 알려 주는 내용만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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