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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처럼 되다
작성자김열우 쪽지 캡슐 작성일2011-11-22 조회수322 추천수2 반대(0) 신고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들이 예수님 나라에서 예수님 좌우편에 앉게 해 주시기를 청하였습니다.

예수님은,

너희는 너희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한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겠느냐? 또 누가 그 자리에 앉게 될는지는 하느님께서 정하실 것이라. 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를 듣고 있던 다른 제자들은 분노를 터뜨렸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남보다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자 심혈을 기울입니다.

아담과 하와 또한 그 좋은 자리(하느님처럼 되는)를 탐하여, 선악과라는 극단의 선택을 감행하기에 이르릅니다.

그들의 잘못된 목적과, 잘못된 방법의 선택은 자신과 함께 온 인류를 파멸의 지경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아담과 하와는 하느님의 사랑과 정의를 구하기보다,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는,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의 지혜와 능력만을 구하였습니다.

하느님의 온유와 겸손, 낮은 마음을 구함이 아니라, 세상의 권세, 명예, 부귀를 구한 것입니다.

에덴 동산의 영생을 주는 생명나무를 구하지 않고, 육의 감각을 충족시킬 선악과를 구하였습니다.

세상을 섬김과 봉사로 돌볼 사랑과 지혜를 구하지 않고, 세상위에 군림하여 하였습니다.

하느님 지배를 받기보다는, 자신들만의 자유천지와 자신의 힘으로 구축될 자신의 세상을 구하였습니다.

 

아담, 하와와는 달리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버리고, 하느님을 택하셨습니다.

자신을 버리고, 인류를 택하셨습니다.

부귀와 권세, 영화를 버리고, 섬김과 돌봄으로 세상을 지켜내셨습니다.

예수님은 선과 악을 분별하여 하느님처럼 되게 하여 줄 것 같은 선악과 대신, 영원한 생명과 복락을 주는 생명나무의 길을 선택하셨습니다.

명예, 권세, 부귀를 탐하여, 돌로 빵을 만들거나, 높은 곳에서 뛰어 내리거나, 마귀에 절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의 길은, 모든 사람이 찾는 넓은 길이 아니라, 찾는 사람이 드문 좁은 문이었습니다.

한 알 그대로 자신을 고수하기보다 땅에 묻혀 썩어져 많은 열매를 맺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친히 걸으신 좁은 문의 길(고난의 잔)은

메마른 땅에 가까스로 돋아난 햇순,

늠름한 풍채도 멋진 모습도 없고, 눈길을 끌만한 볼품도 없으며,

멸시와 퇴박을 맞고,

고통을 겪고, 병고를 아는,

얼굴을 가리고 멸시만 당하여 덩달아 업신여길만 한,

우리의 앓을 병을 대신 앓아 주었고, 우리가 받을 고통을 대신 겪어 주신,

천벌을 받은 줄로, 하느님께 매를 맞아 학대받는 줄로 여겨진,

 

그를 찌른 것은,

우리의 반역죄요,

그를 으스러뜨린 것은,

우리의 악행이었던 것을.

그 몸에 채찍을 맞음으로, 그 몸에 상처를 입음으로,

우리를 성하게 해 주었고, 우리의 병을 고쳐 주었던 것을.

길 잃은 양처럼 헤매며 제멋대로 놀아난 우리를 위하여,

야훼께서 우리의 죄악을 그에게 대신 지우신 것이었던 것을

 

그러나 그는,

온갖 굴욕을 받으면서도 입 한번 열지 않고 참았다.

도살장으로 끌려 들어가는 어린 양처럼 가만히 서서 털을 깎이는 어미 양처럼 결코 입을 열지 않았다.

억울한 재판을 받고 처형당하여 인간 사회에서 끊기었다.

우리의 반역죄를 쓰고 사형을 당하였다.

폭행이나, 거짓을 말한 적이 없었지만, 죄인과 함께 처형되고, 불의한 자들과 함께 묻혔다.

하느님의 뜻을 따라  자신의 생명을 속죄의 제물로 내놓았디.

 

그리하여 그는,

후손을 보며 오래오래 살며, 그의 손에서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졌다.

그 극심하던 고통은 말끔히 가시고 떠오르는 빛을 보며, 사람의 죄악을 짊어지심으로 사람들이 떳떳하게 살게 된 것을 보시며, 흐뭇해(목표가 성취됨으로) 하신다.

민중을 자기 백성으로 삼고 대중을 전리품처럼 차지(자유인으로 해방시키심)하게 되셨다.

이는,

자기 목숨을 내던져 죽은 때문이며,

반역자의 하나처럼 그 속에 끼어 많은 사람의 죄를 짊어지고,

그 반역자들을 용서해 달라고 기도한 때문이다.

 

스스로를 버리고, 순종과 겸손으로 주님의 계명을 지키며, 주님을 따를 때, 어느 사이 주님의 품성이 맛들여지고, 언젠가는 하느님 품성을 닮아, 감히 하느님처럼 되어지는 것이 아닐까요?

무너지거나, 녹아내리지 않으려, 온전히 자신을 지켜 고수하려 안간힘을 쓰는 본능적 소원을 버리고, 스스로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며, 주님을 따름으로-

주님의 계명과 말씀, 그 뜻에 순복하여, 자신을 촛밀처럼 녹여내리며, 떡가루처럼 갈아내리는 헌신과 희생만이 하느님의 형상으로 다시 탄생시킬 것입니다.

 

드넓은 파란 초원, 흰구름 떠다니는 푸른 창공 햇볕은 온 세상을 찬란히 비추어 줍니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악마는 돌풍을 일으켜 땅속 구멍으로 떨어뜨렸습니다.

그 구멍은 어둠에 휩싸인 동굴이었습니다.

두려움과 절망, 추위와 주림은, 사방에 돌출된 돌부리에 부딪친 상처의 아픔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다시 지상으로 오르려 안간힘을 다하여 시도하였으나, 너무 높아 다시 떨어져 내리곤 하였습니다.

마침, 어디서 인가, 아득히 먼 곳에서 바늘구멍만큼 작은 빛이 새어 들어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더듬 더듬 주변을 헤치며, 빛을 따라 갔습니다.

깊고, 얕은 물웅덩이를 몇 번 건너고, 앞을 가로막은 큰 바위덩이 사이를 비집고 지나자, 사방에서 몰려드는 지네, 뱀, 전갈에 물리며, 박쥐 떼의 습격을 받으며 천신만고 끝에 겨우 도달한 곳!-

가히 천국과 같았습니다.

생명수가 넘치고, 온갖 신비의 과일과 아름다운 새들이 노래하는 낙원이었습니다.

천국은 이처럼,

궁극적으로 하느님의 뜻을 이루게 하는 악마의 짖궂은 장난으로 부득이 걷게 된 불운이 끼친 뜻하지 않게 얻는 횡재가 아닐까요?

 

그러나 나는 오늘도 소원합니다.

결코 동굴속으로는 떨어지는 일이 없기를..

촛밀처럼 녹여지지도 않기를.

떡가루처럼 갈아지지도 않기를..

다만 예수님의 공로에 의지하여, 자유인이 되기를……

2011년 11월 22일 오후 3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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