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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펌 - (144) 지네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11-11-22 조회수401 추천수0 반대(0) 신고

작성자    이순의(leejeano)     번  호 7517       작성일 2004-07-20 오후 5:06:31 

 

2004년7월20일연중 제16주간 화요일

           (144) 지네
                                                                이순의


섬 집으로 이사를 갔을 때 몇 년씩 비어있던 농가를 수리해서 터를 잡았다.

그러나 말이 사람의 집이었지 그 곳에는 주인이 많았다.

밤이 되면 하늘이 까맣도록 쏟아져 나가는 박쥐들이 아침이면 또 까맣게 쏟아져 들어와 지붕 속으로 들어갔다. 반대로 참새들은 밤이 되면 지붕 속으로 들어와 잠을 잤고, 아침이면 박쥐들에게 바통을 넘기고 외출을 했다. 그러니까 우리 집 지붕 속에는 낮에는 박쥐들이 자고, 저녁에는 참새들이 잠을 잤다. 그런데 객인 우리가 인(人)내를 풍기며 영역 싸움을 시작 했으니 그냥 순순히 자리를 넘겨줄 주인들이 아니었다.

오랜 시간동안 사람냄새 없는 빈 지붕 속에 박쥐와 참새들이 싸 놓은 부유물을 먹으며 공생관계를 누렸던 지네들의 습격 사건이다. 정말로 지네가 많았다. 아들, 손자, 며느리 하고도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 고조할아버지도 있었고, 작은아버지, 큰아버지들도 여럿이었으니 그 각시들은 또 얼마나 많았으며, 그 식솔들은 또 얼마나 많았겠는가?

밥상 위에도 떨어지고, 이불 속까지 파고들어서 뒤집어도, 털어도, 수많은 발로 딱 붙어서 절대로 떨어지지 않고 기어든다. 신발 속에도, 책꽂이에도, 빨래에도, 뭐 우리가 사는 어디에든, 우리가 만지는 무엇이든, 우리가 바라보는 아무데나, 지네가 있었다. 그래도 어른 지네는 발견되는 즉시 숨어버린다. 그러나 붉은 빛깔 허연 새끼지네는 꿈지럭 거리면서 정말로 사람을 공포에 몰아넣는다. 으흐흐흐~~~ 

향도 피우고, 모기약은 상자로다가 뿌리고, 담배에 불을 붙여 여기저기 계속 놓아보고, 심지어 사람도 시체로 만들어 버리는 농약을 여러 번 들어부어도, 영역 싸움은 결코 쉽게 끝나지 않았다. 특히 밤에 잠들기에는 완전히 공포의 도가니다. 깜박 잠이라도 자고 나면 지네 속에 누워있다. 온 방 안을 천막처럼 칠 수 있는 모기장을 쳐도 모기는 못 들어오는데 지네는 동숙을 하고 있다. 으~! 까무러쳐!!!!!

지네에 물리면 반편이 된다. 병원도 없는 섬에서는 진료소에서 겨우 진통제 주사 한 대를 맡기는 해도 그 독성이 허락하여 물러서기 전까지는 반편이가 되어 충분한 대가를 치러야만 회복이 될 수 있다. 새끼라고 깔보면 큰 오산이다. 새끼지네가 내 허벅지 연한 살을 물었는데 야~~ 그거 얼마나 아픈지 안 당해 본 사람은 모른다. 천만 다행으로 반편이는 되지 않았다.

빗자루로 쓸어 모아서 버리기도 하고, 발로 으깨기도 하고, 모닥불을 피워 불속에 태우기도 하고....... 인간인 우리의 빈집 점령사건은 그들에게 사생결단을 내는 수모였는지도 모른다. 박쥐들이 먼저 이사를 가는데 1년이 걸렸다. 지네들도 서서히 어디론가 자리를 잡아서 갔다. 참새들은 그냥 계속 같이 살았다.

그런데 엄마들 모임에서 어떤 엄마가 서울에서 살고 있는 자기네 집 화장실에 가끔 지네가 출몰하여 겁에 질려 있다고 털어 놓았다. 다른 엄마가 영험한 동물이라서 해코지 하니까 꼭 쫓아야지 죽이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했다. 공연히 옛 생각에 잠기고 말았다.
"지네를 너무 많이 죽여서 어떤 놈이 짝궁의 장사밑천을 몽땅 떼먹고 도망을 갔나?
그래서 우리가 지네의 보복을 격고 있나?
그래서 우리가 가난한가?"
괜시리 무섭네! 으 흐흐흐흐흐!

<꼭 납량특집 같다. 이히히히히!>






이순의(leejeano) (2004/07/20) :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미니캡슐의 제 방에서 퍼 왔습니다. 신앙적 묵상은 아니더라도 환경적 묵상은 되리라고 여깁니다. 모두모두 여름건강 조심하세요

이순복(cussb2002) (2004/07/20) : 참! 고맙고 풍요로워 보입니다. 빈집 있는데 없을까요? 예수님 아버지 !소망가져도 될련지요...!

김은희(God777) (2004/07/20) : ㅋㅋㅋ간단한 튀치 방법있어유..정력제라고 소문내면 순식간에 없어지지안을까유..항간에 뱀이 사라졌듯이 아마도 지네탕이 ..영험한 효험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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