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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11-11-25
조회수
1,075
추천수
14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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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11월 25일 연중 제34주간 금요일
Consider the fig tree and all the other trees.
When their buds burst open,
you see for yourselves and know that summer is now near;
in the same way, when you see these things happening,
know that the Kingdom of God is near.
(Lk.21.30-31)
제1독서 다니엘 7,2ㄴ-14
복음 루카 21,29-33
요즘 날씨가 제법 쌀쌀합니다. 아니 쌀쌀한 것을 넘어서 꽤 춥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긴 한파주의보까지 내려졌다고 하니 쌀쌀하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춥다고 말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추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주 간단히 답을 한다면, “겨울이라서”가 맞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날씨를 보면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계절 변화를 느끼게 됩니다. 만약 이 계절의 변화를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요? 문득 신학교 다닐 때가 생각납니다.
처음 신학과 1학년에 입학하고 나서는 외출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세상 밖의 일에 대해서 잘 모르게 되더군요. 요즘에 유행하는 옷이 무엇인지 관심도 없어지고, 또한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역시 둔감하게 됩니다. 더군다나 신학교의 생활은 왜 이렇게 춥던 지요?
기숙사 자체가 워낙 춥다보니, 항상 두꺼운 오리털 파카 점퍼를 입고 다녀야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5월에 처음으로 외출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1학년은 모두 학교에서 입고 다녔던 두꺼운 점퍼를 입고 나갔지요.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5월이라는 봄 날씨에 맞춰서 얇고 화사한 옷을 입고 있었고, 두꺼운 점퍼를 입고 있는 저희들은 그들의 구경꺼리가 되고 말았지요.
조금만 신경을 쓰고 있었더라면 그렇지 않았겠지요. 그러나 신학교 안에서만 살다보니 계절의 변화를 전혀 몰랐던 것입니다. 어쩌면 주님께서 우리들에게 약속하신 하느님 나라 역시 신경을 쓰지 않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무화과나무와 다른 모든 나무를 보아라. 잎이 돋자마자, 너희는 그것을 보고 여름이 이미 가까이 온 줄을 저절로 알게 된다.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줄 알아라.”고 말씀하십니다.
세상 자연의 이치를 보면서 계절의 변화를 알아차릴 수 있는 것처럼, 세상의 일들을 보면서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온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우리의 일상 삶에서 조금만 주의 깊게 생활하면 하느님 나라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우리들에게 보여주신 사랑의 실천을 통해 하느님 나라는 더욱 더 분명하게 알아볼 수 있게 됩니다.
사실 많은 것들이 중요한 것처럼 보이는 세상입니다. 그래서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야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러한 이야기가 있지요.
어떤 꼬마의 집은 너무나도 가난했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은 24가지의 크레용을 가지고 있지만, 자기 자신은 일곱 색깔의 크레용밖에 없었지요. 어머니에게 졸랐습니다. 그러자 이러한 말씀을 하셨다고 해요.
“얘야! 색깔이라는 것은 3원색을 섞어서 만든 거야. 그러니 세 가지 크레용만 있으면 수백 가지 색을 만들 수 있단다.”
그림을 그리는데 있어 24가지의 크레용 모두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가장 중요한 3원색인 빨강, 파랑, 노랑만 있으면 모든 색을 표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많은 것들을 소유하기 보다는 주님께서 원하시는 뜻대로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함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 모습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열쇠가 되니까요.
아무리 먼 여행도 시동 키가 아니라 한 걸음으로 시작된다(에드워드 애비).
구불약(‘행복한 동행’ 중에서)
삼원색
옛날 당나라에 송청이라는 한의사가 살았습니다. 송청은 많은 환자를 치료해 큰 명성과 부를 얻었다. 하루는 가난한 의원이 송청을 찾아와 물었지요.
“이토록 많은 환자가 찾아오는 비결이 무엇입니까?”
“글쎄요. 굳이 나에게 비결이 있다면 ‘구불약(九不藥)’ 덕분이지요.”
“구불약이요?”
“아홉 개의 ‘불(不)’을 치유해 주는 신비로운 약이지요.”
송청은 차례로 그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상대방이 나를 의심하지 않게 해 주고(불신), 불안한 마음을 없애 주며(불안), 나에게 앙심을 품지 않게 해 주고(불앙), 내 마음이 곧다는 사실을 알려 주며(불구), 내가 약값을 속이지 않음을 믿게 해 주고(불치), 나와 상대방의 거리감을 없애 주며(불의), 내가 성의 없다고 느끼지 않게 해 주고(불충), 내가 공손하지 않다는 불쾌감을 없애주며(불경), 내 언행이 원칙에 어긋난다고 느끼지 않도록 해 주지요(불규).”
설명을 끝내자 의원이 송청 앞으로 바싹 다가앉았지요.
“과연 명약이군요. 그토록 신통방통한 약이라면 엄청나게 비싸겠군요?”
“이건 약재로 지을 수 있는 약이 아닙니다.”
의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송청은 한바탕 껄껄 웃고 나서 대답했습니다.
“잘 들으십시오. 만인을 부자로 만들어 주는 구불약, 그것은 바로 웃음이랍니다.”
명약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지요?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이 명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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