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가해 연중 34주간 금요일 - 성당은 쓰레기장
오늘 뉴스를 보니 고 3 학생이 어머니를 살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남편과 헤어지고 유일하게 남은 아들을 성공시키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아들이 공부를 못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전국에서 1등을 해야만 한다고 하며 매질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들은 성적이 떨어지기만 하였습니다.
급기야 아들은 어머니를 만족시키기 위해 성적을 위조하였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대학 진학상담을 위해 학교 방문을 한다는 것을 알고 성적표를 위조한 것이 발각될까봐 잠자는 어머니의 목을 칼로 찌른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아이는 그 방을 실리콘으로 발라 냄새가 새어나오지 않게 하고 8개월 동안이나 사체를 방치해 두었습니다. 그 동안 친구들까지 데려와 라면을 끓여먹는 등 평소와 다름없이 일상생활을 하며 살았습니다.
뉴스에서는 몇 년 전에 일어난 폐륜 행위도 들추어내면서 요즘 도덕과 예의가 추락하고 경노효친 사상도 희미해져 가고 있어서 반인륜적 범죄가 서슴없이 발생하고 있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그런데 아이만 잘못 한 것일까요? 그는 두려움에 어머니를 살해하였습니다. 어머니의 이상을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는 성적을 위조해서 좋은 등수를 만들어서 보여주었음에도 전국 1등이 아니면 만족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전국 1등은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타고난 머리와 자신만의 공부 방법도 있어야 합니다.
어쩌면 어머니는 남편과 혹은 우리가 모르는 이유로 인해 쌓이는 스트레스를 아들의 성공으로 풀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결국 어머니는 불가능한 것을 아이에게 요구하며 결국 자신에게 되돌아올 스트레스를 아이에게 쌓고 있었던 것입니다.
고해성사를 들으면 남편과 싸우거나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었을 때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은 그 스트레스 때문에 아이들에게 윽박질렀다고 고백합니다. 그리고는 그것을 후회한다고 합니다. 사람에게 풀 수 있는 스트레스는 없습니다. 오히려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자신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뿐입니다.
우리는 가벼운 눈이라도 나무 위에 많이 쌓였을 때 굵은 가지도 그 무게로 부러질 수 있다는 것을 봅니다. 얼마 전 저희 성당 지붕 물받이가 떨어져나가 공사를 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지붕에 눈이 쌓이고 그것이 얼음이 되어 한꺼번에 흘러내리면서 동으로 강하게 박혀있던 물받이를 때려서 그렇게 망가뜨려 놓게 되었던 것입니다.
작은 스트레스라도 쌓이고 쌓이면 자신 안에서 병이 되어 자신을 죽이던가, 혹은 남을 죽이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이스라엘 지도자들도 사실 자신들이 하기 싫은 것을 가르치는 그리스도가 미워서 그를 죽이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를 죽였지만 그것으로 스트레스가 해소 되었을까요? 그렇게 푼 스트레스는 양심의 가책으로 자신들을 더 짓눌렀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판단의 오류를 저지르고 맙니다. 즉 자신들의 힘으로 로마에 대항했던 것입니다. 로마는 그들을 가차 없이 짓밟았습니다.
오늘 예수님은 이 예루살렘의 멸망에 대해 예언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그 일이 반드시 일어나고야 말 것이라고 하십니다. 사람을 죽임으로써 그들에겐 되 돌이킬 수 없는 죄의 무게가 실리게 될 것이고 그것으로 언젠가는 무너지고 말 것임을 잘 아시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고 난 후 40년이 지나서 예루살렘은 로마 병사들에게 완전히 폐망하고 맙니다. 대부분의 예루살렘 사람들은 전쟁과 기아, 또 로마로 끌려와서 죽게 됩니다.
모든 것이 ‘인과응보’입니다. 자신들 머리 위에 계속 스트레스가 쌓였고 그것을 인간관계 안에서 극복하려는 마음 때문에 스스로의 죽음을 자초하게 된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자신의 스트레스를 사람에게 풀려고 하다가 결국 더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화를 내거나 상대에게 무엇을 강요하면서 그 상대에게 스트레스가 쌓이게도 하지만 자신도 화병에 걸려 건강을 잃게 됩니다.
그렇다고 참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역시 혈압이 높아지고 콜레스테롤이 증가하고 혈관부터 시작하여 심장, 위장, 혹은 자신이 약한 부위부터 망가지게 됩니다.
나무 위에 쌓인 눈은 빨리 밑으로 털어버려야 합니다. 그 털어버리는 곳이 바로 성당이어야 합니다. 인간관계 안에서 풀려면 더 가중되는 것이 스트레스입니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안 좋은 모든 것들을 성당에 다 털어놓고 가야 합니다. 그래서 성당은 온갖 스트레스가 다 버려진 쓰레기장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기도입니다. 파우스티나 성녀는 모든 기도 중에서 특별히 ‘성체조배’를 하라고 권고합니다. 자신이 한 기도 중에 하느님께로부터 빛과 위로를 가장 많이 받았던 때가 하루에 30분씩 성체 앞에 엎드려 기도 할 때였다고 말합니다.
스트레스는 자신과 남을 망하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화가 나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든 빨리 사람들을 떠나 성당으로 오십시오. 조금만 앉아 있어도 주님의 태양이 내 위에 쌓인 스트레스를 완전히 녹여주고 계심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cyworld.com/30jose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