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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1125
작성자김용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11-25 조회수302 추천수1 반대(0) 신고
2011년 11월 25일 연중 제34주간 금요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29-33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비유 하나를 말씀하셨다.

“무화과나무와 다른 모든 나무를 보아라. 잎이 돋자마자, 너희는 그것을 보고 여름이 이미 가까이 온 줄을 저절로 알게 된다.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줄 알아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이다.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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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줄 알아라."



종말에 대한 예수님의 예고가 이어지고 이 시기에 허리를 펴고 고개를 들어 주님이 오심을 맞을 이들에게 주시는 격려와 당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세상의 종말의 시기에 벌어지는 일들은 두렵기만 하고 안타깝기만 한데 그런 상황에서 주님의 오심은 그 모든 처절함이 끝나는 시기이기에 주님을 기다리는 이들의 마음은 '나는 살아야지', '나만은 구원받아야지'라는 절박함이 아닌 이 모든 혼돈을 끝내시고 세상에 참 평화가 찾아올 때의 간절함이어야 합니다.


2천년을 넘어오면서 세상은 곳곳에서 또 시시각각으로 종말을 이야기합니다. 세상의 종말과 징벌을 이야기하며 하나같이 구원을 가져다 준다는 종교가 등장하고 사람들은 이리저리로 흩어집니다. 열심하다, 신앙이 깊다하는 이들도 구원이라는 단어 하나에 모든 삶을 포기해버리고 그 노력만큼이나 맹목적으로 구원의 길에 뛰어듭니다. 구세주가 벌써 나타나서 구원을 받아야 할 사람들을 모집하는 웃지못할 일들도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그 당사자들에게는 웃을 일도 생각할 겨를도 없는 그야말로 최고의 은총의 기회이겠으나 그렇게 세상을 버리고 사람들을 버리고 자신들만이 살아남는 천국을 향해 뛰는 것이 도대체 하느님을 아는 이들로서 가능한 것인지 모를 일입니다.

자연의 재앙은 점점 더 심해지고 사람들은 더군다나 공포를 느낍니다. 세상을 다스리는 권력을 지니고자 하는 나라들의 힘은 더욱 세어지고 반대되는 나라들은 공적이 되어 언제든 멸망과 침략을 당할지도 모르는 전쟁의 기운 속에 하루 하루를 보냅니다.


이것이 우리가 지금 서 있는 시기의 모습입니다.


똑같은 하느님을 신앙하고 있으면서도 우열을 따지고 순서를 따지며 서로를 공격하고 이기는 것이 은총이라는 해석이 곳곳에 자리하고, 단일 종교 안에서 조차 이러한 현상들은 늘 일어납니다. 하느님이 심판하시기 이전 우리가 우리를 먼저 심판하고, 사랑을 이야기하는 종교에 사랑할 수 있다는 사람들만 넘쳐나고 사랑받아야 할 사람들은 발을 딛지 못하는 현실이 있습니다. 용서를 이야기하는 종교에 용서해 줄 수 있는 자격을 지닌 이들만 가득하고 실제 용서받아야 할 이들은 그들의 잘못 때문에 거룩함을 더럽힌다는 이유로 내어 쫓기거나 거절당하는 일들도 현실입니다.

그렇게 교회는 거룩함과 무죄한 의인들로 가득한 듯 보이나 그 가치를 위해 정작 하느님의 사랑과 용서가 필요한 이들은 교회에 들어설 수 없습니다.


물론 이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변명하나를 남겨두고, 또한 이런 현상이 있다는 정도라는 위안도 삼아보지만 어김 없이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무화과나무와 다른 모든 나무를 보아라. 잎이 돋자마자, 너희는 그것을 보고 여름이 이미 가까이 온 줄을 저절로 알게 된다.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줄 알아라."



예수님이 다시 오실 것이라는 증거가 나타나기 전에 세상이 스스로 멸망하려는 일들이 벌어질 때 우리는 하느님을 더욱 간절히 기다려야 합니다. 하느님의 징벌이 무서워 그 날을 미루기를 청하는 어린이의 가냘픈 회개의 느낌이 아니라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잔악해진 세상의 모습이 가득할 때 하느님이 아니시면 이 모든 죄와 악한 상황이 끝나지 않을 때 그 때 우리는 하느님의 판단보다 앞서 하느님의 오심을 청하고 기다리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며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그 모든 위기의 상황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사랑 뿐임을 기억하면서 말입니다. 하느님을 빌미로 서로 미워하는 삶에 유일하게 남아 화해시키는 이의 역할을 하면서 서로를 상처내고 죽이는 이들의 삶에서 유일하게 그들 서로의 상처를 싸매주는 이로서 역할을 하면서 그 완성을 하느님께서 해야 하심을 고백하고 끊임없이 사랑하며 회개를 외치는 이로서 살아야 하는 이로 남아야 합니다.


자신들의 구원을 위해 모임을 만들고 사람과 세상을 등진 이들이 남긴 그 어지럽고 힘겨운 삶들을 정리하고 북돋우며 언제 오실지 모르는 주님이 오실 날에 기쁘게 그분을 만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이다.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언제라도 우리가 치명적이고 절망적인 멸망의 길을 걸을 때 주님의 사라지지 않는 이 구원의 의지가 우리에게 드러날 것임을 안다면 우리의 사랑은 더욱 치열해야 하고 더욱 간절해야 함도 잊어서는 안됩니다.


지금 이 시간 두려운 마음에 흔들리는 이들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구원은 우리가 달려가서 흰 옷을 해 입고 사람 숫자를 맞춰가며 구원의 공식을 완성해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 날은 우리가 가는 날이 아니라 주님이 오시는 날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란 허리를 펴고 고개를 들어 그분을 보는 것 외에 아무것도 없음을 알아야합니다. 그저 지금 사랑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며, 우리에게 오늘도 성체로 다가오시어 우리와 하나되시는 주님을 느끼며 포기하지 않으시는 구원의 의지의 한 부분으로 하루를 사는 것이 우리의 최선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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