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괴물(怪物)이냐 인간(人間)이냐? - 11.25,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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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명준 | 작성일2011-11-25 | 조회수325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2011.11.25 연중 제34주간 금요일 다니7,2ㄴ-14 루카21,29-33
때로 앞을 딱 가로막고 사람을 한없이 왜소하게 보이게 하는 거대한 건물이나 아파트를 대할 때는 꼭 거대한 괴물이나 감옥처럼 생각될 때도 있습니다. 왜 하느님이 창세기에서 하늘까지 닿는 바벨탑 쌓기를 중단시켰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을 대할 때 저절로 터져 나오는 괴물 같다는 말입니다.
낳을 때는 사람이지만 형성과정 중에 괴물이 될 수 있습니다. 괴물은 사람 누구나의 가능성입니다.
사람이 되는 일은 평생과정이요 이보다 중요하고 힘든 일도 없습니다. 잘못된 사람은 물론 잘못된 경제체제나 교육체제, 국가 역시 괴물 같은 체제에서 양산되는 괴물 같은 사람들입니다.
이 괴물의 범주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무한경쟁의 약육강식, 승자독식의 괴물 같은 체제에서 희생되어가고 있는지요. 하여 많은 의식 있는 이들이 공존공생을 위해 FTA를 반대하는 것입니다.
다니엘서의 저자는 기원전 6세기부터 2세기까지 명멸해갔던 바빌론, 메디아, 페르시아,
오늘날도 여전히 거대한 괴물 같은 대제국들에 의해 그러나 모든 시간이 하느님의 수중에 있듯이 이 대제국의 거대한 괴물들 역시 하느님 수중에 있습니다. 하느님의 궁극의 승리를 내다보기에 괴물들의 시대에도 희망이 샘솟습니다.
하느님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이어 나타나는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내가 이렇게 밤의 환시 속에서 앞을 내다보고 있는데 사람의 아들 같은 이가 하늘의 구름을 타고 나타나 연로하신 분께 가자 그분 앞으로 인도되었다. 그에게 통치권과 영광과 나라가 주어져 모든 민족들과 나라들, 언어가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를 섬기게 되었다. 그의 통치는 영원한 통치로서 사라지지 않고 그의 나라는 멸망하지 않는다.” 세상의 괴물 제국들은 다 무너져도 바로 영원한 하느님의 나라, 그리스도의 나라인 교회 안에 몸담고 그분만을 섬기며 살아갈 때 비로소 하느님의 자녀인 참 사람으로 살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그리스도의 통치에서 벗어날 때 괴물 같은 체제에 희생되든지, 순응하여 괴물이 되든지 둘 중 하나 일 것입니다.
잎이 돋자마자, 그것을 보고 여름이 이미 온 줄을 저절로 알게 되듯 괴물 같은 시대에도 깨어있는 영혼들은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감지합니다. 세상 사건들 안에서, 말씀과 성사의 신비 안에서, 장차 재림하실 주님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음을 감지합니다.
괴물의 시대에도 하느님의 자유인으로 살게 합니다.
기적 같이 살아남은 김 진숙 씨에게서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감지합니다.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을 통해 하느님이 하신 일입니다. 이분들이 늘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이다.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이 다 사라져도 하느님만은, 주님의 말씀만은 영원합니다.
비로소 이 엄혹한 괴물의 시대에도 영원한 자유인으로 살 수 있습니다.
우리를 당신의 참 사람으로 창조하시어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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