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텔레비전에 얼굴이 나오는 꽤나 유명한 정치인이 어느 날 자신의 지역구 내에 있는 유치원을 방문했습니다. 유치원생들은 손뼉을 치며 환영했지요. 어린이들의 밝은 환영의 박수를 흡족하게 받으면서 이 정치인은 아이들을 향해 물었습니다.
“여러분, 내가 누구인지 알아요?”
“네. 국회의원이요.”
유치원생마저 자신을 알아보는 것에 너무나 기뻤습니다. 자신의 인기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재차 물었습니다.
“그럼, 제 이름이 뭔지 알아요?”
그러자 아이들은 하나같이 큰 소리로 외쳐댔습니다.
“저 자식이요!”
순수한 아이들의 입에서 왜 이런 말이 나왔을까요? 어른들이 쉽게 하는 말을 듣고 배운 것이지요. 그러나 이러한 말을 하는 어른들, 또한 이 말을 따라서 하는 어린이에게 무조건 잘못했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런 말을 듣도록 정치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정치인 역시 잘못이 없다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내 자신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 것인지를 생각해 봅니다. 또 하느님 앞에 설 때에는 어떨까요? 과연 하느님으로부터 좋은 평가, 그래서 하느님 나라에 당당하게 들어갈 수 있을까요? 그래서 주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그리고 그날이 너희를 덫처럼 갑자기 덮치지 않게 하여라. 그날은 온 땅 위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들이닥칠 것이다.”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들이닥칠 심판의 시간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주님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대충대충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아닌, 주님 앞에 당당히 나아갈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 자신이 너무나 부족하고 나약하기 때문에 그러한 우리가 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늘 깨어 기도하여라.’고 이야기 하시는 것입니다.
‘늘 깨어 기도하여라.’는 주님의 말씀을 우리는 얼마나 잘 실천하고 있을까요? 종종 세상 일이 바쁘다고 기도할 시간도 없다는 사람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세상일에 젖어들면 젖을수록 필요한 것은 기도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기도는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주님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끌어낼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내일부터 교회력으로 새해라 말하는 대림시기가 시작됩니다. 기도의 삶을 간직하는 새해를 맞이하는 결심과 함께 바로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는 우리가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