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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1127
작성자김용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11-27 조회수310 추천수2 반대(0) 신고
2011년 11월 27일 대림 제 1 주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33-37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조심하고 깨어 지켜라. 그때가 언제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그것은 먼 길을 떠나는 사람의 경우와 같다. 그는 집을 떠나면서 종들에게 권한을 주어 각자에게 할 일을 맡기고, 문지기에게는 깨어 있으라고 분부한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집주인이 언제 돌아올지, 저녁일지, 한밤중일지, 닭이 울 때일지, 새벽일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주인이 갑자기 돌아와 너희가 잠자는 것을 보는 일이 없게 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하는 이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깨어 있어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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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집을 떠나면서 종들에게 권한을 주어 각자에게 할 일을 맡기고, 문지기에게는 깨어 있으라고 분부한다."



대림절의 시작입니다. 어제와 같은 오늘이라 하루 사이에 일상이 달라진 것은 없다 하더라도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시작한 한 해의 마지막 주간은 끝나고 이제 새로운 해의 시작입니다. 그리스도교는 한 해의 시작을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한 해를 시작하면서 동시에 세상의 끝을 생각한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그것이 영원한 생명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모든 것의 시작에 끝을 생각하고, 다시 그를 통해 영원을 꿈꾸는 것이 대림에 우리가 갖추어야 하는 마음가짐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의 바탕에는 우리에게 오시어 우리와 함께 사시고 우리에게 감추어진 것 없이 진리를 가르치시고 보여주신 예수님의 인생이 남아 있습니다. 그것을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자리에서, 어떤 사람과 나누며 사는 가는 각자의 인생에 남겨진 숙제이자 삶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와의 삶을 끝내시고 아버지 오른편으로 가시며 다시 오실 것이라는 약속을 남기셨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알지 못하고 알 수도 없는 그 날을 기다림이란 단어로 기억하며 우리는 오늘도 내일도 늘 주님이 오실 날인 듯 살아야 합니다. 그리스도교의 한 해의 시작인 대림절은 그런 의미에서 시작이요, 마침의 의미를 동시에 드러냅니다.



"너희는 조심하고 깨어 지켜라. 그때가 언제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그것은 먼 길을 떠나는 사람의 경우와 같다."




한편으로는 늘 깨어 기다리는 종과 문지기의 삶은 한 편으론 고단해 보입니다. 자지도 못하고 늘 일하고 있는 모습으로 언제 올지도 모르는 주인을 기다리기까지 한다는 것은 하루가 평생같은 지루함과 고단함과 두려움이 뒤섞인 모습일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쉬지도 않고 자신을 돌보지도 않아야 한다는 말로 들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집주인이 언제 돌아올지, 저녁일지, 한밤중일지, 닭이 울 때일지, 새벽일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주인이 갑자기 돌아와 너희가 잠자는 것을 보는 일이 없게 하여라."



그러나 이런 평가에는 하나같이 동일한 생각하나가 존재합니다. 그것은 그러한 삶은 종이나 문지기의 개인적인 자유를 제한하는 삶, 곧 예수님이 말씀하신 삶이 나의 삶과는 분리되는 것이라 여긴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지킨다는 것은 우리의 주인이신 하느님께 어긋나지 않게, 혹은 구원의 밑거름을 쌓기 위해서 내가 살면서 해야만 하는 의무같은 것이라 생각할 때 모든 말씀과 규칙은 우리를 잠들지 못하게 하는 족쇄가 되고 맙니다. 그리고 하느님은 우리의 보이지 않는 감시자가 되시고 나타나시면 심판자가 되고 맙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에게 그런분이 아니셨습니다. 오히려 예수님은 우리와 사시면서 잠들지 않는 문지기,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해 하루를 보내는 종의 모습이셨습니다. 그리고 그 삶을 당신 개인의 자유와 행복이라는 것과 나누어 생각하고 두 가지의 삶을 사신 분이 아니셨습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말하시는 깨어있는 삶이란 바로 예수님처럼 사는 삶입니다. 살면서 각자에게 주어진 모든 상황에 하느님의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해 사랑하여 모든 이들이 하느님을 잊지 않고 체험하며 살도록 하는 것이 종들에게 주어진 임무이며, 언제나 주인을 기다리는 문지기처럼 늘 깨어 주님의 오심과 사랑의 다스림을 기대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는 필사적으로 주님이 오실 때까지 주님의 집인 우리의 세상을 사랑의 공동체로 만들고 그 집이 도둑들에 털리지 않도록 문 앞을 지키며 이 모든 것을 부족하지도 불안하지도 않게 하실 주님을 기다리는 간절한 바람으로 이 시기를 살아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한 해를 시작해야 하겠습니다. 그리스도의 오심은 그래서 기다려지는 일이어야 하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우리의 삶의 시기여야 합니다.

자신의 자리가 어떻든 이 사명에는 예외가 없다는 것은 우리에게 늘 새해는 그 사람의 의지와 상관 없이 오는 것과 같습니다. 늘 사랑하는 삶,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하는 모든 것임을 또 다시 새기는 새해이기를 기도합니다.




"내가 너희에게 하는 이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깨어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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