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이란
5예수님께서 카파르나움에 들어가셨을 때에 한 백인대장이 다가와 도움을 청하였다. 6그가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 제 종이 중풍으로 집에 드러누워 있는데 몹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7예수님께서 “내가 가서 그를 고쳐 주마.” 하시자, 8백인대장이 대답하였다.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
9사실 저는 상관 밑에 있는 사람입니다만 제 밑으로도 군사들이 있어서, 이 사람에게 가라 하면 가고, 저 사람에게 오라 하면 옵니다. 또 제 노예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합니다.” 10이 말을 들으시고 예수님께서는 감탄하시며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11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동쪽과 서쪽에서 모여 와, 하늘나라에서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함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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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대학에서 “복사할 것이 5장밖에 안 되는데 먼저 좀 하면 안 될까요?”라는 부탁을 어떻게 표현할 때 성공률이 높은지 실험했다고 합니다. 하나는 그냥 “미안합니다만, 복사할 것이 5장 있는데 먼저 좀 하면 안 될까요?” 다른 하나는 공감할 수 있는 이유 6글자를 덧붙여서 “미안합니다만, 복사할 것이 5장 있는데 먼저 좀 하면 안 될까요? 많이 바빠서요.” 마지막은 반복되는 이유를 달았습니다. “미안합니다만, 복사할 것이 5장 있는데 먼저 좀 하면 안 될까요? 왜냐하면 복사를 꼭 해야 돼서요.”
실험을 마치고 통계를 내어보니 각각 60퍼센트, 94퍼센트, 90퍼센트의 성공률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세 번째 실험에서 “왜냐하면 복사를 꼭 해야 돼서요.”와 같이 반복되는 내용을 이유로 댔는데도 많은 사람이 부탁을 들어주었습니다. 그래서 ‘형식적인 것일지라도 이유를 대며 친절하고 정중한 말씨’로 부탁을 하면 들어줄 확률이 높다고 결론을 냈다고 합니다. 곧 겸손한 마음으로 상대를 대할 때 상대방은 나의 부탁이나 청을 들어준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대림 첫 주간에 등장한 백인대장의 모습에서 겸손한 자세를 봅니다. 겸손은 솔직한 것입니다. 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이고 내가 누구인지 고백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백인대장은 예수님 앞에 세속적인 지위는 잊고 그분을 신뢰하며 겸손한 한 인간으로 서 있었습니다. 우리가 맞는 대림의 첫걸음도 이런 겸손이길 바라봅니다. 우리 자신을 먼저 살펴서 덧씌워진 허영과 허식을, 헛된 자존심과 욕심을 치워버리고 예수님께 나아가는 첫걸음을 내딛어 봅시다.
최인비 신부(인천교구 가톨릭아동청소년 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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