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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병의 치유가 아니라 사랑의 체험인 구원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11-28 조회수547 추천수10 반대(0) 신고
병의 치유가 아니라 사랑의 체험인 구원

 

“제 종이 중풍으로 집에 드러누워 있는데 몹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내가 가서 그를 고쳐 주마.”

저는 요즘 가슴이 저미는 아픔을 느낍니다.
전에는 이 아픔이 어떤 것인지 솔직히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 아픔이 제 가슴에 온통 자리하고 있습니다.

저의 어머니 덕분입니다.
몇 달 전부터 갑자기 건강이 안 좋아 지셔서
지금은 거의 잡수지도 못하고
입이 거의 타들어가 말씀도 간신히 하십니다.

어머니를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는 벌써 되어 있고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것이 슬프기만 한 것도 아니지만
돌아가시기 전의 마지막 고통을 힘겹게 견뎌내시는 것을 보면
제가 어떻게 할 수 없음에 생각할 때마다 속으로 눈물이 납니다.

저의 어머니뿐이 아닙니다.
제 주변에 너무나 아픈 분들이 많습니다.
몸으로도 아프고, 마음으로도 아픕니다.
저의 어머니 덕분에
그들이 겪는 아픔을 생각하면 가슴을 저미는 아픔을 느낍니다.
얼마나 힘들까,
얼마나 외로울까.

오늘 복음의 백인대장의 마음이 이런 것 같습니다.
자기 종의 고통을 너무도 마음 아파하여 주님께 찾아옵니다.
“제 종이 중풍으로 집에 드러누워 있는데 몹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까짓 종이 아픈데!"하고 무시해버리지 않고
괴로워하고 있는 종과 같이 괴로워하고 있음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열이 잘 전도되는 전도체 같은 백인대장입니다.
어떤 열도 전류도 흘러들어오는 것을 마다하는 절연체도 있는데
백인대장은 감정의 빗장을 열어놓고
가슴을 청진기마냥 그의 가슴에 대고
그의 아픔을 그대로 전해 받습니다.

백인대장의 그 아픔을 예수님도 그대로 전해 받습니다.
그래서 지체 없이 말씀하십니다.
“내가 가서 고쳐 주마.”
두 가지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시는 것입니다.
몸소 가시는 수고가 그 하나이고
고쳐주시는 수고가 다른 하나입니다.

백인대장의 말처럼 한 말씀으로도 얼마든지 고쳐주실 수 있지만
주님께서는 몸소 가시겠다고 하십니다.
몸소 오심.
하늘에서 한 말씀으로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으시고
육화하여 우리에게 오시는 것,
이것이 우리 주님의 사랑이고
이것을 우리가 이 대림시기에 기다리는 것입니다.

구원은 병의 치유가 아니라 사랑의 체험입니다.

-작은형제회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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