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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철부지의 호기심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1-11-29 조회수827 추천수12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2011년 나해 대림 1주간 화요일 - 철부지의 호기심



 

어제 예전에 알던 신자 자매님을 만났었습니다. 그 자매님은 올해로 칠순이신데 그렇게 성경과 교리에 해박하실 수가 없으십니다. 제가 강론 때 신자들에게 이것저것 질문하면 젊은 사람들보다도 훨씬 우월하게 대부분의 질문에 정확히 대답을 잘 하셔서 잊을 수 없는 분입니다. 이 분은 성당에서 하는 교육이 있다면 만사를 제쳐놓고 어디든 가시는 분입니다. 하느님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고 싶으신 모양인지 공부를 많이 하셔서, 어떤 때는 그 분의 대답이 너무도 훌륭하여 저 조차도 여러 번 놀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그 분은 모태신앙을 지니신 분이 아닙니다. 본래 불교 신자였고 성당에는 40대 중반에서야 처음으로 발을 들여놓으신 분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가난이 싫어 고생고생 하여 노력했지만 사업이 실패하고 집도 두 채를 잃고 간신히 전세비만 남았고 건강도 매우 안 좋아졌을 때 스님이 사주팔자 보는 법을 배우면 크게 성공할 것이라는 말에 그것을 준비하려고 생각 중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연찮게 알지 못하는 성당 신자들이 자신들의 성당에서 어떤 신부님이 오셔서 강의를 해 주신다는 말을 듣게 되었고 그렇게도 무관심했던 성당에 한 번 가보고 싶은 호기심이 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강의가 있는 날 성당을 찾아 처음 들어갔는데 성당 제대의 십자가에 달려계신 예수님께 압도되어 미사 내내 일어나지도 않고 무릎을 꿇고 울기만 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바로 교리를 받고 지금까지 하느님을 알아가는 것에만 집중하시며 사셨던 것입니다.

이 분은 하느님의 은총으로 그렇게 개종하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사실 그만큼 ‘진리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기 때문에 ‘진리’를 보았을 때 바로 알아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그 호기심의 방향만 바꾸어 주면 뜨거운 신앙인이 됩니다. 이런 사람들은 철부지들이 부모님께 ‘이건 뭐야, 저건 뭐야?’라며 끊임없이 물어보는 것처럼, 참 진리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많으신 분들입니다.

저는 이 분 이야기를 들으면서 바오로 사도의 개종이 생각났습니다. 바오로 또한 당대 최고학자였던 가말리엘의 제자였습니다. 그리고 성경의 그의 편지를 보면 그의 해박한 지식에 대해 놀라게 됩니다. 다만 그의 지적 호기심이 구약 이스라엘의 하느님에 머물렀다가 그리스도로 바뀐 것뿐인데 그리스도에 대해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하는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알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무엇도 말해 줄 수 없지만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모든 것을 열어보여 주십니다.

 

그러나 호기심이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호기심이란 알고자 하는 욕망인데, 사람은 그 알아가는 것과 관계가 깊어지게 창조되었습니다.

따라서 사탄은 하느님께로 향한 호기심을 돌리기 위해 죄가 되는 많은 호기심거리들을 세상에 뿌려놓았습니다.

하와는 뱀의 꾐에 빠집니다. 하느님께서 감추려고 하셨던 죄란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나 그 앎은 하느님과의 관계를 단절하는 호기심이었습니다. 선과 악을 알게 하는 열매를 따 먹어서 하느님이 아니라 사탄과 더 가까워지게 된 것이었습니다. 처음에 선 속에서 살고 있었지만 악을 알지 못하니 선도 무엇인지 모르는 철부지였습니다. 그러나 악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선도 구별할 수 있게 되었으나 악도 알게 됨으로써 악의 원천인 사탄과 더욱 가까워지게 된 것입니다.

사실 철부지들이 죄를 모를 때 알려고 하는 것들은 모두 좋은 것들뿐입니다. 세상에 대해 알고 싶어 하고 자신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호기심을 가지며 결국 부모님과 세상을 창조해 주신 하느님과의 관계를 맺게 됩니다.

그러나 어른들의 호기심은 하느님이 아니라 사탄이 뿌려놓은 호기심에 빠져듭니다. 사탄이 뿌려놓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들은 너무 화려하고 자극적이어서 한 번 빠져버리면 마약과 같아서 쉽게 끊고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사랑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하느님은 당신만 알기를 원하는 철부지 대표인 예수님께 당신의 모든 것, 즉 성령님을 주시어 당신의 모든 것을 알게 해 주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그 성령님을 당신이 선택하는 이들에게도 주시어 당신과 아버지를 알게 하시겠다고 하십니다. 물론 그리스도를 알게 되는 사람들도 그 철부지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어른들은 하느님을 향한 지식이 아닌 세상이 주는 것들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하기 때문에 하느님께 대한 호기심이 없지만, 죄를 모르고 오직 선만 아는 철부지들은 죄에 대한 호기심보다도 선에 대한 호기심이 항상 더 크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와 같이 되지 않으면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어린이들의 죄 없는 순수함과 겸손함 때문만이 아니라, 그 순수함에서 오는 하느님을 향한 지적 호기심 때문이기도 합니다.

죄는 그것에 대한 호기심만 더 가중시켜 하느님을 알고자 하는 욕망을 감소시킵니다. 죄를 줄이면 저절로 죄를 모르는 철부지로 돌아가서 하느님을 더 알고 싶어 질 것이고 그렇게 그분과의 관계가 더 깊어지게 됩니다. 우리의 호기심은 누구에게로 향하고 있습니까?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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