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신부의 복음 묵상
대림 제1주간 화요일 2011.11.29
대림 제1주간 화요일 (루카 10.21-24)
볼 것을 보고, 들을 것을 들을 수 있는
세상에는 볼 것도 많고 들어야 할 말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보고 싶은 것을 다 볼 수도 없고,
듣고 싶은 말을 다 들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꼭 볼 것을 보고 들어야 할 말을 꼭 듣게 되기를 바랍니다.
보기위해서는 눈을 떠야 하고 듣기 위해서는 귀가 열려야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지혜롭고 똑똑한 사람들이 아니라
철부지 어린이들이 먼저 알아보고 듣게 된다(루카10,22)는 사실을 말씀하셨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어른들은 자기가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어떤 가르침을 줄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어린아이들은 계산하지 않고 순수하게 받아들입니다.
어른들은 무슨 얘기를 하면
그 안에 어떤 의도가 담겨 있는가를 신중히 생각하고 온갖 상상을 다합니다.
그러나 철부지는 있는 그대로를 인정합니다.
그래서 “아는 것이 병이요, 모르는게 약이다”라고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때때로 제자들에게만 따로 얘기하셨습니다.
제자들은 오로지 주님만을 바라보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많은 예언자와 임금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려고 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들으려고 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루카10,23-24) 고 하셨습니다.
‘너희가 지금 보는 것’은 바로 예수님 당신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너희가 듣는 것’은 예수님의 말씀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제자들은 과연 지금 앞에 계신 예수님을 제대로 보고
또 그분의 말씀을 제대로 들었을까요?
혹 마음은 콩밭에 있지는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예수님의 육신만을 보고 예수님의 육성만 들었다면 참으로 불행합니다.
사실 꼭 볼 것을 보고 들어야 할 것을 들었다는 증거는
예수님의 마음을 읽고 예수님의 말씀을 실행함으로써 확인될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볼거리와 들을 거리에는 분주하면서도
주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데 인색합니다.
주님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감실을 찾고 주님을 영접하는 미사참례는 소홀히 합니다.
그러면서도 주님과 하나되기를 바라는 모순 속에 있습니다.
이 모순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늘은 마음의 문을 열고 주님을 바라보아야겠습니다.
귀를 쫑긋 세워 말씀을 들어야겠습니다.
볼 것을 보지 않는데 눈이 좋으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귀가 밝으면 뭐합니까? 들어야 할 것을 듣지 않는데…..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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