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11월 30일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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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11-11-30 | 조회수925 | 추천수11 | 반대(0) 신고 |
11월 30일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마태오 4장 18-22절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
<그리스도의 향기, 안드레아>
원래 안드레아는 형 시몬과 함께 갈릴래아 호수를 배경으로 고기잡이를 하며 생계를 꾸려가던 전문직 어부였습니다. 그러나 안드레아는 여느 여부와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보통 어부들의 삶은 특별한 것이 없었습니다. 물때가 좋고 운이 좋아 고기가 많이 잡히면 그것을 팔아 한 며칠 신나게 놀기도 했겠지요. 안개라도 자욱이 끼여 조업이 불가능한 날은 삼삼오오 둘러앉아 술로 하루를 지냈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들, 마음에 들지 않는 정치지도자들 안주삼아 독주도 많이 마셨습니다.
그러나 안드레아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의 내면은 영적생활을 향한 갈망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의 피 안에는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 모세와 다윗의 전통과 신앙이 힘차게 맴돌고 있었습니다. 그의 시선은 임박한 메시아의 도래에 초점이 맞춰져있었습니다.
안드레아는 자신의 신앙을 좀 더 성숙시켜나가려는 의지가 있었습니다, 자신의 영적생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려는 의욕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이런 안드레아 앞에 나타난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세례자 요한입니다. 안드레아는 깊은 광야에서 자신의 내면을 열심히 갈고 닦던 세례자 요한의 모습에서 참 구도자로서의 모델을 찾았습니다. 안드레아는 세상 사람들 눈치 보지 않고, 그릇된 권력 앞에 혈혈단신으로 당당히 맞서던 세례자 요한을 자신의 정신적 지주, 멘토로 삼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세례자 요한의 때가 지나가고 예수 그리스도의 시대가 도래하자 세례자 요한은 안드레아를 예수님께로 안내합니다. 예수님께서 지나가시는 것을 본 세례자 요한은 지체 없이 안드레아에게 이렇게 외칩니다.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이는 이제 나의 때가 지나가고 예수님의 때가 도래했으니 저분을 따라가라는 표현이었습니다. 안드레아는 세례자 요한의 말을 듣고 지체 없이 예수님을 따라나섰습니다. 세례자 요한의 지도에 힘입어 영적인 눈이 이미 많이 트여있었던 안드레아는 즉시 예수님께서 메시아임을 확신합니다. 한 걸음에 자기 형 시몬을 찾아간 안드레아는 이렇게 외칩니다.
“우리는 메시아를 만났소.”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이름 안드레아의 의미는 ‘사내다움’ 혹은 ‘용기’입니다. 용기 있 게 세례자 요한을 스승으로 모셨던 안드레아, 사내답게 예수님을 따라나선 안드레아는 형 시몬과는 성격이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단순하고, 과격하고, 급하고, 다혈질적이었던 형 시몬에 비해 안드레아는 성실하고 온건하며 신중한 성격의 인물이었습니다.
전승에 따르면 안드레아는 그리스 북부 지방의 에피루스에서 선교하였습니다. 안드레아는 70년경 로마 황제 네로의 대대적인 박해 때 아카이아에서 체포되어 X자 형태의 십자가에 못 박혀 순교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안드레아는 자신이 매달릴 십자가로 X자형 십자가를 선택했는데, 그 이유는 그리스어로 X는 그리스도의 첫 글자이기 때문입니다.
십자가에 매달린 안드레아에 관해 정말 놀라운 이야기가 한 가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안드레아는 십자가에 매달린 이후 꽤 오랫동안 죽지 않고 매달려있었습니다. 이틀간 매달려있었는데, 그 순간의 고통이 얼마나 극심했겠습니까? 그러나 안드레아는 십자가 위에서도 복음 선포 활동을 그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십자가 주변에 둘러서있는 군중들을 향해 설교를 계속했답니다.
이를 도저히 두고 볼 수 없었던 적대자들은 안드레아를 십자가에서 끌어내렸는데, 그 순간 하늘에서 한 줄기 강한 빛이 안드레아를 오랫동안 감쌌답니다. 그 강렬한 빛 한 가운데 안드레아는 숨을 거두었다는군요.
임종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사람 낚는 어부로 살고자 노력했던 안드레아, 그리스도의 향기였던 안드레아 사도의 삶과 신앙은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 신앙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김정식 로제리오 - 나를 따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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