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12월 2일 대림 제1주간 금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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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11-12-02 | 조회수765 | 추천수13 | 반대(0) 신고 |
“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너희는 믿느냐?”
<사랑과 확신에 찬 응답>
공생활 기간 내내 지속되었던 예수님의 기적적인 치유활동, 그 동기는 무엇이었을까요? 오랜 병고에 시달리던 불치병 환자들, 단말마의 고통에 시달리던 임종환자들에 대한 기적적인 치유를 통해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의 참모습을 미리 보여주신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과연 어떤 곳일까요? 여러 이론과 상상을 동원해 다양하게 정의내릴 수 있겠습니다만 제가 생각할 때 그곳은 더 이상 고통이나 눈물, 울부짖음이나 상처가 존재하지 않는 곳, 우리의 모든 결핍과 아쉬움, 죄와 죽음이 모두 하느님 뜨거운 사랑 앞에 순식간에 녹아 사라져버리는 곳, 우리의 오랜 병고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말끔히 치유되는 곳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현존 그 자체로, 당신 존재에서 흘러나오는 사랑의 에너지로 환자들을 치유시킴을 통해 그토록 은혜롭고 축복된 하느님 나라의 한 실상을 미리 잘 보여주신 것입니다.
기적은 무엇입니까? 하느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능력이 얼마나 역동적인지를 잘 드러내는 것입니다. 공생활 기간 내내 예수님께서는 끝도 보이지 않게 늘어섰던 불치병 환자들의 행렬들과 마주서셨습니다. 조금도 귀찮은 내색하지 않으시고 그들의 오랜 병고를 말끔히 치유시킴을 통해 하느님의 능력과 하느님 나라의 모습을 잘 보여주신 것입니다.
구원이란 무엇이겠습니까? 한 인간이 더 이상 행복해할 수 없는 상태가 구원이 아닐까요? 그 상태는 아마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 인간의 구원은 사랑이신 하느님과 함께 있는 것, 자비하신 하느님 품 안에 머무는 것, 그분 큰 사랑 안에 푹 잠기는 것, 그래서 하느님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구원이란 인간이 태초에 지녔던 본래의 순수한 모습을 회복하는 것, 원래 하느님과 함께 있었던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지속적인 치유입니다. 영혼의 치유, 육체의 치유, 상처의 치유, 죄의 치유, 감정의 치유...
그런데 우리가 지속적으로 치유받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있습니다. 하느님은 자비하신 분이라는 믿음, 하느님은 나를 극진히 사랑하신다는 믿음, 하느님은 나를 치유하신다는 강한 믿음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눈먼 사람 둘의 태도를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병을 고쳐달라고 외치지 않습니다. 대신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외칩니다.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이 두 눈먼 사람들은 예수님의 정체성에 대해서 이미 잘 파악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예수님을 향한 상당한 믿음, 그리고 예수님께서 자신들의 불편함 정도야 쉽게 고쳐주실 수 있는 전지전능하신 메시아임을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자신들은 하느님 자비를 힘입지 않고서는 단 하루도 목숨 부지할 수 없는 나약한 존재라는 사실, 그분께서 자비를 베풀어주시면 자신들이 오랜 병고를 떨치고 일어서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런 그들이었기에 예수님께서 던지시는 질문에 대한 대답도 시원시원합니다.
“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너희는 믿느냐?”
“예, 주님!”
예수님의 질문에 대해 앞뒤 재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동의하는 그들의 믿음을 한번 보십시오. 예수님은 반드시 자신들에게 자비를 베푸실 것이며, 예수님께서 베푸시는 치유를 통해 육체적인 구원뿐만 아니라 영혼의 구원도 함께 선물로 받을 것이라는 그들의 확신을 한번 보십시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낫기를 원하느냐, 나와 내 능력을 믿느냐는 예수님에 대답에 두 눈먼 사람들처럼 사랑과 확신에 찬 응답이 필요합니다.
“예, 주님!” “당신의 능력을 믿습니다.” “당신은 자비의 하느님이심을, 가련한 나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으실 것임을 믿습니다.” “내가 죽음의 골짜기를 지날 때도 나와 동행하실 것임을 굳게 믿습니다.” “당신을 사랑 그 자체이심을 믿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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