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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1202
작성자김용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12-02 조회수332 추천수0 반대(0) 신고
2011년 12월 2일 대림 제1주간 금요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27-31

그때에 예수님께서 길을 가시는데 눈먼 사람 둘이 따라오면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예수님께서 집 안으로 들어가시자 그 눈먼 이들이 그분께 다가왔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너희는 믿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이 “예, 주님!” 하고 대답하였다.

그때 예수님께서 그들의 눈에 손을 대시며 이르셨다. “너희가 믿는 대로 되어라.”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렸다.

예수님께서는 “아무도 이 일을 알지 못하게 조심하여라.” 하고 단단히 이르셨다. 그러나 그들은 나가서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를 그 지방에 두루 퍼뜨렸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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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믿는 대로 되어라.”



우리가 아는 복음의 주인공은 언제나 주님이십니다. 예수님이 기적을 행하시고, 말씀을 하시는 것을 보며 우리는 늘 주님께 초점을 놓지 못합니다. 그런 우리의 태도가 바람직한 신앙인의 모습이라는데는 별다른 의견이 없습니다.

그 중 특별히 예수님께서 행하시는 기적들은 기적을 행하시는 주님의 능력이 극대화되는 계기들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모든 기적들은 기적의 대상이 되는 이들이 주인공이어야 하지 않는가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능력에 대해서야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예수님이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시기 위해 이 기적들을 하셨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면 목적이 다른데 있는 기적이라면 그 의미 속의 감동은 더 이상 나아가지를 못합니다.

가끔 예수님은 이 기적들이 왜 일어나는지 힌트를 주실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주님의 일을 바라볼 때 무조건 주님만 믿고 따르는 것이 아니라, 주님처럼 살아야 할 때 어떤 마음으로 행동하고 살아야 할지 심사숙고하게 만들어 주는 일들을 주님이 직접 알려주시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 속에 등장하는 눈먼 두 사람, 그들은 눈에 들어나는 장애를 지닌 사람들입니다. 손을 더듬고 발을 여러번 딛어 방향을 잡는 사람들의 모습은 보는 즉시 무엇이 필요한지 알게 됩니다. 겉으로 드러난 장애는 주님의 기적 앞에 치유와 결과의 간단한 과정으로 은혜를 입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의 기적은 다소 불필요한 요소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이 주님을 부르며 따라 다니고, 주님 계신 곳에 등장하는 것은 일반적일 수 있습니다. 그들은 온 힘으로 자신들이 나타낼 수 있는 유일하고 가장 중요한 요소인 소리로 주님을 찾습니다.



예수님께서 길을 가시는데 눈먼 사람 둘이 따라오면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예수님께서 집 안으로 들어가시자 그 눈먼 이들이 그분께 다가왔다.




주님은 당신을 따라온 이 두 사람에게 바로 기적을 행하실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주님은 너무나 당연한 질문을 굳이 이들에게 하시고, 그들의 답을 얻어내십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너희는 믿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이 “예, 주님!” 하고 대답하였다.



그리고 그들의 대답에 대해 인정하시는 예수님, 이 순간 이 기적의 주인공은 예수님에게서 두 눈먼 사람들로 이동합니다. 기적의 이유가 주님의 사랑과 자비로우심이 아닌 그들의 간절한 바람과 믿음으로 뒤바뀌는 순간입니다.



“너희가 믿는 대로 되어라.”



예수님의 이런 모습은 우리가 가진 일방적인 신앙의 태도에 조그만 파문을 일으킵니다. 물론 무시하고 간단히 주님의 능력에 감탄해도 무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기적은 그분의 능력을 발휘하여 보여주는 의도가 아닌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향해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간절히 원하는 삶의 희망을 함께 동감해주고 실현시켜주는 것으로 행해집니다.

기적의 주인공은 예수님이 아니라 그 기적의 수혜자들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의 기적들은 병에서 일어난 사람들이 간절히 원했던 평범한 생활, 가족, 이웃들을 돌려주시는데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이 일들이 당신을 위해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당신의 사랑 속에 일어난 사건들이라는 것을 가르쳐줍니다.



오히려 주님은 이 모든 기적들로 인해 당신이 세상에 드러나는 것을 경계하십니다. 오히려 숨기려는 듯 보이십니다. 기적과 능력의 주님이 되는 것이 예수님이 바라신 당신의 모습은 아니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자신에게 허락된 삶의 방법으로 평범한 삶을 하느님께 청했고 희망했던 두 사람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복음서에서부터 나와 귓가를 맵돕니다. 자비를 얻고 싶고, 자비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 이들, 그들을 인정해주시는 차분한 주님의 목소리가 따뜻하게 가슴을 어루만지는 하루입니다.


주님의 진심을 아는 것에 항상 앞서가는 우리의 열심과 신앙을 주님의 마지막 모습을 통해 조금 더 깊이 생각해봤으면 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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