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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림 제1주간 - 에파타![김웅열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
작성자박명옥 쪽지 캡슐 작성일2011-12-02 조회수394 추천수0 반대(0) 신고
                                                           
 
 
 
 
 
 

 

          배티 성지 김웅열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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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예수님

 본당 감곡신자분들의 기도로 20여일 동안 미주피정을 마치고 잘 돌아왔습니다.

몹시 피곤하네요.

어제 기도와 찬미의 밤이 이어졌고, 내일이면 피정 때문에 내일 부산으로 떠나서

화요일날 다시 와야하는 굉장히 힘든 매일을 보내고 있지만

신자들의 기도로 잘 치룰거라고 생각됩니다.

 

우리 감곡성당에서는 오래전부터 말을 못하시는 분들을 위한

수화미사가 성당 한쪽에서 늘 진행되고 있습니다.

딴 곳에는 농아미사가 없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한 10명 정도의 농아자들이 이쪽으로 오십니다.

본당신자들은 거의 없고, 1년에 한 두 번 정도 교구에 있는 모든

농아자들이 와서 미사를 드리기도 합니다.

제가 수화를 배워서 저분들과 대화를 좀 하고 싶은데

바쁘다는 핑계로 못하는 것을 늘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 이 자리를 빌어서 좀 전해주세요.

간단한 거라도 좀 배워봐야겠는데.... 제 마음은 이해하시지요?

오늘 순례자들 명단을 보니까 가톨릭 맹인선교회에서 40여분, 저 앞자리에 앉아 계십니다.

 

오늘 복음내용은 특별히 중복장애자들을 고치시는 예수님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수님께서 특별히 애절하게 사랑하시는 장애교우들과 같이

미사를 드리는 것도 은총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몇 년 전에 한국에서는 최초로 농아사제가 나왔습니다.

원래 사제가 되기 위한 조건은 신체가 건강해야 됩니다.

다시 말하면 핸디캡이 있는 사람은 교회법적으로는 사제가 될 수 없지만

그 신부님은 특별히 주교님의 허락해서 키우신 겁니다.

주교님의 보호 하에 외국신학교에 가서 특수교육을 받고

사제서품은 한국에서 받으시고, 지금 농아자들을 위한 특별사목을 하고 계십니다.

 

아직까지는 맹인 사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물론 살면서 병 때문에, 사고 때문에, 후천적으로, 시력을 잃어서 맹인이 된 사제는 있습니다.

그러나 애초부터 사제가 된 사람은 한국에는 없고, 제가 알기로는

외국에 두 분 정도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작고하셨지만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명했던

김기창 화백을 기억하실겁니다.

그분의 딸이 수녀로 살고 계시고, 그 딸의 영향으로

천주교 신자가 되었고 늘 목에는 묵주를 걸고 다니시던 분인데

제가 청주 쪽에 근무할 때 교리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분은 어릴 때 열병으로 귀가 안 들렸고, 귀가 안 들리니까

말을 못했지만 의사소통을 어눌하게 할 정도로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중요한 말은 종이를 가지고 다니면서 글로 써서 의사표시를 했고

말은 받침이 거의 없어서 발음이 잘 안 되지만

그분은 사람의 입술모양을 보고 상대방의 말을 알아듣습니다.

귀는 전혀 안 들리기 때문에 후천적인 노력을 통해서 배운 말을 하려고 무척 애를 쓰셨습니다.

 

우리들은 대부분 말하거나, 보거나, 듣고 있습니다.

공기의 고마움을 못 느끼듯이 말하고, 듣고, 보는 것에 대해서

하루를 살면서 우리는 얼마나 감사를 합니까?

눈이 있으니까 당연히 보는 거고, 귀가 있으니까 들리는거고, 입이 있으니까 말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

 

인간에게 기본적인 축복이 세 가지입니다.

빛의 축복

소리의 축복

말의 축복인데

장애자들은 그 축복을 못 누리고 삽니다.

 

중복장애자들은 더더욱 답답할 겁니다.

여러분들 눈에 안대를 감고 한 시간동안만 길거리를 돌아다녀보십시오.

이리 부딪히고, 저리 부딪히고...아마 죽고 싶은 생각이 들 겁니다.

눈이 안 보이시는 분도 있지만 살면서 시력을 잃은 분도 있으실 겁니다.

그런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눈이 보이지 않아서 처음에는 자살시도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이번에 미국 뉴욕의 한 성당에서 피정을 시키는데 고등학교 3학년 아이가 시력을 잃었습니다.

그 아이의 아버지는 아주 유명한 의사이고, 큰 병원을 두 개나 가지고 있었지만

아무리 아버지가 의사라고 해도 시력을 잃어가는 아들의 눈을 고쳐줄 재간이 없었다고 합니다.

8살부터 자꾸 넘어져서 이상하다 싶어 병원에 갔더니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병, 대부분 사십이 넘어야 그것이 나타나는데

이 아이는 돌연변이로 9살 때부터 시력이 점점 좁아지다가

1년 전에는 엄마와 밥을 같이 먹다가 숟가락을 ‘툭’ 떨어트리면서

“엄마, 나 이제 빛도 안 들어와, 나, 이제 나가서 죽을래!”

아이를 데리고 수도원에 가서 열흘 동안 피정을 하면서 그 아이를 추스렸다고 그래요.

 

지금도 그 아이는 걸을 때마다 이리저리 부딪히고...

그래서 한국에서는 도저히 교육이 될 것 같지가 않아서

아버지가 미국으로 엄마와 아이를 같이 보낸겁니다.

 

저에게 이야기하기를 학교에 가면 교장선생님이

지팡이를 짚고 다니라고 하는데 제 자존심 상, 도저히 못 짚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잘 달랬습니다.

“지팡이를 잡아야 너로 인해 다른 사람이 다치지를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시력을 잃을 수도 있고, 청력을 잃을 수도 있고,

그리고 또 말을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오늘 특별히 귀먹은 반벙어리를 통해서 예수님께서

사람을 얼마나 아름답게 다루시는지 그 모습을 봅니다.

중복장애인을 고쳐주시며 대담하시면서도 섬세한 배려를 하십니다.

통이 큰 사람은 대부분 섬세하지 않습니다.

숲을 보는 사람은 나무를 못 볼 때가 있습니다.

너무 섬세한 사람은 일을 추진시키지 못하거나 숲을 못 볼 때가 있습니다.

 

그러기에 가장 이상적인 인간형은 숲을 보면서도 그 속에 있는

나무하나하나를 보는 섬세함입니다.

예수님이 인간을 다루는 모습을 보면 그분이 얼마나 대범하시면서도 섬세하신가를 알려주고 계십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군중들 사이에 있는 귀먹은 반벙어리를

그 안에서 고쳐주시지 않고 따로 불러내셨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

그 자리에서도 ‘귀 열려라!'

하면 귀가 열리고 입이 열리게 해 주실 수 있는데 사람들 사이에 있는

귀먹은 반벙어리를 따로 불러내셨습니다.

 

왜 따로 불러내셨을까?

여기에 예수님의 자상한 성격이 나옵니다.

이제껏 전혀 안 들리다가 많은 사람들이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는 큰 통증으로 느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 있는 귀머거리를 따로 불러내어

그에게 이 세상 소리에 적응할 시간을 주고 계신 겁니다.

 

예수님의 이런 섬세한 성격을 보면 어떨 때는 기가 찹니다.

고름이 줄줄 흘러내리는 나병환자에게는 예수님은

손을 반드시 상처에 대시고 낫게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손 하나 까딱 안 해도 문둥이보고

‘너, 나아라!’

하셔도 나을텐데 특별히 나병환자의 몸에 손을 일부러 대셨다는 것

그 나병환자는 육신의 병이 문제가 아니라 영적인 병이 더 문제가 되었을 겁니다.

문둥이가 되었다고 마누라도 도망가고, 자식들도 아버지를 버렸습니다.

아무도 자기 몸에 손을 대는 사람이 없었던 겁니다.

정말 버러지만도 못하게 그 몸뚱아리는 저주받은 대상이었겠지요

그러나 예수님은 그 몸에 하느님 당신의 손을 직접 대면서 그를 치유시켜 주셨기 때문에

그 나병환자는 몽뚱아리만 낫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에 영의 치유와 함께 정신적인 치유가 되었던 것이었지요.

 

오늘 예수님께서는 참으로 섬세하고 아름다운 배려를 하고 계십니다.

바로 이런 예수님의 모습을 우리는 닮아야 됩니다.

 

두 번째, 예수님께서는 침을 발라 혀에 대시고 손가락을 귀에 넣으시며

“에파타!”

그 뜻은 ‘열려라!’

 

귀먹은 반벙어리는 바로 우리들입니다.

눈은 뜨고 있지만, 귀를 통해서 모든 소리가 들려오지만 대부분 잡음입니다.

그리고 말을 하고 있지만 하루 종일 우리 입에서 나오는 말은

남을 험담하는 말, 판단하는 말, 비판하는 말, 자기중심적인 말만 나옵니다.

귀먹은 반벙어리는 육신의 반벙어리 만이 아니라 ‘영적인 반벙어리’입니다.

 

시편 81장 10절

‘다만 입을 크게 벌려라, 내가 채워주리라!’

 

많은 이들이 하느님 앞에서도 입을 벌리지 않고, 귀를 열지 않고,

주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외치지 못합니다.

 

우리는 미사때마다 성체께서, 말씀 안에서 나에게 오시면서

‘베드로야, 루시아야, 마리아야, 열려라!’

‘열려라..’ 하는 말은 다른 말로 포기하라는 뜻입니다.

어둠의 문을 열어라

교만의 문을 열어라!

미움의 문을 열어라!

욕심의 문을 열어라!

그리고 마귀로부터 해방되라고 주님의 성체는

‘에파타!’ 하면서

닫혀진 영혼을 열기 위해서 우리에게로 오십니다.

 

귀먹은 반벙어리는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귀가 있어도 하느님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말이 있어도 한평생 어느 누구에게도 하느님을 전한 적이 없고

귀가 있어도 하느님의 아름다운 소리, 하느님의 말씀을 담기보다는

세상 잡음을 담고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영적으로 귀먹은 바보가 아니겠습니까?

 

오늘 주님께서는 사제의 입술을 통해서 여러분들에게 손을 대십니다.

열려라!

닫혀 있는 마음을 열어라!

내가 이 자리에 너를 불러놓기까지 얼마나 많은 기도를 바쳤는지 알거라!

 

잠시 후에 성체의 모습으로 죗덩어리 우리 몸에 들어오시면서

루시아야, 내가 들어간다! 열어라!

네가 행복하지 못한 이유는 아직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나를 온전히 가지고 네 욕심을 포기하거라!

나를 소유하면 세상 것을 소유한 줄 알아라!

나를 늘 첫째 자리에 두거라!

어둠과 교만과 욕심의 문을 열어라!

그것을 가지고 너를 지배하려고 하는 마귀로부터 해방되거라!

 

오늘 주님께서는 우리의 닫혀진 입술과 닫혀진 귀와, 그리고 안 보이는

눈을 밝게 하셔서 하느님을 보고, 천상적인 것을 볼 수 있도록

이 자리에 초대해 주셨음을 믿고

주님의 성체 성혈 기쁘게 축성하도록 합시다.

 

 

 

http://cafe.daum.net/thomas0714 주님의 느티나무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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