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12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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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용현 | 작성일2011-12-03 | 조회수325 | 추천수0 | 반대(0) 신고 |
2011년 12월 3일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 대축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6,15-20 그때에 예수님께서 열한 제자에게 나타나시어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 믿는 이들에게는 이러한 표징들이 따를 것이다. 곧 내 이름으로 마귀들을 쫓아내고 새로운 언어들을 말하며, 손으로 뱀을 집어 들고 독을 마셔도 아무런 해도 입지 않으며, 또 병자들에게 손을 얹으면 병이 나을 것이다.” 주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다음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 제자들은 떠나가서 곳곳에 복음을 선포하였다. 주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일하시면서 표징들이 뒤따르게 하시어, 그들이 전하는 말씀을 확증해 주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 예수님과의 이별 순간. 예수님께서 오실 때도 예기치 않으셨던 것처럼 하늘로 돌아가실 때도 오직 당신만 아는 순간을 정하셨습니다. 고작 40일을 더 사시고 난데 없는 이별 선언을 하십니다. 제자들은 아직 깨닫지 못했는데, 아직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생각조차 못하는데 예수님은 언제오실지 모르는 길을 떠나십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짊어지지도 못할 만큼 엄청난 사명을 안기십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 온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라는 주님의 이야기를 지금의 우리는 모든 신자들의 사명으로 받아들입니다. 신자 한 명을 만들고 교회를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처럼 되어 있는 지금, 이 모든 것의 시작으로 여기는 복음 말씀의 구절입니다. 그런데 복음의 선포란 교회의 성장과는 결과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나 그 내용은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는 복음 선포를 선교로 여기지만, 이것은 복음을 거룩한 책으로만 여기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어차피 하느님을 믿는 것이라고 쉽게 넘길 수 있겠지만 예수님의 사명은 종교가 성립되기도 전, 성당이 세워지기도 전의 이야기입니다. 적어도 복음의 내용을 읽을 때는 너무 앞서서 전교나 선교의 입장으로 바로 연결시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보다는 이 복음 선포의 의미를 잘 헤아려보는 것이 필요할 듯 합니다. 그래야 믿고 세례를 받는다는 말의 의미가 본질을 찾고 그 내용이 풍성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단죄를 받게 될 사람들의 사정 조차 일방적인 잔인함을 피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책으로 복음을 보지만, 복음이라는 책 속의 복음은 하느님이 함께 하신다는 선언입니다. 우리가 종교의 우수성과 탁월한 행복의 미래를 말한다면 복음 속의 복음 선포는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느님에 대한 이야기와 이것을 아는 사람의 삶을 말합니다. 형식이 하나도 정해져 있지 않은 사람이 전하는 복음이란 하느님 그대로이며, 하느님의 사람의 모습이라는 말입니다. 따라서 그 복음 전파자의 이야기를 듣고 믿고 세례를 받는다는 의미는 교리로 형성된 공부의 영역이 아니며 복음을 전하는 사람의 모습이 교과서가 된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가르치되 살지 않는 이가 아니라 살며 자신의 삶을 증언하는 이가 되는 것입니다. 그의 말을 듣고 믿음을 가진다는 것은 함께 계신 하느님을 알고, 하느님의 뜻대로 같은 삶을 살고자 다짐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복음 선포의 결과여야 합니다. 그러므로 믿지 않는 사람이란 전해진 종교에 소속되지 않는 것으로만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믿는 이들에게는 이러한 표징들이 따를 것이다. 곧 내 이름으로 마귀들을 쫓아내고 새로운 언어들을 말하며, 손으로 뱀을 집어 들고 독을 마셔도 아무런 해도 입지 않으며, 또 병자들에게 손을 얹으면 병이 나을 것이다." 믿는 이들에게 나타나는 표징은 대단히 놀라운 것입니다. 그러나 그 하나 하나를 생각해보면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사는 삶 속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볼 수 없는 것들입니다. 마귀들린 이들을 만나야 하고, 한 번도 말을 섞어 보지 못한 이들과 만나야 하며, 뱀의 위협과 독의 위협에 들어선 이들을 구해야 하고, 병자들 곁에 있어야만 이런 일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일들은 우리가 사는 삶들에서는 흔히 일어나는 것들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피하고 싶고 싫어하는 현실들이기도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이루어져야 하는 자리는 위험하지도 않고, 더럽지도 않고, 힘들지도 않은 자리가 아닙니다. 늘 지옥같은 일상에 아무런 해도 위협도 없는 것이 믿는 이들이 얻는 행복이 아니라 바로 그런 자리에서 그 환경을 함께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되는 것이 이런 일들의 현장입니다. 제자들은 결국 세상에 복음을 선포했습니다. 제자들의 복음 선포 현장, 제자들은 좀 더 낳은 삶을 선언하거나 예언하여 사람들을 끌고 다닌 것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그런 처지에 있지도 않았습니다. 제자들은 눈 앞의 사람들에게 그 치열한 삶 속에서도 행복하게 사는 삶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살자고 손을 내밀었고, 그 모든 일에 하느님이 계심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하느님을 알고 사는 사람은 그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을 닮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자리를 피하지도 않습니다. 행복한 삶은 고통이 모두 비켜나고, 어려움이 없으며, 힘든 삶을 모두 잊고 살 수 있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이들에게 복음 선포의 사명이 주어진 것을 기억하는 오늘. 우리는 우리의 삶을 얼마나 사랑하고 그 속에서 주님을 얼마나 기억하는지 그리고 그분을 닮으려 하는지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신자든, 새 신자든 모두 그리스도 그분처럼 지금의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주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다음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 제자들은 떠나가서 곳곳에 복음을 선포하였다. 주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일하시면서 표징들이 뒤따르게 하시어, 그들이 전하는 말씀을 확증해 주셨다. 세상 끝, 모든 곳에서 하느님의 사랑이 드러났으면 좋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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