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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나'와 '내가 원하는 것'의 관계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1-12-03 조회수596 추천수10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2011년 나해 대림 제 2주일 - ‘나’와 ‘내가 원하는 것’의 관계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어떤 크리스천 초등학교에서 있었던 실화입니다.

성탄절이 다가오자 이 학교에서는 성탄 성극에 등장할 배우들을 모집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학교에는 랄프라는 4학년 학생이 있었는데, 다른 누구보다도 연극을 하고 싶어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선천적인 말더듬이었고, 판단력도 보통아이들보다는 뒤지는 장애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선생님은 아이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연극을 시키기로 하였고, 단 한 마디만 하면 되는 여관 주인 역할을 시켰습니다. 요셉과 임신한 마리아가 찾아와 방을 찾으면 세 번, “방 없어요.”라고 대답하기만 하면 되는 역할이었습니다. 물론 단순한 역할이라 연습 때는 잘 했습니다.

성탄절이 되었고 연극이 시작되었습니다. 요셉이 찾아와 문들 두드리자 랄프가 문을 열고 나왔습니다. 요셉이 방을 찾고 있다고 하자, 여관 주인은 또박또박 “방 없어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요셉이, “그럼 큰일이네요, 날도 추운데 제 아내가 언제 아이를 낳을지 모르겠거든요.”라고 감정을 넣어서 말했습니다. 여관 주인은 역시 “방 없어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요셉이 한 번 더, “정말 큰일입니다. 이 추운 겨울에 제 아내가 어디서 아이를 낳을지도 모르겠어요.”라고 말하자, 랄프의 눈에 이슬이 맺혔습니다. 그리고 그는 다시 말을 더듬기 시작했습니다.

“그, 그럼... 제 방으로 들어오세요.”

연극은 순식간에 엉망이 되어버렸지만, 그것을 보고 있던 모든 사람들의 마음은 “그럼, 제 방으로 들어오세요.”라는 한 마디 때문에 숙연해졌고 따듯함으로 가득 찼습니다.

그렇습니다. 내 안에 사랑이신 그리스도를 포함한 이웃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는 내가 나로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랄프는 자신이 자신의 방에서 나왔기 때문에 성가정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렇다면 성가정은 랄프의 방에 들어와서 자신들에게 자리를 내준 랄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랄프는 이미 그 성가정의 마음 안에 있고 그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관계’입니다. 어떤 누구도 서로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관계가 형성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상대를 받아들이려면 필연적으로 자신은 자신에게서 나와야합니다. 이것이 자신을 버리지 않고서는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입니다.

 

하와는 선과 악을 알게 되어 눈이 밝아져 ‘하느님과 같아지려 했기 때문’에 하느님을 잃었습니다. ‘교만’ 때문에 하느님을 자신 밖으로 내쫓아버린 것입니다.

오상의 비오 성인은 “마귀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마귀는 바로 나의 ‘자아’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정말 놀라운 대답입니다. 하느님과 같아지려는 마음이 곧 교만이고 마귀이고 자신의 자아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태어나시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나 자신이 하느님이 되고, 나 자신의 즐거움을 찾고, 나 자신이 세상에서 인정받기를 원하며, 오직 ‘나’만 찾기에, 참 ‘나다’라는 이름을 지니신 하느님을 맞아들일 수 없는 것입니다. 내 안에 ‘나’는 오직 하나만 존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나의 ‘나’를 모시느냐, 혹은 하느님의 ‘나’를 모시느냐 둘 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내 안의 주인을 ‘나’ 자신이 아닌 하느님께 참으로 내어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자비의 예수님을 환시로 보았던 성녀 파우스티나는 수녀원에 들어가기 위해 여기저기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나 아무 곳에서도 그녀를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다만 자비의 성모 수녀 회에 갔을 때 원장 수녀님만은 달랐습니다.

“이 집의 주인님께 가서 자매님을 받아들이시겠느냐고 여쭈어보십시오.”

그녀는 곧바로 성당으로 가서 기도하였고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를 받아들인다. 너는 내 마음 안에 있다.”

원장 수녀님은 “주님께서 당신을 받아주셨나요?”라고 물었고 그녀가 “예”라고 대답하자, 곧 “주님께서 받아 주신다면 나 역시 받아들입니다.” 하며 그녀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녀는 그 곳에서 성녀가 되셨습니다.

다른 수도회 원장 수녀님들은 스스로가 수녀원의 주인이 되어 파우스티나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하였었습니다. 왜냐하면 자기의 집주인은 자신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아’가 하느님뿐만이 아니라 이웃도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마귀’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아기 예수님을 맞아들이기 위해 이제 나의 ‘자아’를 쫓아내야 합니다. 자신의 자아를 쫓아내기 위해서는 자아가 무엇인지부터 먼저 알아야합니다.

사랑을 해 보신 분들은 이런 것을 느껴보셨을 것입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랑하는 사람이 하는 말과 행동을 따라합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이미 내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상대도 내 말투와 표정까지도 따라하고 있습니다. 이는 본인들보다도 주위 사람들이 더 잘 느낍니다. 상대가 나의 거울이라는 생각까지 들게 됩니다. 그렇게 둘이 서로 사랑하고 있는 것이고 둘이 닮아가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즉 ‘나는 내가 사랑하는 것을 받아들이고 내가 그것과 닮아가며 그것이 곧 내가 되어간다.’는 것입니다. 서로의 맘 안에 사랑하는 사람이 살기 때문입니다.

아기의 전부는 엄마입니다. 아기 안에는 엄마가 있고 엄마 안에는 아기가 있습니다. 아기가 빵긋 웃으면 엄마도 웃고 엄마가 웃으면 아기도 웃습니다. 엄마가 아프면 아기도 아프고 아기가 아프면 엄마도 아픕니다.

 

이탈리아의 어떤 도시에 아름다운 얼굴과 우아한 자태, 고상한 표정을 한 그리이스 소녀의 동상이 서 있었습니다. 하루는 한 가난한 시골 소녀가 그 동상을 마주 대하게 되었는데 소녀는 선 채로 그 동상을 빤히 쳐다보다가 집에 돌아가서 세수를 하고 머리를 빗었습니다. 그 다음날 그 소녀는 다시 동상 앞에 서 있다가. 집으로 돌아가서 그녀의 누더기 옷을 수선했습니다. 날마다 소녀는 변화되었고. 모습은 더 우아해졌으며. 얼굴은 더 세련되어 갔습니다. 소녀는 그 유명한 동상에서 풍겨 나오는 아름다움의 영향을 대단히 많이 받게 되었습니다. 소녀의 외모가 변모된 것입니다.

아이들이 자신들의 우상인 아이돌의 사진을 걸어놓고 머리, 의상까지도 따라하며 닮아가려는 마음과 같은 것입니다. 사랑하는 것이 곧 나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내가 원하는 것이 곧 내가 사랑하는 것이고, 내가 사랑하는 것은 내 안에 들어와 나를 그렇게 닮게 만듭니다.’는 것을 알아야합니다.

내가 세상 것, 권력이나 쾌락, 재물 등을 쫓는다면 나는 그런 것들로 가득 차, 권위적 인간, 쾌락에 찌든 인간, 재물에 눈먼 인간이 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누구든지 원하는 것을 받아들이고 받아들인 것이 곧 자신이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리스도만은 원하고 사랑한다면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들어오셔 나도 그리스도를 닮게 됩니다.

 

따라서 ‘자아를 버린다는 의미’는 곧 ‘내 자아가 바라는 것들을 모조리 끊어버린다는 것’입니다. 하느님 외에 바라는 것이 없는 어린이와 같은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곧 ‘가난’입니다. 내 마음을 가난한 마구간으로 만드는 길입니다.

어떤 예술가가 화강암 덩어리로 훌륭한 사자상을 새겼습니다. 사람들이 물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훌륭한 작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까?”

“간단합니다. 내가 생각한 사자의 모습이 아닌 것을 모두 쪼아내면 그만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세례자 요한 자체도 자신이 희망하는 유일한 분외에는 모든 것을 쪼아냈습니다. 교만을 쪼기 위해 겸손하고 육체를 쪼아 극기하며 세상을 떠나 광야에서 살았습니다.

이런 삶이 회개의 삶입니다. 회개란 ‘고쳐서 다시 돌아옴’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새로 태어날 아기 예수님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바라고 있었다면 이제 ‘회개’합시다, 쪼아냅시다. 새로 태어날 아기 예수님 외에 내가 바라고 있는 것이 있다면 빨리 고쳐 되돌아옵시다.

예수님 아닌 다른 것들을 바라는 것은 참다운 내가 아니라 내 안에 있는 악이 그런 것들을 바라고 있는 것입니다. (참조; 로마 7, 20-21)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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