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미사전례] 제대와 백성에게 하는 인사 사제는 십자 성호를 그은 다음 백성을 향하여 팔을 벌리고 세 가지 인사 양식 가운데 하나를 골라 인사한다. 인사 양식은 성경에서 뽑았으며 주님의 현존 또는 주님의 구원 은총을 기원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제1양식은 삼위일체 하느님을 언급하고 있는 사도 바오로의 2코린 13,13의 원문(“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친교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을 그대로 옮겼는데,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수난과 부활을 통하여 내리시는 은총과 그리스도를 통하여 보여주신 하느님의 사랑과 그 은총과 사랑을 이루시는 성령께서 베푸시는 친교의 힘이 여러분 모두와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라는 의미가 있다. 제2양식(“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리시는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은 바오로 사도의 편지 서두(로마 1,7; 1코린 1,2; 2코린 1,2; 갈라 1,3 참조)에 흔히 나오는 초대교회의 전형적인 전례인사이다. 본래 유대인들의 평화 인사인데 여기에 그리스도의 부활이 가져다준 구원의 열매라는 의미를 덧붙여 그리스도교 인사로 발전시켰다. 사도교회는 평화와 은총(또는 구원)을 함께 사용하였다. 제3양식(“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판관 6,12; 룻 2,4; 루카 1,28; 2테살 3,16 참조)은 초세기 이래 가장 널리 사용하는 대표적인 인사로서 현행 미사 통상문에 네 번 사용되고 있다. 세례받은 그리스도인은 주님과 한 몸을 이루고 그분과 함께 살고 있으며 그분과 영원히 함께 사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는다. 이런 인사를 통해 그분과 완전한 일치를 준비하는 것이다. 손을 합장하고 있는 백성은 사제의 인사에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라틴어 원문: Et cum spiritu tuo은 “또한 당신의 영과 함께”라는 뜻)라고 응답한다. 이 영은 사제나 부제가 서품을 받을 때 안수를 통하여 받은 성령을 나타낸다. 교회는 전통적으로 성직자들에게만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라고 인사하였고 그 응답인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도 오직 성직자들에게만 하였다(3세기 히폴리투스, 「사도 전승」 참조). 백성은 서품을 통하여 하느님의 특별한 영을 받은 사제들(주교와 신부)에게 그렇게 인사하지만 부제에게는 “또한 부제의 영과 함께”라고 해야 한다. [2018년 9월 9일 연중 제23주일 전주주보 숲정이 9면, 안봉환 스테파노 신부(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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