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3 토요일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선교의 수호자1506-1552) 축일

1코린9,16-19.22-23 마르16,15-20

자유인

대부분의 성인들이 다 그러하지만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인의 삶 역시 우리에겐 충격이요 도전입니다.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우리의 삶을 자문하게 합니다.

스페인에서 태어난 첫 예수회 회원 중의 한분 이었고

미지의 극동에 복음 선포 차 파견되어 무려 11년 동안 고통과 기도 중에

인도, 실론, 일본에 복음을 전하고

46세에 중국에 복음 선포 차 들어가시던 중 차 병사한

성인의 삶이었습니다.

주님께 온전히 자신을 봉헌한 자유인의 삶이

참 감동적으로 마음에 와 닿습니다.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입니다.

자유로워 사람입니다.

자유로울 때 행복합니다.

자유란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렙니다.

진정 자유로운 사람은 세상에 몇이나 될까요?

평생 화두로 삼아야 할 말입니다.

참 신기하고 고맙게도 오늘 깊이 묵상하던 중

묵상의 뿌리에서 발견한 ‘자유’라는 말이었습니다.

오늘은 ‘자유인’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매일 공평하게 스물 네 시간을 선물 받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스물 네 시간 중

자유로운 시간도 있고 감옥 같이 지내는 시간도 있을 것입니다.

시간은 자유도 되고 감옥도 됩니다.

예전에 읽은 수도회사(修道會史) 책 제목도 잊지 못합니다.

‘더 큰 자유를 위해’라는 제목에,

‘내적 자유의 여정’이란 소제목이 달려 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수도생활뿐 아니라 믿는 이들의 삶 역시 더 큰 자유를 향한 내적여정입니다.

과연 살아갈수록 자유로워지는 선물의 삶입니까?

갈수록 무거워지는 부자유한 짐 같은 삶입니까?

무책임한 방종의 자유가 아닙니다.

무엇으로부터의 자유에 무엇을 향한 자유를 더해야 온전한 자유입니다.

자유롭게 하는 사랑이요 생명을 주는 자유여야 합니다.

고맙게도 사도 바오로가 참 자유가 무엇인지 잘 보여줍니다.

“나는 아무에게도 매이지 않은 자유인이지만,

되도록 많은 사람을 얻으려고 스스로 모든 사람의 종이 되었습니다.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려고,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었습니다.”

참 자유는 이렇게 역설적입니다.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어 살 때,

모두의 종이 되어 살 때 비로소 자유인입니다.

애매하고 추상적인 환상의 자유가 아니라

성령 안에서 주님의 종이 되어 진리를 살 때 자유인입니다.

주님과 이웃을 위해 자기를 비워 무아(無我)가 된 사람,

주님 앞에 온전히 자신을 봉헌하여 주님의 종이 된 자유인입니다.

하여 끊임없이 찬미와 감사의 공동전례기도를 통해 자신을 비움으로

자기로부터 점차 자유로워져가는 주님의 종들인 우리들입니다.

새삼 자유 역시 부단히 자기를 비워

종으로 사는 겸손과 순종의 영적훈련의 열매임을 깨닫습니다.

복음화는 바로 자유화입니다.

세상 모두를 자유롭게 하는 복음화입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 분명히 들어나는 진리입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내 몸담고 있는 오늘 지금 여기가 세상의 중심이요 복음 선포의 장입니다.

인간의 탐욕과 무지, 폭력으로 망가져 가는 피조물들의 신음소리가

곳곳에서 들리는 오늘의 현실입니다.

내 자신 주님의 종으로 자신을 비워 복음화 되어 자유인으로 살 때

저절로 주변의 모든 피조물도 자유로워져 본래의 모습을 회복합니다.

바로 이게 복음화요 복음화는 곧장 자유화로 이어짐을 봅니다.

믿는 이들에게 따르는 온갖 표징들은 바로 자유의 표징들이기도 합니다.

주님의 복음을 믿을수록

복음화 되어 변화되고 치유되어 자유로워지는 사람들입니다.

“제자들은 떠나가서 곳곳에 복음을 선포하였다.

주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일하시면서 표징들이 뒤따르게 하시어,

그들이 전하는 말씀을 확증해 주셨다.”

하느님 오른쪽에 좌정해 계시면서

동시에 제자들인 우리와 함께 일하시면서 표징들이 뒤따르게 하시어

우리가 전하는 말씀을 확증해 주시는

온 누리에 편재(偏在)하시는 주님이십니다.

편재하시는 주님과 함께 할 때 복음화와 자유화요

우리는 생사를 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립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의 종들인 우리를 당신 생명과 자유로 충만케 하시어

복음 선포의 일꾼으로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