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광야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 - 12.04,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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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명준 | 작성일2011-12-04 | 조회수557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2011.12.4 대림 제2주일(인권 주일, 사회 교리 주간) 이사40,1-5.9-11 2베드3,8-14 마르1,1-8 광야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
광야 인생입니다. 인적 없는 외딴 곳만 광야가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자리 모두가 외롭고 쓸쓸한 광야입니다. 이래서 군중 속의 고독이요 도시의 광야라는 말도 회자됩니다.
우리는 오늘 지금 여기 내 삶의 자리 광야에서
밖에만 광야가 아니라 우리 마음 또한 광야입니다. 내적광야의 마음입니다.
우리의 필생 과제입니다. 오늘의 강론 주제는 ‘광야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가 되겠습니다.
첫째, 주님의 백성을 위로하는 것입니다.
정작 필요한 것은 충고와 조언보다는 위로와 격려의 사랑입니다.
위안(慰安), 위문(慰問), 위무(慰撫), 자위(自慰), 위령(慰靈) 이란 말들 이런 ‘위(慰)의 사람들’이 가슴 따뜻한 사람들입니다.
서로 간의 위로가 격려가 살 힘과 의욕을 줍니다. ‘위로하여라. 위로하여라. 나의 백성을.’ 이사야서를 통한 위로자 성령이자 위로의 하느님이요 위로를 갈망하는 사람들입니다. 본기도 역시 ‘모든 위로의 샘이신 아버지 하느님’으로 시작됩니다. 참 좋으신 위로의 하느님이요 어느 때 보다 위로에 갈급한 사람들입니다.
위로의 눈 빛, 위로의 말, 위로의 글, 위로의 표정, 위로의 몸짓 등 위로를 목말라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고달프게 살아가는 이웃에게 하여 많은 이들이 하느님의 위로를 찾아 끊임없이 수도원에 옵니다. 이런 하느님의 위로를 체험할 때 우리 역시 이웃을 위로할 수 있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께서는 찬미 받으시기를 빕니다. 그분은 인자하신 아버지이시며 모든 위로의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환난을 겪을 때 마다 위로해 주시어, 우리도 그분에게서 받은 위로로,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고난이 우리에게 넘치듯이
주님은 미사를 통해 끊임없는 하느님의 위로를 받는 우리들이요, 이 위로가 이웃을 위로할 수 있게 하고 때로는 하느님을, 또 내 자신을 위로할 수 있게 합니다.
둘째, 주님의 길을 닦는 것입니다.
애당초 사람은 누구나 길을 찾는 구도자요 길을 닦는 수도자입니다. 은총의 광야의 대림시기 하느님 향해 이 주님의 길을 닦는 시기입니다.
우리 하느님을 위하여 사막에 길을 곧게 내어라.”
바로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내 주님의 길 내가 닦아야지 누가 대신 내 주님의 길을 닦아주지 못합니다. 눈만 열리면 지금 여기로 부터 하느님 향해 나 있는 길, 주님의 길입니다. 새 길을 닦는 게 아니라
주님의 길을 닦는데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매일 일과표 궤도의 길 따라,
외적질서에 상응하는 내적 질서요 외적 전례주기 궤도의 길에 충실할 때 하느님 향한 내적 마음의 길도 점차 곧아지고 평탄해지고 넓어집니다. 이사야 예언이 그대로 실현됩니다.
거친 곳은 평야가 되고 험한 곳은 평야가 되리라. 이에 주님의 영광이 드러나리니 모든 사람이 다 함께 그것을 보리라.”
교만은 겸손으로, 이런 내적혁명에 저절로 따르는 외적혁명에 외적 환경의 변화입니다.
세례자 요한처럼 겸손하고 단순 소박한 삶의 자세로 내 마음 주님의 길 위에 태양처럼 떠오르는 주님의 영광입니다.
한 주간 닦아갈 내 주님의 길을 내다보는 영적휴식의 관상시간입니다.
셋째, 주님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은 ‘기다림의 사람들’입니다. 주님의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예전에 써놓은 ‘기다림’이란 시를 나눕니다. -나무로 서서 기다리가가/바위로 앉아 가다리다가 길 되어 누어 기다리는 이 마음/주님, 당신은 아시는지요? -
마치 하늘 은총을 기다리며 기도하는 모습 같습니다. 아니 말 없는 세상 피조물 모두가
주님께는 하루가 천년 같고 천 년이 하루 같습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위하여 참고 기다리십니다. 아무도 멸망하지 않고 모두 회개하시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오늘 지금 여기 하루를 일생처럼 살아갑니다. 주님의 날은 도둑처럼 올 것입니다.
거룩하고 신심 깊은 생활을 하면서 그 날을 앞당겨 살아갑니다. 말 그대로 의로움이 깃든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며 살아갑니다.
이 비전이, 희망이 평범한 일상을 역동적 비범한 일상으로 바꿉니다. 언젠가 그 날이 아닌 지금 여기서 새 하늘, 새 땅을 앞당겨 살게 합니다.
그러니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이런 새 하늘과 새 땅의 주님 성탄을 기다리는 만큼 티 없고 흠 없는 사람으로
주님의 길을 닦으며 오시는 주님을 마중 나가는 광야의 대림시기입니다. 서로 위로하고, 주님을 기다리며, 주님의 길을 닦아갈 때 이 주님의 길이 광야인생을 빛과 생명, 기쁨과 희망으로 출렁이게 합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시온아, 높은 산으로 올라가라. 기쁜 소식을 전하는 예루살렘아, 너의 목소리를 한껏 높여라. 두려워말고 소리를 높여라. …보라, 주 하느님께서 권능을 떨치며 오신다.”
권능을 떨치시며 우리에게 오십니다.
우리 모두 시온처럼, 예루살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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