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인권주일과 사회교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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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지요하 | 작성일2011-12-05 | 조회수365 | 추천수0 | 반대(0) 신고 |
지요하와
함께 보는 믿음살이 풍경 (48) 인권주일과 사회교리 대림 제2주일은 우리 한국교회의 ‘인권주일’입니다. ‘광주민주화운동’ 이듬해, ‘5공’이라 부르는 군부독재정권이 들어서던 1981년에 제정되었으니, 올해는 30번째가 됩니다. 젊은 시절 인권주일 무렵에는 마음이 절로 뜨겁고 비장해지곤 했던 그 질감이 지금도 내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과거 본당 신부님의 배려로 인권주일 강론을 두 번인가 했던 기억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그 시절에는 인권에 대한 교회의 관심과 열의가 지금보다 더 분명했고, 그것은 우리 한국교회의 ‘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했지요. 지금은 온 교회가 ‘평온’을 구가하고 있습니다. 교회의 양적 팽창과 외형의 다채로움은 눈이 부실 정도입니다. 교회공동체마다 활력과 윤기가 넘쳐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평화롭고 은총이 가득한 시기에, 한국주교회의는 올해 추계정기총회에서 ‘사회교리 주간’을 제정하였습니다. 올해의 인권주일부터 한 주간을 ‘사회교리 주간’으로 설정하고 신자들에 대한 사회교리 교육을 강화하기로 한 것이지요. 왜 태평성대를 구가하는 시기에 역설적으로 ‘사회교리 주간’이 제정되고 신자 전반에 사회교리 교육을 강화하기로 한 것일까요? 그러나 신자들 대부분은 그런 의문조차 가져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생소한 사회교리에는 관심도 없고, 사회교리와 접촉할 수 있는 방편도 확실하지 않으니(어느 모로는 차단이 되어 있으니), 주교회의에서 인지한 ‘사회교리 주간’ 제정의 필요성—신자들의 태평성대 관성은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변함이 없을 듯싶습니다. ‘대전주보’에 3년 동안 글을 써오면서 사회교리와 근접할 수 있는 내용을 담지 않으려고 의도적으로 애를 썼습니다. 그러던 차에 최근 석 달 동안 ‘대전주보’에 연재된 전의성당 주임 박상병 루도비꼬 신부님의 사회교리에 관한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사회교리의 핵심 사항들을 포괄적으로 세밀하게 설명하는 그 글들을 읽으면서 고마운 마음 한량없었습니다. 주교회의가 ‘사회교리 주간’을 제정해야 할 정도로 어떤 심각성이 내재되어 있는 오늘의 교회현상 속에서 우리 교회가 신자들에게 사회교리 교육을 앞장서서 실행하는 모습으로도 보여 신자로서의 자부심도 챙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신자들이 그 글을 얼마나 유심히 읽고 가슴에 새겼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피부로 느껴지는 반응들도 별로 없는 듯싶습니다. 박상병 신부님의 사회교리에 관한 글이 연재되는 동안 미사 후 성당 입구에 어지럽게 쌓이는 주보들을 바라보는 심정은 더욱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요하(소설가‧태안성당) *천주교 대전교구 <대전주보> 2011년 12월 4일(대림 제2주일/인권주일) 제2113호 | 4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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