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찬 신부와 함께하는 수요묵상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28“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29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30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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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은 단 세절 뿐인 짧은 내용입니다. 그것도 가운데 절인 29절은 예 또는 비유를 들고 있는 것인 만큼 사고의 집중을 요하는 곳은 28절과 30절 두 절입니다. 이 복음을 가지고 기도할 땐 묵상 형태를 취해야 하겠습니다. 말씀하시는 내용의 의미를 깊게 알아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복음의 내용은 바리사이들이 예수님께서 마귀 우두머리인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를 쫓아낸다고 떠드는 것에 대한 예수님의 항변 중 일부입니다. 따라서 묵상할 때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한 구절 한 구절의 의미들을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먼저 하느님의 영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이고, 만약 그렇다면 이미 하느님 나라가 우리에게 와 있는 것이라는 말씀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을 깊게 해봐야 하겠습니다. 또한 하느님 나라와 마귀와 예수님의 관계가 어떻게 놓여 있는지 알아들어야 하겠습니다. 사실 이런 문제에 대한 이해 여부는 바로 구체적인 우리 신앙생활 또는 영적 여정과 직결되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띱니다. 도대체 하느님 나라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또 그와 관련하여 마귀의 존재 또는 활동을 어떻게 알아듣는지 여하에 따라 세상을 이해하고 인간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각이 달라짐으로써 자연히 우리의 행동도 달라지겠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는 예수님과 함께하지 않는 이는 예수님을 반대하는 사람이고, 예수님과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이는 흩어 버리는 사람이라는 말씀의 의미도 깊게 알아들어야 하겠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예수님을 어떤 분으로 알아듣고 있는지에 대해 깊게 성찰해봐야 하겠습니다. 예수님에 대한 이해가 바로 자신에 대한 이해 또는 인간에 대한 이해와 직결되며 자신의 삶의 태도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유시찬 신부(예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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