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11일 대림 제3주일(자선주일)
He said:
“I am the voice of one crying out in the desert,
‘make straight the way of the Lord,’
as Isaiah the prophet said.”
(Jn.1.23)
제1독서 이사야 61,1-2ㄱ.10-11
제2독서 1테살 5,16-24
복음 요한 1,6-8.19-28
요즘도 만나는 초등학교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 중의 한 명은 약속 시간에 맞춰서 온 적이 없습니다. 항상 30분 이상을 늦었고, 그때마다 약속 시간에 늦은 다양한 핑계를 이야기했습니다. 전철이 오지 않아서 늦었다는 핑계, 회의가 늦게 끝났다는 핑계, 오는 길에 공사 중인 곳을 지나게 되어 늦었다는 핑계 등등을 말합니다. 그래서 아예 만나는 시간을 뒤로 미루어 보았지요. 하지만 미루어도 약속 시간에는 항상 늦었습니다. 한두 번은 눈감아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계속 반복되다보니 이 친구와 약속하는 것이 항상 불안합니다. 이 친구에게 중요한 일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저 역시도 귀한 시간을 포기하고 그 자리에 함께 한 것이니까요.
이 친구를 떠올리면서 저 역시 자주 약속을 어겼음을 반성하게 됩니다. 바로 주님과 하는 약속이지요. 특히 고해성사를 통해 이제까지의 안일하고 부정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살겠다는 약속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작심삼일도 못 지킬 때가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주님께서도 귀한 시간을 쪼개어 우리의 약속을 들어주신 것인데 말입니다.
이렇게 주님과의 약속을 계속 어긴다면 어떨까요? 저와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고 친구와 약속을 더 이상 잡지 않으려던 제 모습처럼, 주님께서도 약속을 어기는 우리의 약속을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항상 약속을 지키셨습니다. 늘 최선을 다해 사랑으로 다가오셨으며, 늘 최선을 다해 우리를 지켜주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내가 말했던 약속을 주님께 얼마나 지키고 있었을까요? 특히 주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을 얼마나 실천하고 있으며, 주님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 내 이웃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오늘은 대림 제3주일로 교회에서는 ‘자선주일’이라고 말합니다. 우리에게 엄청난 사랑을 주신 주님을 기억하면서 우리 역시 사랑의 나눔을 실천하는 주일인 것입니다. 이 사랑의 실천은 바로 우리의 약속이며, 우리가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최대한으로 낮추어야 합니다. 마치 오늘 복음에 나오는 세례자 요한이 주님을 드러내기 위해 스스로를 낮추는 삶을 사셨던 것처럼, 우리 역시 자신을 낮춘 자리에서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 모습이 바로 주님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며, 주님을 진정으로 따르는 신앙인의 참된 모습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우리가 될 때,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도 바오로께서 원하셨던 것처럼, 언제나 기뻐하고 끊임없이 기도하며 모든 일에 감사하는 삶을 간직할 수 있을 것입니다.
행복이란 본래 후회나 망설임 없이 한 방향을 향해서 온 마음을 다해 정진하는 상태다(윌리엄 쉘던).
십일조
초등학생때. 복사단 소풍 사진. 이찬우 신부님의 젊은 모습?
여자 셋이 남편이야기를 합니다.
첫 번째 여자: “내 남편은 우리 집의 대장이에요. 단 한 푼이라도 남편이 허락해야 쓴답니다.”
두 번째 여자: “나는 남편을 왕처럼 모셔요. 집안의 모든 돈은 남편을 위해서 쓴답니다.”
세 번째 여자: “나는 남편을 하느님처럼 모셔요. 그래서 수입의 90%는 나를 위해 쓰고, 나머지 10%는 남편을 위해 쓴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남편을 하느님처럼 모시는 것 같습니까? 그런데 실제 우리는 하느님을 어떻게 모실까요? 10%라도 하느님을 위해 쓰고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