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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림의 기쁨 - 12.11,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12-11 조회수381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1.12.11 대림 제2주일(자선 주일)

 

이사61,1-2ㄱ.10-11 1테살5,16-24 요한1,6-8.19-28

 

 

 

 



대림의 기쁨

 

 

 

 


배 밭 주변 곳곳에 쌓아놓은 배나무 가지들을 보셨는지요.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전지를 통해

불필요한 가지들을 과감히 잘라내
새롭게 꼴 잡은 배나무들입니다.


주님 탄생을 기다리는 대림시기 역시 ‘삶의 전지’를 통해

단순 소박한 본질적 삶으로 새롭게 꼴 잡아 가는 은총의 시기입니다.


달력의 시간과 봄, 여름, 가을, 계절의 자연의 시간,

그리고 전례의 시간이라는 3중(三重)의 시간 안에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달력의 시간이 ‘혼(soul)의 시간’이라면

자연의 시간은 ‘몸(body)의 시간’이요

전례의 시간은 ‘영(spirit)의 시간’입니다.

 


전례의 영의 시간이 우리를 하느님의 거룩한 시간과 공간 안에 살게 합니다.

은총의 대림시기입니다.

거룩한 대림의 기쁨이 우리의 삶을, 몸과 마음을 깨끗하고 거룩하게 하고

치유의 구원을 누리게 합니다.

 


대림 3주 영롱하게 빛나는 세 개의 촛불이

주님 오실 날이 임박했음을 알려줍니다.


3개의 영롱하게 빛나는 대림 촛불 그대로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 하느님을,

믿음, 희망, 사랑의 신망애 향주 삼덕을,

기쁨, 기도, 감사의 삶을 상징합니다.

 

온통 우리 마음을 대림의 기쁨과 설렘으로 출렁이게 합니다.


어떻게 하면 성탄의 주님을 잘 맞이할 수 있을까요?

맙게도 사도 바오로가 그 방법을 알려줍니다.

 

 

 

 



첫째,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의 기쁨입니다.

살아있음이 기쁨입니다.

기쁘게 살아야 함은 우리의 의무요 권리입니다.

 

기쁘게 살아야 영육의 건강입니다.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

기쁨의 웃음 중에 물밀듯이 들어오는 온갖 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뻐해야 하느님의 축복입니다.

우울과 슬픔은 하느님께 대한 모독입니다.

주님은 기쁨의 샘입니다.

 


고맙게도 우리 안에 계신 주님으로부터 끊임없이 솟아나는 기쁨입니다.

몰라서 슬픔이지 알면 기쁨입니다.

삶의 기쁨의 축제에 초대 받은 우리들입니다.

 


주님은 끊임없이

당신의 영을 우리 위에 내려 주시어 우리를 자유롭게 하십니다.

가난한 우리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시고,

마음 부서진 우리를 싸매어 주시고,

죄에 사로잡힌 우리를 해방시켜 주시며,

탐욕에 갇힌 우리를 석방해 주시어

참으로 우리를 자유롭게 하셨는데 어찌 기뻐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의 은총이 아닙니까?

이 자유로움에서 샘솟는 기쁨입니다.

이사야의 기쁨에 흥겨운 고백은

그대로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시기 우리의 고백이기도 합니다.

 

“나는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고

내 영혼은 나의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리니,

신랑이 관을 쓰듯, 신부가 패물을 단장하듯,

그분께서 나에게 구원의 옷을 입히시고,

의로움의 겉옷을 둘러주셨기 때문이다.”

 

주님 안에서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우리들은

흡사 영적 신랑들 같고 영적 신부들 같습니다.


주님 주신 구원의 옷을 입고, 의로움의 겉옷을 두르고

기쁨 가득한 마음으로 대림 3주일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들입니다.

 

 

 

 



둘째,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살아있음이 기도입니다.

기도해야 삽니다.

살기위해서, 영혼이 살기위해서, 잘 살기 위해서 기도는 필수입니다.

 

앞으로는 기도하는 사람만 살아남을 것입니다.

 

세상 곳곳에 널려있는 유혹에 빠지지 않는 길도,

악에서 구함 받는 길도 끊임없는 기도뿐입니다.

 


대부분의 불행들은 하느님을 찾지 않아, 기도하지 않아 자초하는 화입니다.

 

기도할 때 성령의 불도 꺼지지 않습니다.

예언도 업신여기지 않습니다. 모든 것을 분별하여,

좋은 것은 간직하고 악한 것은 저절로 멀리하게 됩니다.


1년간 병마와의 투병 중 살아난 어느 교수의 고백입니다.

 

“네덜란드 유학 시절에 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상인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어부들이 청어를 잡아서 산채로 가져오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데

청어란 놈은 스트레스를 잘 받아서 잡히면 금방 죽어버린다고 한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잡아놓은 청어들 사이에

새끼 상어를 한 마리 풀어놓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러면 청어는 상어를 피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죽어라고 도망을 다니게 되는데

그 결과 어부는 살아있는 청어를 팔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 1년, 나는 바로 그 청어처럼 살았다.

그래서 살아남았다.”

 

우리 영성생활에도 참 도움이 되는 일화입니다.


뒤쫓는 상어로부터 잡혀 먹히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죽도록 달아나는 청어와 같은 사람들도 세상에는 꽤 많을 것입니다.

 


죄란 상어, 유혹이란 상어, 죽음이란 상어, 악마란 상어, 병이란 상어,

탐욕이란 상어,…그러고 보니 곳곳에 우리의 생명을 노리는 상어들입니다.

 


이렇다면 도대체 불안하고 두려워 살 수 없습니다.

이래서 무수한 사람들이 겪는 정신질환입니다.

산다는 것은 끊임없이 도망가는 것인데,

살기위해서 사는 것인데 이 건 너무 소극적이요 기쁨도 여유도 없습니다.

 


이런 상황을 역전시키는 단 하나의 방법은

끊임없는 기도로 하느님을 찾는 것뿐입니다.


악마로부터 도망치는 삶에서 


하느님을 찾는 삶으로의 적극적 삶의 전환입니다.

 


하느님을 찾아 부지런히 노력할 때

세상 악을 상징하는 상어들도 더 이상 뒤쫓지 못합니다.


한가함은 영혼의 원수입니다.

하느님을 찾아 끊임없이 기도하지 않는 나태한 영혼들은

세상 악마라는 상어에 밥이 될 것입니다.

 

 

 

 



셋째,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살아있음이 감사입니다.

감사는 믿음과 겸손의 기초입니다.

감사하여 비로소 사람입니다.

 

감사를 잃어가는 세태입니다.


매사 감사하기로 하면 끝이 없고 또 불만하기로 하면 끝이 없습니다.

불만에서 감사로 눈길을 돌릴 때 행복입니다.

 

온통 감사할 일들로 가득한 삶임을 깨닫습니다.


감사할 줄 모르면 사람이 아닙니다.

기쁨과 감사는 영적 삶의 진정한 표지입니다.

 

세례자 요한만이 아니라 우리 역시 빛을 증언하러 이 세상에 왔습니다.


빛이신 주님을 증언하여 우리를 통해 모든 사람이 믿게 하려는 것입니다.

감사보다 도 좋은 증언의 삶도 없습니다.

 

감사하는 삶을 통해 환히 드러나는 주님의 현존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당신은 누구요?”에 대한 세례자 요한의 답은

바로 우리의 신원이기도 합니다.

 

“나는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대로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하여라.’하고 외치는 이의 소리다.”

 


우리 역시 세상 광야에서

말이 아닌 ‘감사의 삶’으로 외치는 광야의 소리입니다.

 

광야의 삶에서 감사함으로 주님의 길을 곧게 닦는 수도자(修道者)들입니다.

 


감사할 때 저절로 겸손입니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는

세례자 요한 겸손의 고백 역시

그 뿌리는 하느님께 대한 감사임을 깨닫습니다.

 


감사할 때 저절로 찬미의 응답입니다.

땅이 새순을 돋아나게 하고 정원이 싹을 솟아나게 하듯,

주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들 앞에 의로움과 찬미가 솟아나게 하십니다.

 


마음 깊이에서는 누구나 수도자요 찬미의 사람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에서 끈임 없이 솟아나는 의로움과 찬미의 삶이요 기도입니다.

 

 

 

 


주님은 대림 제 3주일을 맞이하여

우리에게 참 좋은 삶의 처방을 주셨습니다.

 


그러니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

 


이 거룩한 대림 3주일 미사를 통해

평화의 하느님께서 친히 여러분을 완전히 거룩하게 해 주시기 빕니다.

 


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탄절에 오실 때까지의 대림기간,

아니 여러분의 온 생애에,

하느님께서 여러분의 영(spirit)과 혼(soul)과 몸(body)을

온전하고 흠 없이 지켜 주시기를 빕니다.

 


여러분을 부르시는 분은 성실하신 분이십니다.

그러니 그렇게 해 주실 것입니다.

 


"힘을 내어라,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우리 하느님이 오시어, 우리를 구원하시리라.(이사35,4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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