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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1219
작성자김용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12-19 조회수305 추천수1 반대(0) 신고
2011년 12월 19일 대림 제4주간 월요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5-25

유다 임금 헤로데 시대에 아비야 조에 속한 사제로서 즈카르야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아내는 아론의 자손으로서 이름은 엘리사벳이었다. 이 둘은 하느님 앞에서 의로운 이들로, 주님의 모든 계명과 규정에 따라 흠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아이가 없었다. 엘리사벳이 아이를 못 낳는 여자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둘 다 나이가 많았다.

즈카르야가 자기 조 차례가 되어 하느님 앞에서 사제 직무를 수행할 때의 일이다. 사제직의 관례에 따라 제비를 뽑았는데, 그가 주님의 성소에 들어가 분향하기로 결정되었다. 그가 분향하는 동안에 밖에서는 온 백성의 무리가 기도하고 있었다.

그때에 주님의 천사가 즈카르야에게 나타나 분향 제단 오른쪽에 섰다. 즈카르야는 그 모습을 보고 놀라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천사가 그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즈카르야야. 너의 청원이 받아들여졌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터이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 너도 기뻐하고 즐거워할 터이지만 많은 이가 그의 출생을 기뻐할 것이다. 그가 주님 앞에서 큰 인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포도주도 독주도 마시지 않고 어머니 태중에서부터 성령으로 가득 찰 것이다.

그리고 이스라엘 자손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을 그들의 하느님이신 주님께 돌아오게 할 것이다. 그는 또 엘리야의 영과 힘을 지니고 그분보다 먼저 와서, 부모의 마음을 자녀에게 돌리고, 순종하지 않는 자들은 의인들의 생각을 받아들이게 하여, 백성이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게 할 것이다.”

즈카르야가 천사에게, “제가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저는 늙은이고 제 아내도 나이가 많습니다.” 하고 말하자, 천사가 그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하느님을 모시는 가브리엘인데, 너에게 이야기하여 이 기쁜 소식을 전하라고 파견되었다. 보라, 때가 되면 이루어질 내 말을 믿지 않았으니, 이 일이 일어나는 날까지 너는 벙어리가 되어 말을 못하게 될 것이다.”

한편 즈카르야를 기다리던 백성은 그가 성소 안에서 너무 지체하므로 이상하게 여겼다. 그런데 그가 밖으로 나와서 말도 하지 못하자, 사람들은 그가 성소 안에서 어떤 환시를 보았음을 알게 되었다. 그는 사람들에게 몸짓만 할 뿐 줄곧 벙어리로 지냈다.  그러다가 봉직 기간이 차자 집으로 돌아갔다.

그 뒤에 그의 아내 엘리사벳이 잉태하였다. 엘리사벳은 다섯 달 동안 숨어 지내며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사람들 사이에서 겪어야 했던 치욕을 없애 주시려고 주님께서 굽어보시어 나에게 이 일을 해 주셨구나.”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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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때가 되면 이루어질 내 말을 믿지 않았으니, 이 일이 일어나는 날까지 너는 벙어리가 되어 말을 못하게 될 것이다."



같은 듯 다른 이야기가 이틀 연속으로 이어집니다. 예수님과 세례자 요한의 이야기가 예수님 탄생의 배경에 항상 등장하듯 어제는 성모님이 예수님을 잉태하신 과정을 보여주더니 오늘은 세례자 요한의 부모가 세례자 요한을 잉태하게 된 배경이 소개됩니다.

이 두 이야기는 많은 부분 닮아있습니다. 천사의 인사로 시작되는 부분부터 하느님이 하실 일에 대한 선언, 그럼에도 사람으로서 그 뜻을 담기에 부족함에 대한 증언으로 이어지는 내용은 등장 인물만 바꾼 듯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두 이야기의 내용은 이렇듯 유사하지만 그 이야기의 배경과 그 결과는 전혀 다릅니다. 세례자 요한의 부모는 나자렛의 어린 소녀였던 마리아와는 전혀 다른 사람들이었습니다.



유다 임금 헤로데 시대에 아비야 조에 속한 사제로서 즈카르야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아내는 아론의 자손으로서 이름은 엘리사벳이었다. 이 둘은 하느님 앞에서 의로운 이들로, 주님의 모든 계명과 규정에 따라 흠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아이가 없었다. 엘리사벳이 아이를 못 낳는 여자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둘 다 나이가 많았다.



하느님 앞에 의인이었고 율법에 있어서도 나무랄데없는 삶을 살았던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나이가 많은 이들이었다는 것은 어느새 백성들에게는 삶의 본보기가 되었던 위치의 사람들이었음을 말합니다. 또한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엘리사벳을 즈카르야가 함께 살고 있었음은 그들이 인간적인 한계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거룩한 가정의 사람들이었음을 보여줍니다.

하느님의 뜻에 가깝고, 그 일도 하느님 성전에서 일하는 즈카르야는 신앙의 기준으로서는 최고의 사람으로 보입니다. 가정에서건 사회에서건 말입니다. 그런 그가 하느님께 가장 가까이 다가갔을 때, 그에게 하느님의 천사가 나타납니다.




즈카르야가 자기 조 차례가 되어 하느님 앞에서 사제 직무를 수행할 때의 일이다. 사제직의 관례에 따라 제비를 뽑았는데, 그가 주님의 성소에 들어가 분향하기로 결정되었다. 그가 분향하는 동안에 밖에서는 온 백성의 무리가 기도하고 있었다.

그때에 주님의 천사가 즈카르야에게 나타나 분향 제단 오른쪽에 섰다. 즈카르야는 그 모습을 보고 놀라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천사가 그에게 말하였다.



일평생을 하느님을 위해 살아온 사람과 하느님과의 만남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 천사는 인사하며 그에게 일어날 아주 중요한 일들을 이야기합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즈카르야야. 너의 청원이 받아들여졌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터이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 너도 기뻐하고 즐거워할 터이지만 많은 이가 그의 출생을 기뻐할 것이다. 그가 주님 앞에서 큰 인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포도주도 독주도 마시지 않고 어머니 태중에서부터 성령으로 가득 찰 것이다.

그리고 이스라엘 자손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을 그들의 하느님이신 주님께 돌아오게 할 것이다. 그는 또 엘리야의 영과 힘을 지니고 그분보다 먼저 와서, 부모의 마음을 자녀에게 돌리고, 순종하지 않는 자들은 의인들의 생각을 받아들이게 하여, 백성이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게 할 것이다."



우리가 모두 아는 세례자 요한의 탄생 소식입니다. 가장 훌륭한 부모에게 가장 충실한 하느님의 종이 탄생하리라는 천사의 선언은 성모님께 전해진 예수님에 대한 천사의 증언과 닮아있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은 요한의 위치와 사명을 정확히 이야기해줍니다.

그런데 천사의 이야기에 즈카르야는 성모님이 주저했듯 자신의 처지를 고백합니다.



즈카르야가 천사에게, “제가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저는 늙은이고 제 아내도 나이가 많습니다.” 하고 말하자, 



성모님의 물음과 별 반 달라보이지 않습니다. 성모님은 남자를 알지 못하는 처지임을 고백했고, 즈카르야는 늙고 아이를 낳지 못하는 아내에 대해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성모님께 천사는 하느님은 안되는 일이 없으시다는 말로 안심시킨 반면 즈카르야에게는 그의 말에 대한 무서운 답이 내려집니다.



천사가 그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하느님을 모시는 가브리엘인데, 너에게 이야기하여 이 기쁜 소식을 전하라고 파견되었다. 보라, 때가 되면 이루어질 내 말을 믿지 않았으니, 이 일이 일어나는 날까지 너는 벙어리가 되어 말을 못하게 될 것이다.”




하느님의 일이 일어나는 것을 벙어리가 되어 목격만 하게 된다는 것은 아주 무서운 징벌입니다. 그것을 하느님의 일을 믿지 않아서 생긴 일이라 천사처럼 간단히 요약해서 말하기엔 부족함이 있습니다. 그리고 왜 성모님과 달랐는가를 풀어내는데 마땅한 답을 찾기도 힘듭니다. 성모님은 그냥 궁금했다고 즈카르야는 믿지 못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즈카르야가 누군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우선 그는 이스라엘 사람들 중에 가장 의인의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이었습니다. 한 평생을 하느님을 위해 살았고 하느님의 뜻을 지켰으며 하느님께 가장 중요한 자신의 후사에 대한 바람까지 가지고 있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정작 하느님의 천사가 하느님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나타나 그가 그토록 원하던 일이 이루어지리라 이야기하는데도 그는 알아듣지 못하고 증거를 찾았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주님의 오심을 들었던 마리아와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후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 즈카르야는 입장이 전혀 달랐습니다. 또한 아직 세상에 대해서도 눈을 뜨지 못했던 마리아와 인생의 거의 모든 굴곡을 다 겪으며 살았던 노인이 된 즈카르야가 하느님 앞에 선 모습 또한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하느님의 소식, 그것도 자신이 바라던 소식 앞에 내민 반응은 "믿지 않았다"는 천사의 이야기를 설명해주고 있는 셈입니다. 나이 많은, 그리고 임신이 불가능했던 아내 엘리사벳의 임신은 그 자체로 기적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사람이었음에도 눈 앞에 벌어진 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가 살면서 쌓아온 의인으로서의 삶은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큰 뉴스거리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이 하실 커다란 일을 기대하게 하고 준비하게 만드는 작용을 했습니다. 하느님은 즈카르야의 모습에도 당신의 일을 멈추지 않으셨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즈카르야는 자신의 눈으로 하느님의 틀림없는 일을 확인하고 그것을 증언할 때까지 말 없이 그 모든 것을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편 즈카르야를 기다리던 백성은 그가 성소 안에서 너무 지체하므로 이상하게 여겼다. 그런데 그가 밖으로 나와서 말도 하지 못하자, 사람들은 그가 성소 안에서 어떤 환시를 보았음을 알게 되었다. 그는 사람들에게 몸짓만 할 뿐 줄곧 벙어리로 지냈다.  그러다가 봉직 기간이 차자 집으로 돌아갔다.

그 뒤에 그의 아내 엘리사벳이 잉태하였다. 엘리사벳은 다섯 달 동안 숨어 지내며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사람들 사이에서 겪어야 했던 치욕을 없애 주시려고 주님께서 굽어보시어 나에게 이 일을 해 주셨구나.”




그의 아내 엘리사벳의 환호성은 천사의 알림을 그들이 얼마나 바랬는지를 보여줍니다. 이후 태어날 아이는 하느님이 이루신 기적의 아이로 자라고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자랍니다. 그리고 광야에서 하느님이 오심을 증언한 위대한 예언자가 됩니다. 


그러나 정작 하느님 앞에서 믿음의 모습을 보이지 못한 이 아이의 아버지의 모습은 훗날 이 대단한 예언자의 모습에서 다시 한 번 발견되기도 합니다. 그토록 전했던 그리스도를 만나고서 그분이 맞는지 확인해야 했던 예언자의 모습은 그의 아버지가 하느님 앞에서 보였던 모습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만듭니다.


같은 듯 전혀 다른 두 사람의 탄생은 이렇듯 시작부터 다른 모습으로 우리 앞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은 우리의 모습과 반응에 따라 하느님의 뜻이 달라지는 일은 없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사랑을 저버리지 않으십니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그렇게 주님을 찾던 우리가 그 주님 앞에서 꿀먹은 벙어리 마냥 그분의 일을 쳐다보기만 하는 처지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것 뿐입니다. 우리가 아는 주님, 그분을 잘 알아볼 수 있도록, 그분의 일을 우리가 정말 바라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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