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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빈자(貧者:아나윔anawim)의 영성 - 12.22,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12-22 조회수467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1.12.22 대림 제4주간 목요일 사무1,24-28 루카1,46-56

 

 

 

 




빈자(貧者:아나윔anawim)의 영성

 

 

 

 



어제 수도원을 성탄 인사 차 방문한

어느 충실한 수녀님께 드린 덕담에 수녀님도 기뻐했고 저도 기뻤습니다.

 


“수녀님은 이름 자체가 브랜드입니다.”

 


요즘 이름 자체가 믿음의 브랜드인 사람들을 만나면

저절로 나오는 덕담입니다.


하는 사람도 좋고 듣는 사람도 좋은 진정성 가득 담긴 덕담입니다.

 


오늘 말씀의 주인공인 마리아와 한나 역시

이름 자체가 주님의 브랜드입니다.


두 분 공히 빈자의 영성을 대변합니다.


오늘은 성경의 가난한 사람들, 즉 아나윔의 영성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하느님 없이 아무 것도 아닌, 하느님이 모두가 된 사람들이 아나윔입니다.

 


온전히 하느님께 희망을, 믿음을, 사랑을 둔 사람들입니다.

하느님께 모든 것을 건 사람들입니다.

자기를 비워 하느님으로 가득 채운 텅 빈 충만의 사람들입니다.

가난하나 실상 하느님으로 가득한 부요한 이들입니다.


마치 모든 욕망의 나뭇잎들 다 떠나보낸 겨울나무 같은 사람들입니다.

가난한 겨울나무 같으나 실상 푸른 하늘, 빛나는 별들로 가득한

부요한 겨울나무 같은 사람들입니다.


다음 시편은 그대로 아나윔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당신을 향하여 두 손을 펴들고, 내 영혼 마른 땅처럼 당신 그리나이다.”

 

“당신의 은총을 어서 입게 하옵소서. 당신께 의지하는 이 몸이오이다.”

 

“어디로 가야할 길 내게 알려주소서. 내 영혼 당신을 향하여 있나이다.”

 


우리 수도자들은, 아니 믿는 모든 이들이 이런 아나윔의 후예입니다.


대부분의 시편들은 아나윔이 노래들입니다.


매일 이런 가난한 아나윔이 되어

시편 성무일도를 바치는 우리 수도승들입니다.

 


가난은 인간의 본질입니다.

깊이 들여다보면 다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이 걸 몰라 무지의 교만이요 이 걸 알면 겸손입니다.

 

이런 실상을 모르기에 착각하여

마치 부자라도 된 듯이 교만하게 처신합니다.


예수님 역시 아나윔의 영성을 살았던 분입니다.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는

그대로 최소한의 필수적인 것을 청하는 아나윔의 본질적인 기도입니다.


주님은 산상수훈에서 아나윔들에게 참 행복을 선언하십니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온통 하느님께 희망을, 믿음을 둔 가난한 이들에게

하늘나라의 축복을 선언하시는 주님이십니다.


이런 가난이 바로 겸손이자 순수요,

이런 텅 빈 마음에 가득 한 하느님의 축복이요

여기서 샘솟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입니다.

 


오늘 복음의 마리아의 감사-찬미 기도는 그대로 아나윔의 감사가입니다.


초대 교회 가난한 이들이 불렀던 감사가요

우리 역시 매일 아나윔이 되어

저녁기도 때마다 성모님과 함께 바치는 기도입니다.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 역시 아나윔의 전형입니다.

실로에 있는 주님의 집에 가서

자기의 분신과도 같은 자기의 모두인 사무엘을 주님께 봉헌합니다.


그리고 여기 텅 빈 충만 에서 솟아나오는 한나의 감사가가

바로 오늘 미사 중 화답송입니다.

 


마리아와 한나는 진정 아나윔의 모델이요 찬미와 감사의 어머니입니다.


한나와 같은 아나윔이 교회의 보물입니다.


한나가 주님의 집을 찾아 사무엘을 봉헌했듯이

오늘날도 무수한 아나윔의 한나들이 주님의 집인 성당과 수도원을 찾아

기도로, 사랑으로, 물질로 자신을 봉헌합니다.

 


저는 이런 아나윔의 어머니들을 참 많이 만납니다.


진정 주님의 브랜드가, 믿음의 브랜드가 된 분들입니다.

 


주님은 매일 미사 중 감사와 찬미로 자기를 봉헌해 가난해진 우리를

당신 은총으로 가득 채워 주시어 텅 빈 충만의 행복을 살게 하십니다.

 


날마다 주님의 말씀과 성체를 먹고 살아가는 가난하나 행복한 우리들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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