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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람으로 태어난 행복 - 12.25,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12-25 조회수341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1.12.25 주일 예수 성탄 대축일 낮 미사

 

이사52,7-10 히브1,1-6 요한1,1-18

 

 

 

 




사람으로 태어난 행복

 

 

 

 



사람으로 태어난 행복을 만끽하는 예수 성탄 대축일입니다.

 

예수 성탄 대축일이자 동시에

세례성사로 새로 태어나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들의 탄일이기도 합니다.


우리 인간의 존엄과 품위를 새롭게 확인하는 날입니다.

다음 시편 말씀은 구원자 예수님을 지칭하는 동시에 우리를 지칭합니다.

주님 성탄을 맞이하여 감개무량하게 떠오르는 말씀입니다.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십니까?

 

신들보다 조금만 못하게 만드시고

 

영광과 존귀의 관을 씌워 주셨습니다.

 

당신 손의 작품들을 다스리게 하시고

 

만물을 그의 발아래 두셨습니다.”(시편8,5-7)

 


이처럼 존엄과 품위의 사람이요

바로 예수 성탄의 은총으로 회복되는 우리의 존엄과 품위입니다.

 


“너는 내 아들, 내가 오늘 낳았노라”

“나는 그의 아버지가 되고 그는 나의 아들이 될 것이다.”(히브1,5)

 


하느님께서 천사들 가운데 그 누구에게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까?

바로 오늘 탄생하신 예수님과 더불어

새롭게 탄생한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인간의 신비와 정체가 환히 밝혀진 은총 가득한 주님 성탄 대축일입니다.

 

어제 복음이

‘아래로부터의 그리스도론(Christology from below)’을 말한다면

오늘 복음은

‘위로부터의 그리스도론(Christology from above)’을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신비는 바로 말씀이신 그리스도의 신비요

이어 하느님의 신비로 직결됨을 봅니다.

 


다음 세 구절 말씀을 중심으로 예수 성탄의 의미를 나눕니다.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 빛이 세상에 왔다(요한1,9).

 


말씀은 빛입니다.

바로 그리스도의 빛, 하느님의 빛입니다.

이 빛이 참 빛입니다.

 


세상의 거짓 빛에 현혹되지 말아야 합니다.

그분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습니다.

그 빛이 어둠 속을 비치고 있지만 어둠은 그를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빛을 추구하지만 어둠을 향하는 인간이요

많은 이들이 무지의 어둠 속에 살아갑니다.


바로 이런 우리들에게 참 빛으로 세상에 오신 말씀이신 그리스도입니다.


말씀은 바로 생명의 빛이요

이 생명의 빛이 우리의 무지의 어둠을 환히 밝히고 영혼을 살립니다.

 


모든 것이 말씀이신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고

그분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드님을 상속자로 삼으셨을 뿐만 아니라,

그분을 통하여 온 세상을 만드셨습니다.


무지의 어둠을 밝히는 생명의 참 빛은 말씀이신 그리스도의 빛뿐입니다.

 


말씀이신 그리스도께서

바로 오늘 우리 가난한 마음의 구유 안에 태어나셨습니다.


말씀의 참 빛이, 생명의 빛이 우리 존재를 환히 밝힙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요한1,14ㄱ).

 


인간의 본질이 말씀입니다.

애당초 고귀한 품위의 인간 존재임을 깨닫습니다.

빵만으로 사는 게 아니라 말씀으로 삽니다.


육신의 병, 육신의 불구, 육신의 영양실조보다 더 무서운 게

영혼의 병, 영혼의 불구, 영혼의 영양실조입니다.

 


밥 먹듯이 말씀을 먹어야 영혼의 건강이요 참 사람이 됩니다.


말씀은 바로 인간의 본질이기 때문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신 말씀 자체이신 그리스도는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희망이요 위로요 목표입니다.


말씀이신 아드님은 하느님의 영광의 광채이시며 하느님 본질의 모상으로서,

만물을 당신의 강력한 말씀으로 지탱하십니다.

온 세상 만물이 이렇게 지탱되는 것은 주님의 강력한 말씀 덕분입니다.

말씀의 힘, 말씀의 은혜입니다.

 


공부중의 공부가 참 사람이 되는 말씀공부임을 절감합니다.

진정한 힘은 말씀에서 옵니다.

말씀의 힘은 바로 하느님의 힘이며 말씀을 부단히 육화시켜나갈 때

증대되는 내적 힘에 충만한 생명입니다.


비로소 하느님 모상으로서의 참 나의 실현인 그리스도입니다.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신 아버지의 외아드님으로서

지니신 영광을 보았다(요한1,14ㄷ).

 


그분의 영광은 은총과 진리 안에서 환히 드러납니다.

말씀이 바로 은총과 진리입니다.

우리 또한 그분 덕분에 이런 영광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 그분의 충만함에서 은총에 은총을 받았습니다.

 


율법은 모세를 통하여 주어졌지만

은총과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주어집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 중 그리스도의 말씀과 성체를 통해

부단히 공급되는 주님의 은총과 진리입니다.


은총과 진리가 충만한 삶 중에 환히 빛나는 하느님의 영광이요

우리 모두 이런 삶으로 불림 받고 있습니다.

 


진정한 영적 성장 역시 은총과 진리의 충만함 정도로 식별할 수 있습니다.

아무도 하느님을 본 적이 없습니다.

아버지와 가까우신 외아드님, 하느님이신 그분께서 알려주셨습니다.

우리는 탄생하신 그분을 통해서

은총과 진리로 빛나는 하느님의 영광을 봅니다.


믿는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주님의 말씀과 성체를 모신 우리를 통해 환히 빛나는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사람 얼굴을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얼굴입니다.

 

 

 

 


어제 밤 미사 중 환희에 빛나던 교우들의 얼굴이 꽃보다 아름다웠습니다.

 

특히 성탄 밤 미사에 참석한 다정한 부부들의 모습이

참 아름답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산전수전 삶을 통해 서로 닮은 은총으로 빛나는 얼굴들이었습니다.

한 형제는 성가를 부르는 도중 물끄러미 사랑 가득한 눈길로

부인을 바라보는 것이 순간 제 눈에 포착됐습니다.


상대방의 얼굴에 비친 자기 얼굴을 바라보는 듯,

참 만족하고 행복한 표정이었습니다.


바로 말씀의 빛, 은총과 진리의 빛으로 충만한 모습이었습니다.


오늘 이사야의 말씀이 그대로 연상되었습니다.

은총과 진리가 충만한 삶 자체보다 더 좋은 복음 선포도 없습니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제 삶의 자리에서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의 저 얼굴!

평화를 선포하고 기쁜 소식을 전하며 구원을 선포하는구나.”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우리의 구원자 주 그리스도 예수님 탄생하셨습니다.


우리 모두 다 함께 기뻐하며 환성을 올립시다.

땅 끝들이 모두 우리 하느님의 구원을 보고 있습니다.


다음 화답송 후렴을 흥겹게 마음속으로 부르면서

이 거룩한 미사를 봉헌합시다.

 



“땅 끝마다 우리 주의 구원을 모두가 우러러 보았도다.”(이사52,10).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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