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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11-12-26
조회수
876
추천수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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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12월 26일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When they hand you over,
do not worry about how you are to speakor what you are to say.
You will be given at that moment what you are to say.
For it will not be you who speak
but the Spirit of your Father speaking through you.
(Mt.10.19-20)
제1독서 사도행전 6,8-10; 7,54-59
복음 마태오 10,17-22
며칠 전 저는 감기몸살로 무척이나 앓았습니다. 사실 그동안 운동을 충실하게 했었기 때문에 감기 따위는 제게 오지 않을 것이라는 교만한 마음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난 연말 계속된 강의, 성탄 판공, 방송출연, 예비신학생 입시 준비, 서품식 준비 등으로 바쁘게 지내다 보니 감기 몸살을 얻게 되었네요. 온 몸을 누가 몽둥이로 때리는 것 같고, 춥고, 또 머리가 아파서 견디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저를 더욱 더 힘들게 했던 것은 막힌 코였습니다. 코로 숨 쉰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지요.
사실 평소에는 내가 숨 쉬고 있다는 것 자체를 기억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누가 “지금부터 10분 동안 숨을 쉬어야지.”라고 생각하고 숨을 쉽니까? 아니면 “지금 10번 내쉬고, 10번 들이마셔야지.”라면서 숨을 쉬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웁니까? 아닙니다. 숨을 쉬는 행동은 나도 모르게 나를 위해 내 몸이 하고 있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며 놀라운 기적인 것입니다.
나의 몸만을 봐도 우리는 주님의 사랑이 가득 담긴 기적을 충분히 체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기준은 늘 세상에 있습니다. 많은 재물을 얻어야, 높은 자리에 올라가야 기적이라는 말을 합니다. 병원에서도 고치기 힘들다는 말을 들은 환자가 완치되어야 기적이라고 말할 수 있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야지만 기적이고, 반대로 남이 원하는 것을 얻으면 시기심이 발동해서 왜 하느님은 차별을 하시냐고 원망을 합니다.
이렇게 내 기준이 세상에 있으면 절대로 기적을 체험할 수 없습니다. 나의 기준이 오로지 주님께 맞추어 있는 사람만이 기적을 체험할 수 있으며, 기적을 통해 큰 기쁨과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나의 기준이 주님께 맞추어 있는 사람은 곧 믿음이 강한 사람입니다. 어떠한 순간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 이러한 사람만이 세상의 어떤 고통과 시련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주님을 향해 나아가며 날마다 기적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들은 그러한 한 사람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바로 우리 교회의 첫 번째 순교자인 성 스테파노 부제입니다. 유다인들의 거짓 진술로 돌에 맞아 순교하는 그 순간에도 성인은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라면서 주님만을 바라보았고 주님께 철저히 의탁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스테파노의 이름 뜻처럼 하늘의 왕관, 면류관을 차지하는 놀라운 기적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에게도 자주 고통과 시련이 찾아옵니다. 그 순간 내 자신은 과연 주님과 함께 하고 있었는지를 반성해야 합니다. 혹시 불평불만으로 주님을 더욱 더 멀리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아니면 스테파노 성인처럼 주님께 더욱 더 매달릴 수 있는 기회로 삼았던지요? 기적을 체험하고 싶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 기적의 체험은 주님께 향한 마음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사랑은 두 사람이 마주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다(쌩텍쥐페리).
날마다 일어나는 기적
안니발레 카라치, 성 스테파노의 순교
김홍신 선생님의 ‘인생사용설명서’라는 책의 내용을 인용하여 봅니다.
코를 꼭 잡고 입을 열지 않은 채 얼마쯤 숨을 쉬지 않을 수 있는지 참아보십시오. 30초를 넘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숨을 쉬지 않고 참아보면 그제야 비로소 내가 숨 쉬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숨을 쉬려고 노력했습니까?
훗날 병원에 입원해서 산소 호흡기를 끼고 숨을 쉴 때야 비로소 숨 쉬는 게 참으로 행복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이미 행복을 놓친 것입니다. 뛰는 맥박을 손가락 끝으로 느껴보십시오. 심장의 박동으로 온몸 구석구석 실핏줄 끝까지 피가 돌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날마다 무수히 신비롭게 박동하고 있는 심장을 고마워했습니까?
우리는 날마다 기적을 일구고 있습니다.
심장이 멈추지 않고 숨이 끊기지 않는 기적을 매일매일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아침에 눈을 뜨면 벌떡 일어나지 말고 20초 정도만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고 읊조리듯 말하십시오.
첫째, 오늘도 살아있게 해주어 고맙습니다.
둘째, 오늘 하루도 즐겁게 웃으며 건강하게 살겠습니다.
셋째, 오늘 하루 남을 기쁘게 하고 세상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겠습니다.
그렇게 서너 달만 해보면 자신이 놀랍도록 긍정적으로 변했음을 발견할 것입니다. 물론 말로만 하면 자신에게 거짓말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가능하면 말한 대로 실행하십시오. 그러면 잔병치레도 하지 않게 됩니다. 아픈 곳에 손을 대고 읊조리면 쉽게 낫거나 통증이 약해지기도 합니다.
당신은 1년 후에 살아 있을 수 있습니까? 1년 후에 우리 모두 살아있다면 그것이 바로 기적입니다. 그러나 반드시 살아있어야 합니다. 살던 대로 대충, 그냥 그렇게 사는 것이 아니라 잘 웃고, 재미있게, 건강하게, 행복하게, 신나게, 세상에 보탬이 되는 사람으로 살아있어야 합니다.
지금의 자신을 면밀히 살펴보십시오. 내 육신을 학대하지는 않았는가, 마음을 들쑤시지는 않았는가 돌아보아야 합니다. 몸이 원하는 것 이상의 음식을 먹는 것도 학대이며, 몸이 요구하는 편안함을 거부하는 것도 학대이고,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지 않는 것도 학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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