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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인생에서 가장 뜨거웠던 3년
작성자지요하 쪽지 캡슐 작성일2011-12-26 조회수619 추천수2 반대(0) 신고
지요하와
함께 보는
믿음살이 풍경 





                             내 인생에서 가장 뜨거웠던 3년





<대전주보> 고정 지면에 2009년 7월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으니 햇수로 3년이 흘렀습니다. 지난 3년 동안 내게 각별한 일들이 있었습니다. 어느덧 저녁 해를 바라보는 시절이지만, 내 인생을 통틀어 어쩌면 가장 뜨겁고 의미 있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천주교 대전교구 <대전주보> 4면 / 4만부를 발행하는 천주교 대전교구 <대전주보> 제5면과 4면에 지난 3년 동안 '지요하와 함께 보는 믿음살이 풍경'이라는 고정 지면이 유지되었다.  
ⓒ 지요하 - 대전주보

2008년 봄 태안 앞바다 원유유출사고와 관련하여 큰 병고를 치른 이후 성치 못한 몸으로 문규현 전종훈 신부님과 수경 스님의 ‘오체투지 순례기도’에 여러 반 참여하였습니다. ‘용산참사’ 이후 참사 현장에서 매일 저녁 미사가 거행될 때는 수없이 서울을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2009년 6월 86세이신 모친의 말기 폐암과 임파선 암 진단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난생 처음 ‘식이요법’이라는 것을 시행하게 되었고, 암세포 전이와 확장에 의해 노친의 엉덩이뼈가 골절되어 일어서지도 못하는 상태가 된 뒤로는 갖가지 ‘대체의학’ 방법을 다 동원하였습니다.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과 수원 아주대학교를 수없이 왕래했고, 6개월 동안은 집 근처 요양병원을 하루 세 번씩 다녔습니다.

그리하여 노친을 다시 걷게 만들고 퇴원시켜 드린 후로는, 노친 스스로 식사를 챙겨 드실 수 있게 된 것을 하느님께 감사하며 4대강을 지키기 위한 일념으로 자주 먼 길 출타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2010년 11월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생명‧평화‧인권’을 위한 ‘월요 시국기도회(여의도 거리미사)’가 열리기 시작한 후로는 매주 월요일 오후에는 만사제폐하고 서울을 갔습니다. 올해 11월 21일까지 1년을 꼬박 매주 월요일 서울을 갔고, 11월 7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 동안은 단식기도를 하시는 신부님들께 힘을 보태드리려는 뜻으로 당뇨환자인 나도 저녁을 굶으며 매일 서울을 다녔습니다.

이렇게 시간 쓰고 돈 쓰고 고생을 하면서 하느님께 무한히 감사했습니다. 내게 뜨거운 신앙심과 열정, ‘용산미사’와 ‘여의도 거리미사’에 가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심성, 그 현장과 길거리에서 예수님을 만날 수 있는 은총을 베푸신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오늘의 현실상황 속에서 성당 안에 편안히 앉아 기도만 하는 것이 부끄럽고 죄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길 위의 예수님과 함께 하고자 했고, 길 위에서 고난을 겪으시며 내게 위로를 베푸시는 예수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시간 속에서 3년 동안 ‘대전주보’에도 열심히 글을 썼고, <향수>라는 장편소설도 출간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제 글을 관심과 애정으로 읽어주신 형제자매님들께 감사드리며, 주님성탄과 2012년 새해를 기쁨과 희망 속에서 맞으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3년 동안 제게 지면을 베풀어주신 교구청 홍보국 신부님들과 직원 여러분, 그리고 제 글을 맑고 고운 목소리로 녹음을 해주신 ‘귀로 듣는 대전주보’의 자매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천주교 대전교구 <대전주보> 2011년 12월 25일(주님성탄대축일) 제2117호 |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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