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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 28일 수요일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12-28 조회수758 추천수15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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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8일 수요일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마태오 2장 13-18절


 

“그때에 헤로데는 박사들에게 속은 것을 알고 크게 화를 내었다. 그리고 사람들을 보내어, 박사들에게서 정확히 알아낸 시간을 기준으로, 베들레헴과 그 온 일대에 사는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여 버렸다.”

 

<자동차 멈추기>

 

 

    암흑의 세월, 행동하는 신앙인으로 유명했던 독일의 본 회퍼 목사님을 떠올려봅니다. 그는 전쟁이 터지자마자 공개적으로 나치에 대한 저항의 깃발을 높이 올렸습니다. 그의 논리는 너무나 간단한 것이었습니다.

 

    “만일 어떤 미친 사람이 자동차를 몰고 대로를 질주하고 있는데, 나는 성직자로서 그 미친 사람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의 장례식이나 치러주고, 그 가족들을 위로하는 것으로 만족할 것인가? 더 많은 무고한 희생자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어떻게 해서든 자동차 안으로 뛰어들어 미친 사람으로부터 핸들을 빼앗아 버려야 하지 않겠는가?”

 

    그는 거대한 범국가적, 조직적 불의 앞에 침묵하지 않았고, 단 한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으며, 정면으로 맞서다 결국 죽임을 당했습니다.

 

    인간이란 존재, 태생적으로 불완전한 존재입니다. 왜곡된 사고방식, 그릇된 가치관, 그로 인한 극단적 행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러나 때로 그 결과가 너무나 참담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 한 나라의 지도자가 그러할 때 폐해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말도 안 되는 이데올로기로 사람들을 현혹시킵니다. 그로 인해 사람들은 혼돈상태에 빠집니다. 사람들을 집단으로 죽음의 골짜기로 내몹니다. 때로 페스트나 콜레라보다 더 무섭습니다. 히틀러가 그랬습니다. 네로 황제가 그랬습니다.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우리나라 역사 안에서 쉽게 그런 사람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 한 사람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었습니까? 그 한 사람의 그릇된 생각, 치명적인 실수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었습니까?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헤로데 역시 마찬가지 인물이었습니다. 그의 행동을 한번 보십시오. 얼마나 즉흥적이고, 또 얼마나 포악한지, 얼마나 앞뒤 생각 않고 행동하는지 깜짝 놀랄 지경입니다.

 

    그는 동방박사들에게 속은 것에 머리끝까지 화가 났습니다. 머리 뚜껑이 활짝 열리다보니 이성을 잃었습니다. 그리고는 정말 해서는 안 될 명령을 내렸습니다. 베들레헴과 그 온 일대에 사는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이는 일이었습니다.

 

    당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얼마나 황당했겠습니까? 갑자기 들이닥친 군인들은 이유도 묻지 않습니다. 말도 필요 없습니다. 다짜고짜 애지중지, 금지옥엽, 키우고 있는 사내아이들을 부모가 보는 앞에서 무참히 학살했습니다.

 

    갑작스럽게 생떼 같은 자식을 잃어버린 부모들의 통곡소리가 하늘에 닿을 지경이었습니다. 참으로 놀랄 일이며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었습니다.

 

    물론 자비하신 하느님께서 무고하게 학살당한 그 어린 아이들의 영혼을 당신 사랑의 품 안에 거두시어 큰 위로를 주실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하느님께서는 죄 없이 죽어간 아기 순교 사건을 통해 우리에게 또 다른 무엇인가를 원하시리라 믿습니다.

 

    개념 없는 지도자, 정신 나간 리더들의 돌발행동으로 인해 무고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미리 움직이는 것, 불의 앞에 침묵하지 않는 것,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니는 것, 참 정의, 참 진리의 길을 따라 움직이는 신앙인이 되는 것을 원하시지 않을까요?

 

    뿐만 아니라 더 요구되는 행동이 있습니다. 희생당한 사람들에게 봉사하기, 희생자들을 치료하기, 통제불능인 자동차를 멈추게 만들기...

 

    “이 무서운 시절의 소란이 끝나면

    우리에게

    확신의 시절을 주십시오.

    이 기나긴 어둠속의 방황이 끝나면,

    우리로 하여금

    밝은 햇빛 아래로 걷게 하십시오.

    거짓의 굽은 길이 끝나면,

    우리에게

    당신 말씀의 길을 열어주십시오.

    그리고 당신께서 우리의 범죄를 씻어주실 때까지

    우리로 하여금

    끝까지 견디게 하여주십시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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