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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1229
작성자김용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12-29 조회수311 추천수1 반대(0) 신고
2011년 12월 29일 성탄 팔일 축제 내 제5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22-35

모세의 율법에 따라 정결례를 거행할 날이 되자, 예수님의 부모는 아기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올라가 주님께 바쳤다. 주님의 율법에 “태를 열고 나온 사내아이는 모두 주님께 봉헌해야 한다.”고 기록된 대로 한 것이다. 그들은 또한 주님의 율법에서 “산비둘기 한 쌍이나 어린 집비둘기 두 마리를” 바치라고 명령한 대로 제물을 바쳤다.

그런데 예루살렘에 시메온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의롭고 독실하며 이스라엘이 위로받을 때를 기다리는 이였는데, 성령께서 그 위에 머물러 계셨다. 성령께서는 그에게 주님의 그리스도를 뵙기 전에는 죽지 않으리라고 알려 주셨다.

그가 성령에 이끌려 성전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아기에 관한 율법의 관례를 준수하려고 부모가 아기 예수님을 데리고 들어오자, 그는 아기를 두 팔에 받아 안고 이렇게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아기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기를 두고 하는 이 말에 놀라워하였다. 시메온은 그들을 축복하고 나서 아기 어머니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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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인생의 마지막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늙었다"는 말로 평가 절하되곤 하지만 실제는 사람으로서의 일생을 완성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숱한 인생의 경험들과 고민들을 넘어 그 속에 쌓여진 오랜 경륜이 쌓인 모습은 모든 이들에게 사람의 인생이라고 하는 모든 과정을 이해하게 하는 자리에 서 있게 됩니다.

시메온이라는 사람은 그런 사람 중에서도 특별히 세상을 모범적으로 살아온 인생이며 굳은 희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예루살렘에 시메온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의롭고 독실하며 이스라엘이 위로받을 때를 기다리는 이였는데, 성령께서 그 위에 머물러 계셨다. 성령께서는 그에게 주님의 그리스도를 뵙기 전에는 죽지 않으리라고 알려 주셨다.



그런 그가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난 아이를 만납니다. 인생이 시작되었다고 말하기에도 부족한 아이, 성전에 바치고서야 그제야 이스라엘의 새 생명으로 하느님 앞에서 인정되려는 이 아이를 시메온이 만납니다. 시작과 마침이 만난 자리이며 출발선의 첫 걸음과 반환점을 돌아 결승점 앞에 선 마지막 걸음이 엇갈리는 순간입니다.


그런데 인생의 마지막을 앞둔 이가 품었던 희망이 이제 출발하는 이 생명에게서 발견됩니다. 하늘로 들어 높여진 이 아이를 보며 거룩한 노인이 내뱉는 이야기에 주목합니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아직은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말조차 하질 못합니다. 그러나 시메온은 자신 인생의 마지막 소원을 이룬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아이에게서 구원을 이야기합니다. 시작조차 볼 수 없는 구원이지만 이 노인에게는 이미 이루어진 구원으로 느껴집니다.


성탄을 이야기하는 우리이지만 여전히 우리의 성탄은 아주 작은 아이의 모습 속에서만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는 우리가 이야기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그 화려하고 대단한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그 아이에게서 희망을 이미 완성된 듯 느끼는 이 노인의 태도는 우리가 가슴에 새겨볼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구원이란 말을 많이 사용하는 우리들이지만 실제 우리는 눈 앞에 나타난 현실과 결과에 따라서만 깨닫고 알아듣는다 말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구원은 우리가 작은 아이의 맑고 순수한 영혼 앞에서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여전히 그것이 인생에 가장 중요한 가치라는 것을 기억하고 추구할 수 있을 때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일이 쉽지 않음을 노인은 고백합니다. 그리고 그 순하고 여리고 착하고 사랑스런 삶이 세상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 하는지 가슴 아프도록 정확하게 이야기합니다.



시메온은 그들을 축복하고 나서 아기 어머니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



모든 인생의 가치를 아는 이 노인이 전해주는 예수님에 대한 예언은 예수 그리스도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한 증언이기도 하고 우리의 인생을 먼저 살아간 한 사람이 우리에게 하느님의 가치가 어떤 위치에 서 있는지를 알려주는 인생의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성탄에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축하하며 인사합니다. 그 인사 속에 아기 예수님에게서 보이는 변하지 않는 사랑의 가치로 서로를 다시 시작하게 하는 힘이 느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우리도 시메온 처럼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이 아이의 눈망울을 보며 하느님의 변하지 않는 사랑을 확인하고 남겨진 세상에 안도하는 기쁨의 사람으로 인생을 마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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