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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2-01-02 조회수873 추천수1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2년 1월 2일 성 대 바실리오와 성 그레고리오 주교 학자 기념일




“I am the voice of one    
crying out in the desert,
‘Make straight the way of the Lord,’
as Isaiah the prophet said.”
(Jn.1.23)


제1독서 1요한 2,22-28
복음 요한 1,19-28

몇 년 전, 아무 데나 여기 아닌 딴 곳에서 멍청하게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차에 마침 저에게 쉴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생겼습니다. 저는 쉬는 여행을 하자고 집을 나섰지요. 사실 그 장소는 전에도 몇 번 가본 적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행선지는 어디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집을 떠나면 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곳에서 아무 생각 없이 푹 쉬고 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집을 떠나 보니, 쉬고 싶어 어디를 간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것을 깨닫게 되더군요. 이 세상에 내 집처럼 편한 쉼터가 어디 있겠습니까? 집을 나오니 온갖 불편한 것 천지입니다. 옷도 부족하고, 내가 사용했던 물건들도 없고, 잘 때마다 사용했던 제 베개가 얼마나 내게 편안함을 주었는지도 비로소 알게 됩니다.

쉬기에 가장 최적의 장소는 바로 나의 방이었습니다. 가장 쉬기 좋은 장소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를 깨닫지 못했던 어리석음에 피식 웃어봅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가장 큰 사랑으로 편안한 쉼을 주시는 주님께 제대로 의탁하지 못했던 많은 시간들도 반성하게 됩니다. 내 곁에 이렇게 가장 좋은 것이 있었음에도 알아보지 못했던 어리석음. 그 어리석음으로 인해 주님의 사랑도 깨닫지 못했던 것입니다.

사실 그 깨달음을 아주 어렸을 때 이미 느꼈던 적이 있었습니다. 성당 옆에 꽤 커다란 교회가 하나 있었는데, 이 교회는 성당과는 달리 맛있는 간식을 항상 주었습니다. 배고플 때였기 때문에 부모님 몰래 이 교회를 몇 번 다녔지요. 그러나 믿음 때문에 다니는 것이 아니어서 그런지 항상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즉, 제가 쉴 장소가 아니었던 것이지요. 간식을 잘 주지는 않지만 편안함을 주었던 곳, 성당만이 제 쉼의 장소였고 행복을 주는 곳이었습니다.

주님 안에서만이 편안함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이를 많은 성인 성녀들이 우리들에게 보여주고 있지요.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세례자 요한을 보세요. 그는 사실 부유한 집안의 외아들로 태어났습니다. 더군다나 광야에 살면서 많은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도 있었습니다. 그가 말하는 힘 있는 말씀과 금욕적인 삶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에 충분한 매력이 있었지요. 그러나 그는 이 모든 것을 자신을 위해 쓰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낼 수 있도록, 자기 뒤에 오실 주님을 준비하는데 최선을 다하는데 쓰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하셨을까요? 바로 주님 안에서만이 진정한 쉼과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아셨기 때문입니다.

지금 여러분은 어디에서 이 쉼과 행복을 찾고 계십니까? 그 쉼과 행복을 주님 안에서 발견해 보십시오. 절대 후회하시지 않을 것입니다.

 
 

지혜 다음에는 용기가 우리의 행복을 위해 비상하게 만드는 요소다(쇼펜하우어).




쓰레기

주님을 철저히 준비한 세례자 요한
 

2011년 12월 31일. 마지막 날, 방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혼자 쓰는 자그마한 방, 그런데 이 방 안에 이렇게 쓰레기들이 많은지 몰랐습니다. 그때그때 버렸어야 하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늘어난 쓰레기의 양들. 그것들을 정리해서 버리는 것도 큰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미리미리 쓰레기들을 버리면서 살았다면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텐데 라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어쩌면 내 마음 안에는 더 많은 쓰레기 영혼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항상 깨끗한 마음으로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일하지 뭐.’ ‘나중에 해도 괜찮아.’ 식의 안일한 마음으로 내 마음 안에 쓰레기를 쌓아두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이 모든 것을 버리기가 또 얼마나 힘듭니까?

특히 내 마음 안에 쓰레기를 쌓아두지 말아야 합니다. 깨끗이 잘 정리된 곳에서 더 집중도 잘 할 수 있듯이, 깨끗한 내 마음 안에서 주님을 더욱 더 잘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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