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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5일 야곱의 우물- 요한1,43-51 묵상/ 첫 만남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2-01-05 조회수423 추천수4 반대(0) 신고
첫 만남

43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에 가기로 작정하셨다. 그때에 필립보를 만나시자 그에게 “나를 따라라.” 하고 이르셨다. 44필립보는 안드레아와 베드로의 고향인 벳사이다 출신이었다. 45이 필립보가 나타나엘을 만나 말하였다. “우리는 모세가 율법에 기록하고 예언자들도 기록한 분을 만났소. 나자렛 출신으로 요셉의 아들 예수라는 분이시오.” 46나타나엘은 필립보에게,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 하였다. 그러자 필립보가 나타나엘에게 “와서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47예수님께서는 나타나엘이 당신 쪽으로 오는 것을 보시고 그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48나타나엘이 예수님께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 하고 물으니, 예수님께서 그에게“필립보가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 하고 대답하셨다. 49그러자 나타나엘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

50예수님께서 나타나엘에게 이르셨다.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해서 나를 믿느냐? 앞으로 그보다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이다.” 51이어서 그에게 또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채 익지 않은 젊음을 가꾸어 가던 시절을 떠올려 봅니다. 강의 듣고 친구들과 어울리던 캠퍼스를 벗어나면 혼자만의 사색을 누리던 조용한 숲이 있습니다. 듬직한 나무 아래 누워 나뭇가지 사이로 구름이 떠가는 하늘을 바라보던 때가 어제처럼 느껴집니다. 속삭이듯 귓전에 다가온 산들바람에게 내 존재의 의미를 묻다 보면 우주의 근원까지 거슬러 오르는 의문이 이어집니다.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갈증을 느끼며 무엇을 향한 그리움인지 알 길 없는 동경에 사로잡히곤 했습니다. 가톨릭에 입교한 후 예전에 하늘을 바라보며 그리워한 대상이 바로 하느님이시며 그분이 나를 만나려 애타게 부르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청년 나타나엘도 무화과나무 그늘에서 메시아를 향한 깊은 그리움에 잠깁니다. 로마제국 변방식민지라는 암울한 민족의 현실과 기성세대 율법주의의 불합리한 속박에 저항하고 고뇌하면서 하느님의 영광이 다시 떨칠 앞날을 꿈꾸는 갈망은 오늘의 젊은이들과도 다르지 않은 순수한 열정입니다. 필립보가 예수님을 소개할 때만 해도 코웃음치던 나타나엘은 사회의 통념과 편견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미숙한 젊은이였습니다. 그래도 깊은 갈망이 그를 이끌어 예수님을 찾아갑니다.

처음 대면하는 낯선 이 같지 않게 예수님은 그를 반갑게 맞으십니다. 더구나 만나기도 전에 그의 거짓 없는 순수함을 눈여겨보셨다니, 기대를 뛰어넘는 놀라운 관심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보다 더 놀라운 일을 보게 되리라고 약속하십니다. 그분의 비전에 동참할 새로운 여정이 나타나엘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지 우리는 복음서의 독자로만이 아니라 우리의 신앙여정을 통해 함께 목격하고 증언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도 그분께 선택받아 하늘나라를 향한 길을 함께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려움과 좌절이 닥친다 해도 처음 그분을 만났던 날의 추억이 언제나 우리를 일으켜 세울 것입니다.

 

원영배(미국 로스앤젤레스 대교구 종신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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